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 = 이윤옥 기자] 다시 태어나기 어려운 세상에 / 다행히 남자의 몸으로 태어나서/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하고 가니 / 청산이 비웃고 녹수도 빈정거리는구나. 이는 사형집행을 앞둔 박상진 의사의 절명시다. 박상진 의사는 사나이로서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고 했지만 그는 조국 독립을 이루는데 튼튼한 초석을 놓은 분이다. 박상진 의사는 누구보다도 조국을 사랑했고 독립운동의 공이 혁혁한 분이지만 그의 이름 석자를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박상진 의사를 재 조명하는 창작 오페라 공연이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여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독립운동가 박상진 의사는 울산에서 태어나 일찍이 한학을 수학하고 1902년에는 허 위(許蔿) 선생으로 부터 학문적 수업을 쌓았다. 그뒤 1907년부터 1910년까지 양정의숙(養正義塾)에서 법률과 경제를 전공했다. 1910년 판사시험에 합격한 그는 평양법원에 발령을 받았으나 사퇴하고 1911년 만주로 건너가 허 겸(許兼)·손일민(孫逸民)·김대락(金大洛)·이상용(李相龍)·김동삼(金東三) 등의 지사들과 교류하며 독립투쟁에 헌신했다.
1912년 귀국한 그는 대구에 상덕태상회(尙德泰商會)를 설립하였는데 이는 독립운동의 정보연락 및 재정적 지원을 목적한 것이었다. 당시 상덕태상회는 국내의 연락뿐 아니라 이관구(李觀求)가 설립한 만주 안동(安東)의 삼달양행(三達洋行)이나 장춘(長春)의 상원양행(尙元洋行)등 곡물상과 연락망을 구축하며 독립운동의 거점이 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는 1915년 음력 1월 15일 대구 안일암(安逸庵)에서 독립군 지원단체인 조선국권회복단(朝鮮國權恢復團)을 결성하였다. 이때 조선국권회복단에 참여한 인사들은 주로 대구를 중심한 경상우도(慶尙右道) 지방의 중산층 이상의 혁신유림(革新儒林)들로서, 동단은 곡물상의 상업조직을 통하여 독립군을 지원한 구국경제활동단체였다.
그러나 동단의 인사들은 보다 강력한 독립군 단체를 조직할 목적으로 풍기광복단(豊基光復團)과 제휴하여 대한광복회(大韓光復會)를 결성하였고 박상진 의사는 총사령(總司令)을 맡았다. 채기중(蔡基中)이 주도한 풍기광복단은 1913년에 조직된 독립군 단체로서 의병적 성격이 짙었고, 이때 국권회복단에서는 박상진 외에 김재열(金在烈)·정운일(鄭雲馹) 등 의병적 인물이 참여했다.
대한광복회는 혁명적 독립운동단체로서 비밀·폭동·암살·명령의 4대 실천강령을 정하고, 일본이 국제적으로 고립될 때 일제히 봉기하여 독립을 쟁취할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혁명의 거점으로는 국내 각처에 곡물상을 개설하는 한편 만주의 신흥학교(新興學校) 등과 연결하면서 독립군 양성에 힘을 쏟았다.
한편 이에 필요한 자금은 자산가들의 의연금으로써 충당할 계획이었는데 친일부호들의 비협조로 의연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았으므로 강제모금의 방법을 택하였다. 그러던 중 박상진 의사는 1916년 무기구입을 위해 만주를 다녀오는 길에 서울에서 잡혀 1917년 4월 대구지방법원에서 징역 6월형을 언도받고 옥고를 치렀다.
출옥후 박상진 의사는 군자금 모집에 더욱 힘을 쏟아 당시 식민적 지주체제에 안주하는 반민족적 친일부호를 처단하는 의협투쟁을 전개했다. 그리하여 그는 대한광복회 명의로 포고문을 작성하는 한편 친일부호 처단의 명령을 내려 채기중·유창순(庾昌淳)·강순필(姜順必)·임봉주(林鳳柱) 등으로 하여금 1917년 11월 경북 칠곡군(漆谷郡)의 부호 장승원(張承遠)을 처단케 했으며 1918년 1월에는 김한종(金漢鍾)·장두환(張斗煥) 등이 주관케 하여 충남 아산군(牙山郡) 도고면(道高面) 면장 박용하(朴容夏)를 처단하였다.
이때 단체의 처단 고시문(告示文)을 붙였으므로 만천하에 대한광복회의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일로 인하여 대한광복회의 조직이 1918년 일경에 발각됨으로써 박상진 의사는 일경에 붙잡혔고 사형을 언도받아 4년동안 옥고를 치르다가 1921년 8월 대구형무소에서 애석하게도 사형이 집행되어 순국하였다. 정부에서는 고인의 공훈을 기리어 1963년에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하였다. 독립투사 박상진 의사가 어떻게 오페라로 재조명 되는지 기자도 오늘 보러 갈 참이다.
<창작오페라 박상진>
작곡:김봉호
대본:안희철
배경:1900년대 초 일제강점기
구성: 전 4막
연주시간: 약 100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11월 14일 오후 7시30분, 15일 오후 3시 30분, 전석 초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