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몽유가 시작 부분에 나오는 학슬침(鶴膝枕)이란 베개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였다. 학(鶴)은 흰 두루미, 슬(膝)이란 무릎으로 흰 빛깔을 띠고 있는 부드러운 베게로 고사(古事)가운데 여옹(呂翁)과 소년의 이야기를 소개하였다. 베개를 베고 꿈속에서 영화를 누리다가 죽게 되는 순간, 눈을 뜨니 여옹이 웃으며 “인생사(人生事)란 네가 꾼, 그 꿈과 같은 것이니라.”라는 말이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는다. 그다음 부분의 노랫말은 다음과 같다, “공맹안증(孔孟顔曾-공자, 맹자, 안자, 증자) 찾아 뵈니, 칠십 제자(제자의 제자 등 3,000명 가운데, 특히 육예(六藝)에 뛰어난 제자 70명을 말하는 듯.) 모였구나. 강 태공을 만나 보니, 응양지재(鷹揚之才-매가 하늘을 날 듯, 위엄 과 무력을 떨칠 수 있는 재주) 가득 하다. 이태백 만나 보고, 강남풍월 어떠하 던고. 주중천자(酒中天子), 사해문장(四海文章)아니런가. 만고필법(萬古筆法) 왕희지(王羲之)와 백낙천의 <장한가(長恨歌)>와 도연명의 <귀거래사(歸去 來辭)>분명하다. 창오산 구름 속에 순(舜)임금을 뵈러가니, 오현금(五絃琴) 비껴 안고 &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경북 문경시 문경읍 당포리 당포 초등학교 입구에서 '문경요'라는 표지판을 보고 성주봉 쪽으로 차를 몰고 한참을 가도 가마같은 것이 보이지 않는다. 돌아내려와 다시 올라가 보니 길옆에 큰 장작더미가 보인다. 틀림없이 여기일 것이라는 생각에 차를 세우는 순간 나무판자 같은 것으로 건물 전면을 감싼 창고 같은 건물 뒤에서 낭랑한 목소리가 들린다. "어서 오세요" 문경요의 새로운 주인이 된 천경희 씨임에 틀림이 없다. 밖으로 창이 없어 투박하고 숨이 막히는 듯한 이곳이 도천(陶泉) 천한봉(千漢鳳) 선생의 도자미술관이다. 따님의 안내로 실내로 들어가니 선생의 숨결이 담긴 작품들이 멋지게 서고 앉아서 손님들을 맞고 있다. 하나같이 단아하고 깔끔하고 차분하고 정숙한 모습이다. 소문으로 들던 천한봉 선생의 성품 그대로다. 전시장 전면 높은 곳에 편액이 하나 걸려 있다. 행서 혹은 초서 같은데 꼿꼿하게 쓴 필치가 예사롭지 않다. 한자를 읽지 못하고 우선 누가 썼는가를 보니 76살 노인 효당(曉堂) 화상이라고 되어 있다. 효당이라면 스님으로서 불교와 다도(茶道)를 일으킨 최범술(崔凡述) 님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따님 천경희 씨는 효당을 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