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9 (목)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사진나들이

[화보] 어느 노인의 상수연(100세)을 보며

 

   
 100세 주인공
   
 어머니의 100세 장수를 축하해주는 딸들 

   
 딸들과 함께 한 백세 주인공

   
 그동안 길러주신 은혜에 감사드리는 딸들의 절

   
 손자 손녀 증손자 증손녀들의 절을 받는 백세주인공
   
 자손들과 함께 한 백세주인공

   
 증손자 증손녀들의 재롱잔치

   
80이 넘은 딸과 증손자들의 춤

   
손녀와 손녀사위가 함께 부르는  감사의 노래

   
 즐거워하는 주인공과 딸들

   
 감사의 노래에 즐거워하는 주인공

   
지나간 한 많은 세월도 다 잊고 즐거워하는 주인공

   
 자손들의 재롱잔치에 답하는 주인공.

 [한국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사람이 한 평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많은 역경과 함께하는 것이다. 누구나 오래살고 풍족하게 살고 멋지게 살고싶은 마음이야 다 있지만, 그것은 다 욕심에 속하는 것이고, 그 중에 하나라도 누리면서 살기는 쉽지가 않다.

태어날 때는 누구나 핏덩이로 연약하지만,  2~3살이면 귀엽고 예쁘기 그지 없으며, 7~8살이면 미운짓을 하다가 15~6살이 되면 말썽을 부리기 일쑤이고, 20~30이면 새로운 가정을 이루어 또 다른 인생길에 접어든다. 그러나 그것은 또 하나의 삶을 살기위한 과정일뿐, 그것으로 인생의 행복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이때부터는 자신의 삶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낳은 자식들을 길러야하는 부모가 되어야 하고, 자신의 삶을 유지하기 위하여 세상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  그러다 보면 40~50이 되어가는데 이때부터는 건강하게만 생각되던 육체가 여기 저기 병이 생기고 그러다 보면 어느덧 노년기에 접어들어 60~70이면 꿈으로 시작했던 인생이 꿈을 이룩한 만족감 보다는 이룩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아쉬움속에 하나 둘 세상을 떠나게 된다.

이런 인생과정 속에 수많은 역경을 다 이겨내고 건강한 몸으로 100년을 살아간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그냥 살기도 힘들지만, 건강하게 또 자신의 자손들이 기꺼이 모시고 살아가야 살맛이 있지, 자손들이 먼저 세상을 떠나 버린다면, 부모로서는 오히려 아픔으로 다가올 것이다. 또 살아있다 하더라도 부모를 버리거나 방치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은 요즈음이다.

그런데, 이러한 세상살이에 한 많은 100년을 살아온 할머니의 100세 잔치에 초청되어 그 자손들의 재롱잔치를 보고, 그 잔치에 즐거워하는 100세노인을 보는 것은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일이었다. 옛부터 "인생70고래희"라 하여 70년을 살기에도 어려운 일인데, 100년을 살아왔다는 것은 처절했던 일제강점기에 태어나서 어렵게 자라왔고, 자녀를 기를 때는 한국전쟁의 소용돌이속에서 살아왔으며, 이후로도 격동의 세월속에 갖은 고생을 하면서 살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100세노인은 100년을 돌아보면서, 가장 한스럽게 생각되는 것은 한민족이 동족상잔의 한국전쟁을 치르면서 그 전쟁속에 자신의 남편을 먼저 보낸 일이라고 했다. 이후 어린 딸들을 데리고 늘 힘겹게 살아왔으니 누구나 겪어보지 않고도 그 고생이 짐작이 되는 일이다. 하지만 비록 재산은 별로 없어도 몸이 건강하고, 자손들이 어머니를 극진한 정성으로 지금까지 모시고 살고 있으니, 이보다 더 큰 행복을 바란다면 그것은 큰 욕심이라 생각하며 하루 하루를 감사하게 살고 있다고 했다.

100년은 1세기에 해당한다, 특히나 한국인으로 100년은 나라를 빼았기고 동족이 서로 총부리를 겨누어, 그 이전 보다 더욱 원한만을 쌓은 세월이었고, 그 원한은 갈수록 커져 세상에서 가장 나쁜 나라 중에 하나로 서로를 욕하면서 살고 있다. 집안에서도 가족은 그 누구보다 서로 아끼고 사랑해야 하기에 옛 어른들은 형제간의 우애를 늘 가르쳤고, 싸우지 말고 살라고 가르쳤다. 그런 영향으로 혹시 집안에서 싸우던 형제라도, 밖에서 형제가 남들과 싸우게 되면 형은 아우편이 되어 힘이 되었고, 아우 또한 형의 편이 되어 남들을 이겨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형제끼리 원수가 되어서, 형이라 할 수 있는 남쪽은 북쪽의 아우가 나쁜 놈이니 이를 혼내달라고 이웃 나라 미국에 가서 손벌리고 도움을 청하고 있고, 아우라 할 수 있는 북한은 자신의 유일한 후원자인 중국에 기대어 형인 남한과 으르렁대고 있는 형편이다. 이래가지고는 한민족이 언제 통일할 수 있을지 미래를  기약할 수가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한국전쟁에 남편을 잃고 혼자서 모진세월을 살아온 100세 할머니에게 이제 남은 소원이 무엇인지 물었다.

할머니의 대답은 간단했다 자손들이 서로 욕심부리지 말고, 이해하고 화합해서 살아주기를 바라는 그 한가지 였다. 이제 더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자손들이 화합해서 살아 싸우지 않고 사는 좋은 나라가 되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라 했다. 그 소원은 바로 한민족의 미래에 대한 소망이기도 했다. 우리는 5 000년을 한민족으로 살아온 세계에서 보기 드믄 민족이다. 5 000년의 세월 속에 그 동안 중국이나 아시아의 여러 민족들이 조금씩 들어오기는 했으나, 우리민족은 주류가 한글을 쓰는 배달겨레 한민족으로 말과 민속과 문화를 공유한 민족이었다.

또 그동안 여러나라로 갈라져 싸운적도 있었지만 현재 남북한 7,000만과 나라밖 한민족이 1,000만에 육박하는 큰 민족이다. 그동안 세월을 지내오면서 자꾸만 그 영토가 축소되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5,000년의 전통과 의식주를 이어받으면서 살아온 보기 드믄 민족이다.

이제 5,000년의 한민족이 함께 잘 사고, 문화를 꽃피울 수 있는 길은 서로가 서로에게 욕하고 삿대질해서는 서로가 함께 죽는 일이고, 이제부터라도 서로 형제의 마음으로 돌아가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을 갖는 때부터 한민족이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00세 할머니의 소원이 형제간의 사랑이었다면, 그 할머니의 답속에 한민족을 처음 이룩했던 조상님들이 지금의 우리를 보고 우리에게 바라는 소원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바로 남과 북이 서로가 좋은 형제가 되어,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그럼으로써 형제애가 되살아나 한민족의 통일조국을 이루어 함께 잘 사는 나라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 

   
 
문화재수리기술자로 한국인의 삶을 담아온 전통건축의 소중한 가치를 찾아 기록하고 보존하는 일을 하고 있다. 북촌한옥마을 가옥 보수설계, 혜화동주민센타 개보수설계, 파주 화석정, 파산서원 등과 영주 소수서원의 정밀실측설계, 불국사 일주문, 안동하회마을, 제주성읍마을, 영주 무섬마을 등 문화재보수설계 일을 맡아했다. 포천시민의 종 종각설계, 용마산 고구려정, 도피안사 대웅전, 봉선사 종각 등을 설계하였다. 현재 한국불교사진협회 회원, 문화유산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