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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선과 면이 어울린 특별한 병을 만나러 갈까?

호림박물관 신사분과, 편병 특별전

[한국문화신문=정석현 기자]  호림박물관은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신사분관에서 오는 1031일까지 조선시대 도자기의 개성있는 조형미를 담고 있는 편병(扁甁) 특별전인 <선과 면의 만남, 편병전>을 연다. 편병은 일반적인 병()의 형태와 달리 몸통의 앞뒷면을 편평하게 만든 것을 뜻한다. 호림박물관은 이번 특별전을 통해 두 가지 측면에서 관람객에게 다가가고자 하였다. 

 

   
 
첫 번째는 성리학을 국가의 통치이념으로 삼은 조선왕조가 예법을 중요하게 여김으로써 발생한 다양한 형태의 도자기 중에서 편병이 지니고 있는 미술사적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자 한 것이다.  

현재 지정문화재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도자기 중에서 편병은 극히 일부이며 호림박물관은 그중에서 국보 179(분청사기 박지연어무늬 편병)와 보물 1456(분청사기 박지태극무늬 편병)을 소장하고 있어 이번 특별전은 편병이 지닌 미술사적 가치를 한 자리에서 살펴보기에 적합한 전시이다. 또한 이번 특별전에 나오는 70여점의 작품들 중에서 절반 가까이가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공개되는 것으로 향후 조선시대 도자사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분청사기 박지연어무늬 편병(국보 제179호, 왼쪽), 분텅사기 박지태극무늬 편병(보물 제1456호)

두 번째는 조선시대 편병이 현대 디자인에 영감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우수한 조형성을 가진 점에 주목하였다. 현재 사람들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스테셔너리 · 웹사이트 ·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 타이포그래피 등을 살펴보면 많은 분야에서 작은 컨셉을 추구하고 단순함이 강조된 디자인이 하나의 경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단순한 디자인은 선과 면이라는 조형의 기본 요소를 완성된 조형 속에 감추지 않고 본래 갖고 있는 모습 그대로를 강조함으로써 완성된다. 편병 역시 이러한 조형 원리와 같은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편평한 면과 면이 만나 도자기 표면에 선이 살아나고, 그 선은 다시 면과 만나면서 조화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호림박물관은 이렇게 미술의 기본 조형 요소인 선과 면의 어울림을 감상할 수 있는 편병을 통해 관람객에게 색다른 디자인적 요소도 선보이고자 하였다. 

 

   
 

   
 
<선과 면의 만남, 편병> 특별전은 2개의 전시실로 구분하여 전시하였다. 우선 제1전시실(2)은 조선시대 초기에 유행한 분청사기 편병으로 전시되었으며 분청사기 특유의 자유분방한 선과 질박한 면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을 관람할 수 있다.  

2전시실(3)에서는 백자와 흑자 편병이 함께 전시되었다. 백자 편병은 단순간결한 선과 함께 순수한 백색이 어우러지며 백자만의 이상적인 조형미를 감상할 수 있다. 흑자 편병은 분청사기와 백자를 모방하여 만들었지만 흑갈색을 띠는 독특한 유색(釉色)이 주목되며 흑자 편병을 주로 사용한 당시 서민들의 미의식을 엿볼 수 있다. 더불어 순백의 백자와 그라데이션이 가미된 흑갈색의 흑자가 한 공간에서 펼쳐지면서 전시 공간에서 흑백의 대비를 강하게 느낄 수 있도록 전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