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 = 정석현 기자]
관천리 임 뵈러 가는 하늘 푸르고
노오란 오월 애기똥풀 반기는 무덤
잔잔한 홍천강 물살 가르는 모터보트 저 친구들
여기 이 언덕
구국의 일념으로 온몸 바친
여장부 영면을 방해치마라
바람 앞에 흔들리는 조국
안사람들이여 일어나라
며느리들이여 총을 메라
가서 아들을 돕고 남편의 뒤를 따르라
가정리 여우내골 여자 의병 삼십여 명 키운 힘
중국 땅 환인현 노학당 학교 세워
쟁쟁한 독립군 키워낸 열혈투사
춘천 의병장 시아버지 유홍석
항일투사 선봉장 남편 유제원
열혈 독립군 아들 유돈상
팔도창의대장 시댁 어르신 유인석
유씨 문중 일심동체로 독립에 혁혁한 공
돌비석 하나로는 다 기리지 못해
무순의 독립 청년단원 이끌다 잡혀
일제의 모진 고문 끝에 죽은 아들 부여잡고
노을진 봉천성 해성현서 의병장 윤희순 숨 거두던 날
잿빛 하늘에서 퍼붓던 비 애달픈 투사의 눈물이었네.
이는 이윤옥 시인이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자 의병대장 윤희순을 노래한 시 ‘안사람 영혼 일깨운 춘천의 여자 의병대장 윤희순’ 이다. 어제 10일(화) 오후 2시 강원도 태백시 태백기계공업고등학교 웅비관에서는 윤희순의사를 기리는 나라사랑 추모콘서트가 열렸다.
|
 |
|
의병아리랑을 부르는 기연옥 명창과 의병아리랑보존회 회원들 |
(사)애국지사 윤희순의사 기념사업회 주최로 강원랜드가 후원한 이날 윤희순 추모 콘서트는 춘천 MBC 이승현 아나운서의 맛깔스런 사회로 두 시간여 동안 진행되었으며 태백기계공고 재학생과 동문, 시민등 3백여 명이 웅비관을 가득 메운 가운데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의병장 윤희순 애국지사의 40여성상에 이르는 불굴의 독립정신을 되새기는 뜻 깊은 자리가 되었다.
|
 |
|
개회사를 하는 (사)애국지사 윤희순기념사업회 유연경 회장 |
이날 추모콘서트는 (사)애국지사 윤희순의사 기념사업회장인 유연경 회장의 개회사로 시작되었는데 유 회장은 개회사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의병장인 윤희순 의사님은 35세에 의병항쟁에 본격 투신하여 75세로 절명하기까지 40년간을 오로지 민족사랑과 조국독립에 일생을 바치신 분”임을 강조했다.
|
 |
|
애국지사 윤희순 뮤지컬을 통해 윤희순 의사 일대기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
이어서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축사가 있었는데 이근희 강원도여성청소년과장이 대독했다. 축사에서 최 지사는 “우리 강원도는 항일 의병의 근원지이면서 동시에 여성의병의 근원지라는 자랑스런 역사를 지닌 곳입니다. 윤희순 의병장이 조국을 목숨으로 지켜냈듯이 강원도민들도 민족의 염원인 분단을 극복하고 독립정신을 후대에 길이 기리는 일에 선봉이 되길 빕니다.”고 했다.
|
 |
|
대한독립이라는 머리 띠를 두른 학생들
|
민병희 강원도 교육감은 축사에서 “오늘 추모 콘서트를 계기로 윤희순 의사의 소중한 정신이 우리 젊은 세대들에게 오롯이 전해지길 바란다” 고 했고 김연식 태백시장은 영상 축사에서 “남녀가 유별해도 나라 없이는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하신 윤희순 의사의 유훈을 가슴 깊이 새기며 과거를 잊지 않는 우리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1부 축사에 이어 곧바로 2부 행사에서는 이윤옥 시인이 “안사람 영혼 일깨운 춘천의 여장 의병장 윤희순” 시낭송을 했다. 이어 기연옥 명창과 의병아리랑보존회원들의 의병아리랑, 강원도립무용단의 ‘영원한 빛 밝혀드리오리다’, 애국지사 윤희순 뮤지컬 등 수준 높은 노래와 공연이 2시간 동안 이어져 참석자들로부터 큰 손뼉을 받았다.
|
 |
|
'안사람 영혼 일깨운 춘천의 여자 의병대장 윤희순'시를 낭송하는 이윤옥 시인 |
이날 추모콘서트에 참석한 조미라 양(태백기계공고 2)은 “우리 지역의 여성독립운동가이신 윤희순 의병장이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의병장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오늘 추모콘서트를 통해 윤희순 의병장의 나라사랑 정신을 다시 되새기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아울러 윤희순 의병장 그림을 그린 이무성 한국화가는 “태백시에서 윤희순의병장의 추모콘서트가 있다고 해서 먼 걸음을 했는데 역시 와서 보길 잘했다. 특히 자라나는 젊은이들에게 의미 깊은 시간이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오늘날 청소년들에게 독립운동가 이야기는 자칫 딱딱한 이미지를 줄 수 있는데 추모콘서트라는 형식을 빌려 제대로 윤희순의사를 조명한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이날 ‘2015 애국지사 윤희순 나라사랑 추모콘서트’에 앞서 유연경 회장을 비롯한 내빈들은 6.25 한국전쟁 때 학도호국단으로 참전하여 산화한 태백기계공고 출신 학도병을 기념하여 교내에 세운 충혼탑에 헌화 묵념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행사 개막식에서는 애국가를 4절까지 불러 일제강점기 나라를 잃고 오로지 빼앗긴 조국을 찾고자 헌신했던 독립운동가들의 나라사랑정신을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
 |
|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고 국기에 대한 절을 하는 청중들 |
다른 행사도 아니고 독립투사를 기리는 행사에서만이라도 “시간상 애국가를 생략하거나 1절만 부르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종종 나오는 것을 보았는데 이번 윤희순 추모콘서트에서는 애국가 4절을 모두 불렀다. 기자도 가사 하나하나를 음미하여 당시의 독립투사가 된 기분으로 애국가를 불렀다. 깊어가는 늦가을, 아담한 교정과 주변의 가을단풍이 조화를 이뤄 한 폭의 그림 같은 강원도 태백기계공고에서 가진 애국지사 윤희순 추모콘서트는 백두대간을 타고 남북으로 그 함성이 전해질 것이란 생각을 하며 행사장을 나왔다.
|
 |
|
6.25 한국전쟁 때 18명의 순국 학도병을 배출한 교정에는 충혼탑이 우뚝 서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