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오전 11시에 판소리를 감상할 수 있도록 세종문화회관이 기획한 ‘오천의 판소리’의 두 번째 무대 ‘보성소리 수궁가’가 10월22일(목) 세종체임버홀에서 공연된다. ‘오천(午天)의 판소리’에서 오천(午天)은 한 낮을 의미하는 말로, 관객들이 판소리 공연을 더욱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세종문화회관에서 기획한 시리즈 공연이다. 이번 공연인 ‘보성소리 수궁가’는 그 두 번째 무대로, 별주부 이야기로 유명한 판소리 <수궁가>의 완창형식을 유지하면서 재미를 더하는 눈대목 들을 중심으로 줄거리를 엮어 새롭게 구성하였다. 구성소리에 정회석 명창이 참여하고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황준연 단장이 해설한다. 입장권 전석 20,000원 문의 399-1000
정통 판소리의 맥을 짚을 ‘고품격 보성소리’
▲ 보성제 판소리르를 부를 정회석 명창(사진 슈튜디오 D 제공)
보성소리란 19세기말에 보성 지역을 거점으로 형성된 판소리 유파로 타 유파와 달리 신선하고 품격 있는 느낌을 준다. 보성소리의 사설은 고상하고 점잖으며 도덕적인 면을 지닌다. 강산제 보성소리를 만든 조선시대 명창 박유전은 임금 앞에서 소리를 했던 어전광대였고 그 영향을 받아 육담, 음담패설, 욕설 같은 것을 절제하였다. 박유전, 정재근, 정응민으로 이어져 내려온 강산제 판소리는 이런 이유로 품격과 위엄이 있는 판소리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정응민의 손자이자 보성소리의 4대 계승자인 정회석 명창이 뿌리 깊은 정통 판소리의 맥을 따른 고품격 보성소리를 선보일 것이다.
설득의 소리로 <수궁가>를 이끌어갈 정회석 명창
정회석 명창은 <수궁가>속 등장인물 별주부와 토생원을 넘나들며 소리를 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서 관객은 “전통적인 소리에 충실한 것이 이번 공연의 의도 아닌 의도”라는 명료한 전략을 별주부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고. 아기자기한 구성에서 꾀 많은 토생원이 된 정회석 명창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소리꾼만이 그 안에서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고, 소리꾼이 느끼는 바로 그 자유로움을 관객도 함께 느낄 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그는 자유로운 소리를 통해서 관객을 설득할 것이다.
소리꾼이 서는 곳, 그곳이 곧 ‘판’ 입니다!
판소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리꾼 혼자 온전히 주어진 판을 살릴 수 있어야 한다. ‘판에 박힌 소리’가 아니라 ‘판을 잘 짜는 것’이 소리꾼의 사명이며, 판을 장악할 수 있는 소리꾼만이 관객과의 공감을 만들어가고 그것은 ‘추임새’로 증명이 될 것이다. 극적 감성이 교차하는 순간 소리꾼과 청중의 뜨거운 교감이 정회석 명창이 짜놓은 판을 더욱더 풍성하게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