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무용단의 <향연(饗宴)>이 지난 12월 초연에 이어 오는 4월 16일(토)부터 19일(화)까지 해오름 무대에 오른다. 전통춤의 대가 조흥동이 안무를 맡고, 다양한 문화․예술 방면에서 창작자로서 활동하는 정구호가 연출한다. 최근 조세 몽탈보 안무 <시간의 나이>를 통해 전통과 현재가 공존하는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였던 국립무용단이 이번에는 한국무용의 고유한 정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 |
||
<향연>은 12개의 한국 전통춤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한데 모아 세련된 감각을 입힌 고품격 한국무용 작품이다. 전통 춤사위의 원형을 고수한 채 현대에 맞도록 무용수 구성과 무대 요소들을 해체 및 재정리함으로써 한국무용의 동시대성을 꾀했다. 1막(봄)은 연회의 시작을 알리는 궁중무용, 2막(여름)은 기원의식을 바탕으로 한 종교무용, 3막(가을)은 다양한 민속무용으로 구성된다. 마지막 4막(겨울)에는 ‘신태평무’를 배치함으로써 태평성대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향연>은 국립무용단 공연종목 <코리아 환타지>를 오늘날에 걸맞게 진화시킨 작품이다. 기존 <코리아 환타지>가 여성무용수의 춤이 중심을 이뤘던 데 비해, <향연>은 남성과 여성의 춤을 동등하게 배치해 에너지와 역동성을 높였다.
<향연>의 안무가 조흥동은 한국무용계에서 남성 춤의 영역을 확대하고 그 표현 영역을 넓힌 무용가로 손꼽힌다. 여기에 궁중정재의 대모 김영숙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 양성옥이 협력안무로 참여함으로써 현존하는 최고의 전통무용가들이 정갈하게 다듬은 다채로운 우리춤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 |
||
패션·영화·공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작자로서 활동 중인 <향연>의 연출가 정구호는 자신만의 신선한 감각을 입혀 동시대 관객이 즐길 수 있는 전통예술 공연을 탄생시켰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춤 이외의 모든 요소를 최대한 덜어냈다. 간결한 무대에서 강렬한 색채가 화려하게 증폭되는 무대미학은 우리춤이 더욱 아름답게 돋보이게 한다.
전통춤 무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방색을 무대·의상·소품·영상 등에 각기 하나의 색만 배치하여 무대 전체를 하나의 오방색으로 완성한 ‘신태평무’는 <향연>의 대표적인 이미지다. 또한 24명 무용수가 ‘오고무’를 추는 동안 360도 회전하는 무대에서는 춤과 색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장관을 만날 수 있다. 음악은 악기편성을 최소화하여 간결하게 완성됐다.
![]() |
||
박재록(작곡)과 유인상(편곡 및 지휘)은 이번 재공연에서 12개의 작품별 특징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음악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초연된 <향연>은 올해 1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16 한국관광의 해’ 개막식에 초청됐으며, ‘2015년 문화예술 정책 분야의 12대 성과’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전통과 현대의 맥을 잇는 대한민국 대표 무용작품으로서 진정한 우리의 멋을 선보이는 <향연>이 이번 봄, 우리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