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어제 국가보훈부가 보내온 2026년 병오년(丙午年) 달력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달력을 펼쳐보니 이달의 독립운동으로 3월에 3분의 여성독립운동가 곧 이선경(1902~1921, 애국장 2012), 조화벽(1895~1975, 애족장 1990), 김향화(1897~미상, 대통령 표창 2009) 독립지사가 뽑혔지요. 물론 여성독립운동가는 5월에 강주룡(1901~1932, 애족장 2007)과 6월 박하균(1902~미상, 애국장 2020) 독립지사가 더 있지만, 특히 3월 김향화 지사는 사람들에게 더욱 드러내고 싶은 독립운동가입니다. "하얀 소복 입고 고종의 승하를 슬퍼하며 / 대한문 앞 엎드려 통곡하던 이들 / 꽃반지 끼고 가야금 줄에 논다 해도 말할 이 없는 / 노래하는 꽃 스무 살 순이 아씨 / 읍내에 불꽃처럼 번진 만세의 물결 / 눈 감지 아니하고 앞장선 여인이여 / 춤추고 술 따르던 동료 기생 불러 모아 / 떨치고 일어난 기백 / 썩지 않은 돌 비석에 줄줄이 / 이름 석 자 새겨주는 이 없어도 / 수원 기생 서른세 명 / 만고에 자랑스러운 만세운동 앞장섰네.“ 이는 이윤옥 시인이 여성독립운동가 20인을 골라 그들에게 드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12월 18일 낮 2시 대전 전통나래관(대전 동구)에서 「2025 우리고장 국가유산 활용 우수사업」으로 뽑힌 21건에 대해 시상한다. 「우리고장 국가유산 활용사업」은 지역 곳곳 잠자고 있던 국가유산의 값어치와 의미를 재발견하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고자, 해마다 국가유산청이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공모하여 지원하는 사업이다. 사업은 모두 5개의 부문으로 구성되며, 올해는 ‘생생 국가유산(132건)’, ‘향교ㆍ서원 국가유산 활용(90건)’, ‘국가유산 야행(47건)’, ‘전통산사 국가유산 활용(40건)’, ‘고택ㆍ종갓집 활용(46건)’ 등 각 부문에서 모두 355건의 활용사업이 시행되었으며, 이 가운데 우수 활용사업 21건을 뽑았다. 먼저, ‘생생 국가유산’ 부문에서는 ▲ 망우역사문화공간을 기반으로 독립운동의 의미를 체험 중심으로 잘 전달한 「독립군이 보낸 한 장의 암호테러(서울 중랑구)」, ▲ 전곡선사박물관과의 협업을 통해 프로그램의 깊이를 더한 「너른 고을 광주, 국가유산 생생 체험(경기 광주시)」, ▲ 서악마을의 국가유산을 중심으로 화랑 정신을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풀어낸 「화랑이 깃든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국립전주박물관(관장 박경도)은 광복 80돌과 안중근 의사 순국 115주년을 기려 여는 특별전 《대한국인 안중근 쓰다》(2025.12.2.-2026.3.8.)과 함께, 관람객들이 안중근 의사의 삶과 사상, 역사적 의미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연계 프로그램으로는 ▲영화 상영 프로그램 「영화로 만나는 안중근 의사」 ▲전시 해설 프로그램 「큐레이터와의 대화」가 있다. 영화로 만나는 안중근 의사 안중근 의사의 생애를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한 영화를 상영한다. 1950년대 고전 영화부터 최근 개봉작까지,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안중근 의사에 관한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다. 상영작은 ‘고종황제와 의사 안중근’(1959년작, 감독 전창근), ‘영웅’(2022년작, 감독 윤제균), ‘하얼빈’(2024년작, 감독 우민호)이다. 영화는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매월 셋째 주 토요일 낮 2시 국립전주박물관 강당에서 상영하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시기획자와의 대화 특별전을 기획한 담당 학예연구사가 직접 전시의 구성과 주요 전시품의 의미를 설명한다. 전시 준비 과정의 뒷이야기, 안중근 의사 글씨의 특징 등 전시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최근 서울시극단 최연소 신임 단장으로 뽑혀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준우 연극 연출가가 이달 23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35길 21. 연우소극장에서 연극 ‘하얀 충동’으로 관객을 찾아온다. ‘하얀 충동’은 세 번의 참혹한 범죄를 저질러 15년 동안의 복역 생활을 마치고 사회에 복귀한 ‘이리이치 가나메’가 복역 뒤 마을로 돌아오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로, 상담심리학을 전공하고 스쿨 카운슬러로 근무 중인 ‘오쿠누키 지하야’의 시선을 쫓아 전개된다. 일본 으뜸 추리소설 작가이자 재일교포 3세인 오승호 작가의 동명 추리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하얀 충동’은 인간 내면의 설명 불가능한 충동을 통해 범죄에 대한 사회적 시선과 포용적 한계를 예리하게 파고든다. 최근 사회적으로 납득되기 어려운 범죄 발생률이 높아지는 가운데 연극 ‘하얀 충동’은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의 사회적 수용이 어디까지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을 관객에게 던지며 이를 연극적 시선으로 풀어낸다. 현대 사회의 흉악 범죄에 대해 공생을 이야기하는 포용과 강도 높은 처벌을 외치는 배제의 관계를 함께 투영한다는 점에서 이준우 연출 특유의 인간 복잡한 심리와 사회적 관계에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한 해 가운데 해가 가장 짧은 날 동지.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팥죽을 나눠 먹으며 액운을 쫓고 건강을 기원했다. 겨울철 건강을 지키는 슬기로운 풍습이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12월 22일 동지를 맞아 국산 팥의 건강 기능성을 알리고 평소 즐길 수 있는 간단한 팥 조리법을 소개했다. 팥에는 비타민비(B)1을 비롯해 각종 비타민이 풍부해 피로 해소에 좋다. 또한, 콜린과 사포닌 성분도 함유돼 있어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관리에 도움을 준다. 칼륨 함량이 높아 나트륨 배출을 촉진하고, 부기 완화와 체내 노폐물 배출에도 효과적이다. 팥은 주로 죽이나 떡 앙금 등으로 이용됐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음식의 식재료로 활용도가 넓어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모든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식재료, 팥을 활용해 만들 수 있는 팥 피자와 이탈리아식 쌀 조리법을 응용한 팥 리소토를 소개했다. △ 팥 피자= 발효된 피자 반죽 또는 토르티야에 식용유를 바르고 치즈를 뿌린 뒤, 삶아서 조린 팥을 올린다. 굵게 다진 깐 밤과 얇게 자른 아몬드를 뿌리고 반죽 가장자리를 안으로 접어 220도(℃)로 예열한 오븐에 20분 동안 굽는다(토르티야는 10분).
[우리문화신문=김선흥 작가] “한국은 아직도 자주독립의 길에 놓여 있고 그 완결은 분단상황이 해소되고 어떤 강대국으로부터도 간섭받지 않는 중립국을 이룰 때 비로소 달성될 것이다.”라는 신념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 역사에서 처음 조선의 중립화론을 주장한 사람은 유길준(1856-1914)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보다 먼저 김옥균이 그런 생각을 가졌던 것 같다. 김옥균은 갑신정변 직전인 1884년 11월 3일 고종에게 “서양의 네델란드, 벨기에, 스위스 등의 나라처럼 빨리 독립해야 한다”라고 주장하였다. 벨기에와 스위스는 당시 영세중립국이었다. 1882년 임오군란 뒤 무려 3,000명의 청나라 군대가 들어와 사실상 조선을 점려하다시피 하자 김옥균은 청나라로부터의 독립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여겼다. 김옥균은 주변국으로부터 독립을 보장받을 수 있는 대안으로서 중립국화를 생각했던 듯하다. 갑신정변 실패 이후 조선에 청의 간섭이 심해지고 영ㆍ러의 대립으로 영국이 거문도를 무단 점령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위기의식은 더욱 심화하었고 따라서 중립화 추진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했던 것 같다. 중립화 방안은 그가 표방하는 삼화주의(한중일 삼국의 우호 협력체제)와 표리를 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하루하루 시나브로 해끝으로 가고 있는 요즘, 거리마다 따스한 마음을 올리는 종소리가 울려 퍼지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왠지 모를 쓸쓸함과 조임이 갈마들곤 합니다. 오늘 들려오는 나라 밖 기별도 우리 마음을 사뭇 무겁게 하네요. 일본이 금리를 올렸다는 기별에 온 누리가 술렁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공포'나 '잠재된 위험' 같은 딱딱한 한자말들이 가득한 기별을 읽다 보면, 우리 삶의 터전이 흔들리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이런 마뜩잖은 마음의 결을 살피다 보니 오늘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토박이말이 하나 떠올랐습니다. 바로 '도사리다'입니다. 이 말을 보고 뱀이 몸을 사리고 혀를 낼름거리는 모습을 먼저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지 싶습니다. '도사리다'는 말은 여러 가지 뜻으로 쓰는데 그 가운데 "장차 일어날 일의 기미가 다른 사물 속에 숨어 있다"는 깊은 뜻도 품고 있지요. 이 말의 짜임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맛이 더 살아납니다. '도사리다'는 앞서 말했듯이 뱀 같은 옮살이(동물)가 몸을 둥글게 감고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가리키는 말에서 왔습니다. 그저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튀어 나갈 갖춤(준비)을 마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은 2025년 12월 16일(화)부터 2026년 3월 2일(월)까지 기획전시실 2에서 2026년 병오년 말띠해 특별전 《말(馬)들이 많네-우리 일상 속 말》을 열었다. 이번 전시는 새해를 맞이하여 십이지 동물 가운데 말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따스한 시선으로 소개한다. 국립민속박물관을 상징하는 띠 전시, 세계의 말 관련 문화 소개 국립민속박물관은 2002년부터 해마다 띠 전시를 열어 십이지 동물과 관련한 국내 민속을 소개해 왔다. 이번 특별전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의 말 민속으로 범위를 확장해, 말 문화와 상징을 소개한다. 또한 대표적인 말띠 인물인 다산 정약용의 하피첩과 추사 김정희의 이야기를 민속 유물을 활용한 4컷 만화 형식으로 선보여 관람객들에게 더욱 행복한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힘과 자유의 상징, 말 옛날부터 말은 멀리 달릴 힘과 자유의 상징이었다. 인간의 공간적 한계를 넓히는 데 함께했던 말은 새로운 세계로 도전한다는 의미도 가진다. ‘천리마도 한 번 달릴 때 쉼이 있다.’라는 속담처럼, 국립민속박물관은 올해도 열심히 달려온 우리 국민과 함께 잠시 숨을 고르며, 천리마의 지혜를 나누고자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12월 16일(화) 낮 1시 30분 문화유산위원회를 열고,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 소재한 「서울 동교동 김대중 가옥」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로 하였다. 「서울 동교동 김대중 가옥」은 우리나라 근현대사에서 역사적ㆍ정치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공간으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63년부터 거주하였던 공간이다. 현재의 건물은 2002년 퇴임에 대비하여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사저동과 경호동을 신축한 것이며, 퇴임 이후부터 서거 때까지 직접 생활하신 공간으로, 공적ㆍ사적ㆍ경호 기능이 공존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서울 동교동 김대중 가옥」의 문화유산적 값어치를 보존하기 위하여 소유자의 동의를 얻어 ‘문패와 대문’과 사저동의 ‘2층 생활공간’을 필수보존요소로 지정하기로 하였다. ▲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부부의 이름이 함께 쓰인 ‘문패와 대문’은 여성 지위 향상에 대한 대통령의 평소 철학을 알 수 있는 상징적 요소이고, ▲ 사저동의 ‘2층 생활공간’은 서재, 침실 등 대통령의 생전 생활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보존 값어치가 크다. * 필수보존요소는 ‘24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산림청(청장 김인호)은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백두대간법)’ 시행 20돌을 맞아 생태ㆍ경관ㆍ역사ㆍ문화적 값어치가 우수한 백두대간 명소 20곳을 꼽아 책자로 펴냈다고 밝혔다. 백두대간 20대 명소는 △대관령 옛길, △태백산 천제단, △지리산 천왕봉, △추풍령, △소백산 비로봉, △죽령, △설악산 대청봉, △한계령, △미시령, △속리산 천왕봉, △진부령, △이화령, △함백산(정상), △진고개,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 숲길, △새재, △노고단, △덕유산 향적봉, △하늘재, △구룡령이다. 산림청은 2024년 백두대간 인문자원 값어치 발굴과 활용에 관한 연구를 통해 백두대간 명소 선정 기초 조사를 했으며, 대중적 인지도와 인문학적 값어치 평가, 설문조사를 거쳐 백두대간 20대 명소를 꼽았다. 또한, 책자에는 명소 사진뿐만 아니라 유래와 관광 안내정보가 수록돼 누구나 간편하게 백두대간 명소의 값어치를 알아보고 즐길 수 있도록 구성돼 있으며, 산림청 누리집(www.forest.go.kr)에서 열람할 수 있다. 백두대간은 한반도의 핵심적인 생태자산이자 우리의 삶과 문화가 축적된 소중한 역사문화자산으로, 2005년 백두대간법 시행 이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