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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년편지 1》 표지,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펴냄 |
[우리문화신문=김영조기자] “할머니, 오늘, 임시정부 생일을 맞아 할머니께서 남긴 책 《장강일기》를 펼쳐 들어요. 다시금 읽어도 할머니 품에 안겨 처음 만났던 생동하는 독립운동 이야기들이 장강의 도도한 물결이 되어 흐르고 있어요.” 이는 《백년편지 1》 첫 편지글의 한 토막으로 독립운동가 김의한・정정화 선생 손녀 김선현 씨의 글 이다.
그런가하면 《백년편지 1》에 실린 60통 편지 가운데 마지막 글은 “80여 년 전 이역만리 중국대륙에서 영화 황제로 등극하셨으면서도 돈과 부귀영화의 유혹을 뿌리치고 항일영화, 민족영화에 투신하신 선생님 앞에 부끄럽습니다.”라는 글로 이는 동양예술극장 유인택 대표의 편지 일부이다.
《백년편지 1》은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주최로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년(2019)을 맞아 지난 2010년 4월 13일부터 2019년 4월 13일까지 일반인들이 독립운동가들에게 쓴 편지글이다. 이 편지는 편지 대상에게 직접 발송하는 편지가 아니라 디지털 공간이라는 우편함을 통해 올린 글로 2010년 백년편지가 시작된 이래 지금(2016.3)까지 235통이 발송되었다.
발신자들의 면면을 보면 독립관련 기념사업회 등 유관단체 관련자(34명), 대학생 및 대학원생(34명), 독립운동가 후손(27명), 교수(23명), 역사학자(22명), 고등학생(3명), 초등학생(2명), 중학생(1명), 기타(7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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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년편지 1》에 오른 독립운동가들 |
《백년편지 1》에 실린 편지글 가운데 일부 후손들의 글은 독립운동의 역사는 물론 가계에서 비장(秘藏)하고 있는 전승들도 함께 있을 뿐 아니라 외부의 일반 독립운동사에는 알려지지 않은, 그 가문에서만 전승되고 있는 내용도 있어 자료적 가치가 크다는 평을 듣고 있다.
전 국사편찬위원장이자 숙명여대 이만열 명예교수는 “앞으로 백년편지라는 대화를 통해 그 동안 뼈대만 세워져 있는 우리 독립운동사에 살을 붙이고 피를 흐르게 하는 생명력을 주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것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백년편지의 주인공들이면서 우리의 역사와 삶을 풍요하게 만들 주인공을 발굴하여 우리 겨레의 숙원인 자주독립 통일 민주 국가를 이룩하는 데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 한다.”고 머리말에 썼다.
“옥돌은 가루로 만들어도 색을 변하게 할 수 없다고 하시면서 제자들에게 항상 조선인임을 잊지 말라고 가르치셨던 아버지의 제자들은 이제 백발이 성성하지만 지금도 또렷하게 아버지에 대해 회상하고 계십니다. 그러한 조선인들은 옥처럼 푸른빛을 간직한 채 험난한 일제강점기를 헤쳐 나와 기필코 조국을 되찾았으며 아버지가 바라던 8ㆍ15광복을 맞아 학교 운동장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만세를 부를 때 저는 겨우 5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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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8년 4월 19일 3·8선 상에서(왼쪽부터 선우진, 김구, 김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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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5년 중국난징(독립지사 김의한과 정정화, 그 아들(후동-자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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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엽 독립지사(가운데) |
이는 민족교육의 선구자 학산 윤윤기 선생의 둘째 따님인 윤종순 님의 편지 가운데 일부다. 이처럼 《백년편지 1》에 실린 글들은 그 자체가 한편의 소설이요, 시이자 겨레의 험난한 세월을 온몸으로 끌어안은 통한의 역사이다.
올 4월 13일은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97주년을 맞이하는 날이다. 하지만 이날은 20대 국회의원 선거일로 잡혀 있어 세계 식민지 역사상 가장 잔혹했던 일제에 맞서서 가장 오랜 기간에 걸쳐 저항하며 광복을 위해 분투했던 임시정부 수립의 깊은 뜻을 자칫 잊을까 염려스럽다. 그런 상황에서 《백년편지 1》의 펴냄은 매우 의미 깊은 일이다. 이 한 권의 책속에 녹아든 선열들의 독립정신과 불굴의지를 백년편지의 주인공들을 통해 만나보는 감격은 작지 않을 것이다.
《백년편지 1》문의: 02 3210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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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임시정부 주화단(중국-중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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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지사 김마리아 시화(한국화가 이무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