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3월의 마지막 주 목요일, 우면산 자락에서 특별한 연주회가 펼쳐진다. 국립국악원(원장 김해숙)은 오는 3월 24일(목) 저녁 8시, 풍류사랑방의 <목요풍류> 무대에서 일본 노칸(能管) 연주자 후지타 로쿠로뵤우에(藤田六郎兵衛)가 렉처 콘서트를 진행한다.
희노애락(喜怒哀樂)의 표현 대신, 무음(無音)을 연주하는 신비의 악기!
후자타류 명가에서 430여 년 간 사용해 온 역사적 노칸 만자이라쿠(萬歳楽)
노칸(能管)은 가면을 쓰고 공연하는 일본의 전통예술 노가쿠(能楽)에서 사용되는 악기이다. 우리나라를 경유해서 일본에 전해진 횡적(橫笛, 가로로 부는 피리)에 기원을 두고 있는데 14세기 무렵 노가쿠의 관악기로 자리 잡았다.
또한 노칸은 피리 내부의 한 부분에 또 다른 피리 관을 넣어 만든 독특한 구조로 ‘무음(無音)’을 연주하는 악기로도 불려 현대인에게 익숙한 소리를 거부하며 선율로 희노애락(喜怒哀樂)을 표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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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전통예술 노가쿠(能楽)에서 사용되는 악기 "노칸(能管)" |
이 날 무대에서 연주하는 노칸은 ‘만자이라쿠(萬歳楽)’라는 노칸으로 ‘후지타류(藤田流)’에서 430년 전부터 사용해 온 것이다. 후지타류에서는 노칸을 후계자에게 물려주는 전통이 있다. 노칸 가문의 긴 세월이 만자이라쿠라는 노칸에 담겨 있는 셈이다.
쉽게 접하기 힘든 일본의 음악 문화,
노칸 명가의 11대 종가에게서 듣는다!
이날 연주자인 ‘후지타 로쿠로뵤우에’는 노칸(能管) 연주의 3대 류파(一噌잇소・藤田후지타・森田모리타)중 후지타류의 11대 계승자로, 일본의 중요무형문화재 지정 보유자이다. 후지타류(藤田流)의 연주자들은 궁중과 막부의 장군들 앞에서 노칸(能管)을 연주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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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칸(能管) 연주의 3대 류파 후지타류의 11대 계승자 ‘후지타 로쿠로뵤우에’ |
후지타 로쿠로뵤우에는 10대 계승자의 손자로 태어나 4살 때부터 피리연주를 시작했다. 다섯 살 되던 해부터 노가쿠(能楽) 무대에 섰으며 15세 무렵에 이미 주요 노가쿠의 악곡들을 모두 연주했다. 이와는 별도로 성악을 공부하며 오페라와 뮤지컬 무대에 서기도 했다.
노가쿠에 대한 강의 경력 역시 풍부한 후지타 로쿠로뵤우에는 이 날 노가쿠와 노칸에 대한 해설을 연주와 겸하여 들려준다. 연주할 악곡에 대한 설명도 함께 들을 수 있다.
이번 공연에는 천하태평과 국토안온(國土安穩), 오곡풍요(五穀豊饒)를 기원하는 곡 ‘노(能) 「오키나翁(おきな)」의 스즈노단(鈴之段)’을 비롯해 노가쿠의 역사보다 더 오래된 노래 ‘갓코(羯鼓)’, 노가쿠에서 추는 춤의 하나인 ‘죠노마이(序之舞)’, 우리나라의 사자춤과 비교되는 ‘시시(獅子)’ 등이 무대에 오른다.
특별히 마지막 무대에서는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가야금 연주자 문경아씨와 함께 아리랑을 연주해 양국의 전통음악을 비교해 듣는 순서도 마련했다. 아울러 EBS 이사장을 역임하고 라디오 진행과 성우의 길을 평생 걸어온 방송인 김세원씨가 연주자와의 특별한 인연으로 이번 공연의 사회를 맡아 편안하면서도 품격 있는 분위기로 관객과 소통할 예정이다.
<목요풍류>의 네 번째 무대 ‘노칸 렉쳐 콘서트’는 오는 3월 24일(목) 오후 8시,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진행되며 예매는 국립국악원 누리집(www.gugak.go.kr) 또는 전화(02-580-3300)로 가능하며 관람료는 전석 2만원이다. (문의 02-580-3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