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삼일절을 맞이하여 예술을 통해 시대정신을 조명하는 제4회 삼삼삼예술축제가 3월 1일부터 3일까지 삼일대로 일대에서 펼쳐진다. ‘방랑자’를 주제로 한 이번 축제는 역사적 사건과 현대의 사회 문제를 연결하며, 예술의 힘으로 기억과 재해석을 시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삼삼삼예술축제는 삼일절을 단순한 역사적 기념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당대의 시대정신을 오늘의 사회적 문제와 연결하는 예술적 실험으로 확장한다. 올해 주제는 ‘방랑자’로 독립운동을 위해 국경을 넘은 이들, 전쟁과 억압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 그리고 오늘날 세계 각지에서 난민으로 살아가는 이들을 조명하며 다양한 예술적 형식으로 탐구할 예정이다. 4년째 민간 예술가들과 학자들의 자발적 참여… 공공기금 없이 추진 이 축제는 정부나 공공기금의 지원 없이 민간 예술가들과 학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업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예술가들의 창의적인 시도와 헌신이 삼일운동의 정신을 오늘날 예술적 실천으로 되살려내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축제들은 첫해 '이방인' (2022년), 두 번째 '보통사람' (2023년), 세 번째 '비인간' (2024년)을 주제
[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그의 어깨는 더없이 무거워 보였다. 저 가녀린 허리가 버텨낼 수 있을까 싶은 정도였다. 희뿌연 하늘에 눌려서도 아닌 것 같고, 둘러매고 있는 전기기타의 무게 때문도 아닌 것 같았다. 워낙 비실비실한 체질이란 게 한 이유가 될 수는 있겠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았다. “이제 연락하지 마라. 네 마음 안다. 고맙다. 그저 바람 따라 떠다니다 때 되면 갈란다.“ 금방이라도 양회가루가 쏟아져 내릴 것 같았다. 낮은 구름에 온갖 매연까지 뒤섞인 바람이 빛을 잡아먹고 있었다, 그가 골목 끝자락에 다다르기도 전에 이미 그의 실루엣은 대기에 스며들고 말았다. 태민호! 어쩌면 그에게는 태민호라는 이름을 얻기 전, 그러니까 장효민이라는 이름으로 살 때가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는지 모른다. 그의 집은 비록 서울의 사대문 안은 아니었지만, 문안과 가까운 곳에 있었고, 번듯한 양옥은 아니지만 여섯 식구 궁둥이 붙이기엔 부족함이 없을 정도에다 문간채의 방 두 개는 세를 놓을 정도의 살림은 되었다. 대학도 그가 음악에 빠져 안 간다고 버텨 그렇지, 돈이 없어 못 보낸 것도 아니었으니 60년대의 가정치곤 중류 이상은 되었다. 그는 중학생 때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