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고즈넉한 산사를 지날 때면 스님의 독경 소리와 처마 끝에 매달려 있는 풍경소리를 듣게 됩니다. 풍경은 불구(佛具, 부처 앞에 쓰는 온갖 법구) 강운데 하나이지만 요즘은 단독주택의 처마에 걸어놓기도 합니다. 종은 대부분 사람의 힘을 빌려 소리를 내지만, 풍경은 오로지 바람의 힘을 빌려 소리를 냅니다. 풍경은 세상을 경계하라는 수행자의 나태함을 깨우치는 역할을 합니다. 공이는 물고기 모양을 하고 있지요. 물고기는 잠을 잘 때도 눈을 감지 않으니 항상 깨어있으라는 의미이지요. 이 세상은 서로 공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깊은 산속, 절의 마루에 앉자 땀을 식히고 있으면 풍경이 있어 바람 소리가 아름다운지 바람이 있어 풍경이 아름다운지, 그 연결과 공생의 아름다움이 느껴집니다. 네가 있어 내가 있고, 내가 있어 네가 있는 것이니 인생은 이렇게 더불어 사는 소중함이 있는 것이지요. 풍경은 또한 삶의 변화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바람의 세기와 방향에 따라 풍경 소리는 다채롭게 변화하니까요. 마치 우리 삶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듯이 말입니다. 때로는 부드럽고 평화로운 소리로, 때로는 강렬하고 역동적인 소리로 우리에게 다가오지요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최우성 작가의 《사진으로 본 한국의 108산사》 2권이 출간되었다. 이번 2권은 2018년 1권 출간 이래 7년 만이다. 1권 출간 때 다짐한 ‘2년에 1권씩 완성’이라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던 것은 ‘코로나19’라는 세계적인 전염병으로 어디든 자유롭게 다닐 수 없었던 원인이 있었던 데다가 사진집 작업이 단순한 절 안팎의 풍경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우성 작가는 말한다. “108곳의 절을 사진으로 찍어 사진집을 펴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예를 들면 온통 연등을 걸어놓아 대웅전 등 전각을 찍을 수 없어 연등이 내려진 뒤에 다시 찾아가기도 했고, 어떤 절은 눈이 흰눈이 쌓인 아름다운 모습을 찍고 싶어서 갔지만, 눈이 너무 많이 내려 안전상의 문제로 절 진입을 포기한 적도 있었다. 이렇게 전국에 있는 절 600~700곳의 풍경을 렌즈에 담았지만, 단순한 풍경의 기록이 아니라 각 절마다 특징을 잘 드러내는 한편, 부처님의 가피를 표현하고자 하는 충분한 계획과 끈질긴 노력이 뒤따라야 하는 것이라서 작업 기간이 길어졌다.” 숱한 절 순례를 하면서 사진을 찍어온 최우성 작가에게는 일반인들이 갖지 않은 특이점이 엿보이는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