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건국대학교 역사학과 신병주 교수는 “역사학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것이 있다. 자신이 살아온 한 시대의 역사를 객관적이면서 실증적으로 정리하여 후세에 길이 읽힐 역사서를 저술하는 작업이다. 조선시대에 이러한 원칙을 가장 충실히 수행했던 인물은 누구일까? 필자는 주저 없이 《연려실기술(燃藜室記述)》의 지은이 이긍익(李肯翊)을 손꼽고 싶다.”라고 말합니다.
조선시대 역사서는 크게 기전체, 편년체, 기사본말체의 세 가지로 나뉩니다. 먼저 기전체(紀傳體)는 임금의 행적을 주로 기록한 본기(本紀), 인물들의 행적을 정리한 열전(列傳), 본기나 열전에 담을 수 없는 항목을 분류하여 정리한 지(志)로 구성됩니다. 또 편년체(編年體)는 연대순으로 역사를 기록하는 방식이지요. 그리고 기사본말체(紀事本末體)는 역사를 시대순으로 구성하되, 시대별 주요 사건에 대해 원인과 결과를 밝혀 적는 방식입니다. 이 기사본말체를 대표하는 조선시대 역사서에는 바로 조선 후기 실학자 이긍익(李肯翊)의 《연려실기술》을 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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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긍익(李肯翊)의 《연려실기술(燃藜室記述)》, 한국민족문화대백과 |
특히 이 《연려실기술》이 주목을 받는 것은 당파적 편견을 배제하고 가급적 공정한 역사의식을 토대로 당시의 역사상을 파악하려 했으며, 실증을 통한 역사의 객관화를 지향한다는 것이지요. 또 이 책은 원집, 속집, 별집의 세 꼭지로 되어있는데 이 가운데 별집(別集)을 보면 전례(典禮)ㆍ문예ㆍ천문지리ㆍ변어(대외관계)와 역대 고전 등에 관한 것들을 정리하고 발자취를 기록하며 출처를 밝힌 점입니다. 다시 말하면 별집은 단군조선 이래 우리 문화사를 정리한 것으로, 조선시대의 문화가 이전의 문화로부터 어떻게 발전해왔는가를 설명하려 한 귀중한 역사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