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을 사랑했던 철혈군주 숙종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p.21) 나의 병통이 항상 거칠고 사나운 데 있었으니, 지난날 처분이 이 정도에 지나쳤던 것도 오로지 여기에서 비롯되었던 것이다. 숙종이 스스로 자신의 품성을 평가한 말이다. 숙종은 본인도 자신의 병통이 ‘거칠고 사나운 것’이라 인정할 정도로 거친 면이 있었다. 급한 성정을 다스리지 못해 후회할 때도 많았다. 그래서인지 숙종은 강력한 왕권을 휘둘렀던 철혈군주의 이미지는 있어도 다정다감한 이미지는 별로 없는 편이다. 이런 숙종의 이미지를 바꿔줄 만한 사실이 있다. 실은 숙종이 서책과 예술을 사랑하는 문예군주였다는 점이다. 우리 미술사를 오랫동안 연구한 지은이가 펴낸 이 책, 《어제, 어필을 통해 본 숙종의 문예관》은 숙종이 남긴 글과 서예, 그림에 붙인 시 등을 통해 숙종의 부드러운 면을 새롭게 조명한다. 이를테면 숙종은 어머니 명성대비에게 애정이 담긴 한글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어머니가 출가한 누이동생인 명안공주의 집에 갔다가 하루가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사위를 만나서 반가워서 그러시냐며 내일은 부디 들어오라는 애정 섞인 편지를 보냈다. (p.16) 밤사이 평안하셨사옵니까. 나가실 때 “내일 들어오시옵소서” 했더니, 해창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