[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지난주에는 왕기석 일행의 토막창극 <화초장> 대목을 소개하였다. 흥보가 부자 되었다는 말을 듣고 흥보집으로 온 놀보가 동생이 부자된 내력을 듣고는 당장 제비를 잡으러 가겠다고 일어선다. 그러다가 붉은 화초장을 보고, 빼앗다시피 하여 메고 가면서 신명나게 부르는 노래가 화초장 대목이라는 이야기, 사설이 매우 재미있게 꾸며져 있어 웃음을 연발하게 된다는 점, 같은 대목이라도 박봉술과 박녹주는 부분, 부분 사설치레가 다르다는 점을 얘기했다. 동편제 송만갑의 제자로는 박봉래와 김정문이 대표적인데, 박봉래의 소리는 그의 아우 박봉술에게 이어졌지만, 그 이후에는 확산되지 못하였다는 점, 송만갑의 또 다른 제자 김정문의 소리는 박녹주와 강도근이 이어 받았으며 여류 명창 박녹주의 소리에서는 아니리가 많이 다듬어져 있다는 점, 현재는 박녹주로 이어진 흥보가가 널리 불리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 하였다. 이번 주에는 인천광역시 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되어 있는 <인천근해 갯가노래와 뱃노래>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지난 10월 14(토) 낮 3시, 인천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 야외공연장에서는 인천근해의 갯가노래와 뱃노래의 제52회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지금이라도 배우고 싶은 사람을 위해 야간중학교가 있습니다.” 이는 일본 문부과학성이 만든 광고 문구다. 이 광고 문안을 좀 더 들여다보면, “수업은 무상입니다. 주 5일간 수업이 있습니다. 교원 자격증을 갖고 있는 공립중학교 선생님이 가르쳐 줍니다. 모든 과정을 수료하면 중학교 졸업장을 줍니다.“라는 친절한 안내문이 적혀 있다. 지지통신(時事通信)은 7일자로 문부과학성의 공립야간중학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17년 7월 1일 현재, 일본 전국에 31곳의 야간중학이 있으며 앞으로 야간중학을 설치하려고 하는 지자체는 80곳에 이른다고 한다. 일본의 야간중학은 국가가 운영하는 공립학교로 전후(1945) 혼란기에 의무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을 비롯하여 외국인이나 또는 학교에 다니다 도중하차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의 기회를 주고자 만든 학교이다. 비록 야간중학이라고는 하지만 주 5일 등교하여 국어, 수학, 사회, 이과, 영어 등 정규 학생들 못지않은 교육을 받게 되는 학생들의 입학 나이는 따로 정하지 않고 있다. 나이가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못 다한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국가가 만들어 주는 것이다. 한때 한국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지난주에는 젊은 국악인들이 조직한 <민속악회 정(正)> 이란 그룹의 창단연주회를 소개하였다. 현대감각이란 명분아래 전통음악의 뿌리가 점점 허약해져 가고 있는 공연계를 바라보며 의기투합하여 악단을 조직하였고, 삼성동 소재, 한국문화의 집(Kous)에서 창단 연주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 ‘악자위동(樂者爲同)’이란 음악이야말로 모든 사람을 하나같이 같게 만든다는 의미로 이는 신분이 다른 사회 구성원을 음악을 통해서 상호 조화의 길로, 화합의 길로 안내하는 역할을 음악이 해야 한다는 점을 말했다. 이 원리를 이해한다면 남과 북이 총부리를 겨눌 것이 아니라, 손을 잡고 함께 나와 아리랑을 부르는 것이 화합의 길로 더 빨리 달려가는 길임을 알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였다. 예(禮)가 구분해 놓은 인간과 인간의 간격을 좁혀주는 역할을 바로 음악이 해야 하기 때문에 음악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전하면서 젊은 국악인들이에게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는 김수연의 판소리보존회 발표시, 특별출연을 해서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던 왕기석 일행의 토막창극 <화초장>대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해마다 11월에 들어서면 일본은 ‘시치고상(七五三)’ 잔치를 치루기 위한 신사(神社)와 어린아이들에게 입힐 기모노를 파는 가게, 머리 손질을 해주는 미용실, 가족사진을 찍어주는 사진관 등이 분주해진다. 예전에는 11월 15일이 거의 정해진 날이었으나 핵가족에, 맞벌이 부부가 많은 요즈음은 ‘10월부터 11월 사이에 형편이 좋은 날’에 해도 된다는 공공연한 주장들도 나오고 있다. 시치고상이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일본 어린이들을 위한 신사참배 날이라고 보면 된다. 일본에는 한국 아이들처럼 돌잔치가 없다. 그 대신 시치고상을 신사에 가서 치른다. 일본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오미야마이리(お宮參り)’라고 해서 생후 한 달 정도 되는 갓난아기를 강보에 싸서 신사참배를 하는 풍습이 있다. 그 이후에 남자아이는 3살과 5살 때 여자아이는 3살과 7살이 되는 해에 일본 전통 옷을 곱게 입혀 신사참배를 시키는 데 이를 ‘시치고상(七五三)’이라 한다. 이러한 시치고상은 어린아이들의 건강과 무병장수를 비는 일생의 통과의례 행사인 것이다. 이날이 되면 해당 나이의 어린아이에게 일본 전통 옷을 입혀 유명한 신사(神社)에 참배하러 데리고 간다. 이러한 풍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지난주에는 경기도 과천시에 자리 잡고 있는 <한국경기소리보존회>가 마련한 제15회 정기공연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였다. 국악공연에 대한 종래의 부정적 인식에서 탈피해 보고자 동 보존회는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 왔는데, 대체적으로 좌창형태의 긴소리를 동적으로 변화를 주거나, 반주형태의 확대 편성과 창자가 가야금을 연주하며 부르는 병창의 형태, 그리고 소리극 형태의 작업 등이다. 소리극 가운데서는 대동가극단의 맥을 이어가려는 열정이 남다른데, 그 까닭은 1930년대 중반, 경기도 과천 찬우물 마을에 살던 임종원이 창단하였다는 점, 일제치하에서 억압받고 있던 동포들에게 항일정신을 고취시켜 민족의 단합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던 단체였다는 점을 얘기 했다. 또 과천 출신의 임상문, 임종선, 임세근, 임명옥, 명월 자매 등 임정란의 집안으로 선대의 예술혼을 오늘에 이어가려 하는 정신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이번 공연은 15개 지부 1,000명의 회원들의 힘과 뜻이 담겨 있고, 내년으로 도래한 경기 천년의 해를 맞아 경기소리의 음악적 특색을 들어내는 무대였다는 이야기를 말했다. 선유가(船遊歌)를 가야금병창의 형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도쿄 최고의 관세음신앙지로 알려진 아사쿠사 센소지(浅草寺)는 불교신자가 아니라도 한번쯤 찾아가는 명소다. 센소지는 가장 오래된 절을 뜻하는 최고(最古)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절로도 최고(最高)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닌다. 특히 절 입구의 나카미세(仲見世, 상점가)는 도쿄의 인사동 거리라고 불릴 만큼 아기자기한 물건을 파는 가게들이 밀집해 있어 외국인 관광객들로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 가미나리몽(센소지 정문)을 지나자마자 펼쳐지는 상점가는 다양한 일본 전통인형은 물론이고 직접 구워 파는 전통과자 따위의 먹거리, 핸드백을 비롯한 여성들의 소품 액세서리, 옷, 신발, 기모노를 만들 수 있는 옷감 종류까지 팔고 있는 등 품목도 다양하다. 거기에 뒷골목에는 식당들도 즐비해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곳이다. 그런데 이 유명한 상점가에 위기가 닥쳤다. 내년 1월부터 가게세를 지금보다 16배나 올린다는 센소지(浅草寺)측의 발표 때문이다. 현재 89개의 점포가 영업을 하고 있는데 평균 한 달 치 가게세는 23,000 엔(한화 약 23만원)이었으나 내년부터는 16배에 해당하는 370,000만 엔(한화 약 370만원)을 부과한다는 것이다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지난주에는 홍성에서 개최된 역사인물축제 이야기와 <제13회 홍성 가무악 전국경연대회> 관련 이야기를 하였다. 홍성이 낳은 역사적인 인물, 6인을 선정하여 이들의 업적이나 나라사랑 정신을 영원히 기리자는 의미를 축제형식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이야기, 인물 6인은 고려의 명장 최영 장군을 비롯하여 성삼문, 김좌진, 한용운, 한성준, 이응로 화백 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인물들로 우리 역사의 한 페이지를 문(文)과 무(武), 그리고 예(藝)에서 장식했던 분들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역사인물 축제와 연계되어 열린 제13회 <전국 가무악전국대회>는 국악의 신진을 발굴하는 등용문으로 손색이 없는 대회로 평가된다는 이야기, 홍성을 찾은 관광객이나 지역 주민들에게 전통음악이나 전통춤에 대한 인식을 더욱 넓혀 주었었다는 이야기, 분야의 확대를 고려하기 바란다는 주문과 함께 100세 시대에 걸맞은 노인부를 반드기 신설해 주기를 바란다는 이야기, 앞으로 홍성의 역사인물축제와 병행되어 민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대표적인 형태의 축제라는 점에서 상당부분 탄력을 받게 될 대회여서 기대가 모아진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오늘은 24절기의 열여덟째 “상강”입니다. “상강(霜降)”은 말 그대로 수증기가 땅 위에서 엉겨 서리가 내리는 때며, 온도가 더 낮아지면 첫 얼음이 얼기도 하지요. 벌써 하루해 길이는 노루꼬리처럼 뭉텅 짧아졌습니다. 어느 날 아침 일어나 보면 하룻밤 새 들판 풍경은 완연히 다른데 된서리 한방에 푸르던 잎들이 수채색 물감으로 범벅을 만든 듯 누렇고 빨갛게 바뀌었지요. 옛 사람들의 말에 “한로불산냉(寒露不算冷),상강변료천(霜降變了天)”이란 말이 있는데 이는 “한로 때엔 차가움을 별로 느끼지 못하지만 상강 때엔 날씨가 급변한다.”는 뜻입니다. 이즈음 농가에서는 가을걷이로 한창 바쁘지요. 〈농가월령가〉에 보면 “들에는 조, 피더미, 집 근처 콩, 팥가리, 벼 타작 마친 후에 틈나거든 두드리세……”라는 구절이 보이는데 가을걷이할 곡식들이 사방에 널려 있어 일손을 기다리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속담에 "가을에는 부지깽이도 덤빈다.", "가을 들판에는 대부인(大夫人) 마님이 나막신짝 들고 나선다."라는 말이 있는데, 쓸모없는 부지깽이도 요긴하고, 바쁘고 존귀하신 대부인까지 나서야 할 만큼 곡식 갈무리로 바쁨을 나타낸 말들이지요. 갑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고대 일본의 수도는 나라(奈良)였다. 그러다가 서기 794년 환무왕(桓武天皇)은 수도를 지금의 교토(京都)로 옮겼다. 올해로 교토 천도 1223년째다. 물론 지금의 수도는 도쿄(東京)지만 문화재라든가 역사성을 따진다면 다연 교토가 한수 위다. 마츠리(축제)만 보아도 그렇다. 교토의 3대마츠리라고 하면 그 전통성을 예전부터 인정받고 있지만 도쿄의 3대마츠리라는 말은 없는 것을 보면 일본에서 교토가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교토의 3대 마츠리라고 하면 5월 15일의 아오이마츠리, 7월 17일의 기온마츠리, 10월 22일의 지다이마츠리를 꼽는다. 이 3대 마츠리는 일본인들도 몰려들지만 전세계 사람들이 일부러 이 마츠리를 보러 교토를 찾기에 호텔 등은 일찌감치 동이 날 정도다. 10월 22일 열리는 시대마츠리는 “헤이안천도로부터 1100년째를 기념하여 명치28(1895)년에 제신으로 헤이안신궁(平安神宮)이 조영되었으며 10월 22일부터 10월 24일에 걸쳐서 마츠리가 성대히 거행된다.” 이는 교토시관광협회(京都市光協)에서 시대마츠리(時代祭)의 유래에 대해 밝힌 글이다. 1895년부터 시작했으니 시대마츠리는 올해로 122년째를 맞이한다.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지난주에는 김세종제의 춘향가를 김수연에게 전수해 준 성우향 명창과 성우향에게 전해 준 정응민 사범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성우향은 국가지정 문화재 제5호 판소리(춘향가)의 예능보유자로 활동하면서 많은 제자들을 가르친 명창으로 특히 제자들을 아끼는 마음이 남달랐다는 점, 판소리를 배우기 이전에 가곡과 시조를 배워서 긴 호흡이나 힘찬 발성, 소리의 역동성이 돋보이는 명창이었다는 점, 스승 정응민의 영향을 받아 바른 마음(正心), 정직한 소리(正音), 지나치지 않는 몸동작이나 연기를 강조했다는 점, 이러한 판소리 관(觀)은 정응민-성우향-김수연에게 이어졌기에 김수연은 쉽게 범접하기 어려운 소리꾼의 면모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말했다. LA문화원에서 기념 공연을 할 때나, 또는 라스베가스로 가는 사막 중간에 한국인 식당에서 김수연의 <흥타령>을 듣고 흥과 감동, 심지어 눈물을 흘리는 관광객이나 동포들이 많았다는 이야기 등도 덧붙였다. 전승계보가 뚜렷하고, 예술적 실연 능력에 있어서도 국내 최정상급 명창으로 인정받고 있는 김수연의 소리를 이제는 국가가 보호하고 지켜줄 시점이 되었다는 점을 관계자들에게 청원한다는 이야기 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