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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전통과 현대의 공존으로 프랑스 무대에 서는 국립무용단

레 뉘 드 푸르비에르 <묵향> 샤요국립극장 <시간의 나이>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 전속단체 국립무용단이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담은 대표작 <묵향(墨香)>과 <시간의 나이>로 프랑스 무대에 진출한다. 현지 시간 지난 6월 8일(수)⋅9일(목) 프랑스 리옹 ‘레 뉘 드 푸르비에르 페스티벌’에서 <묵향>을 성공적으로 공연한 데 이어, 오는 16일(목)부터 24일(금)까지 파리에 자리 잡은 샤요국립극장 대극장 무대에 <시간의 나이>를 올린다.


1946년 시작된 ‘레 뉘 드 푸르비에르 페스티벌(les Nuits de Fourviere)’은 매년 6월과 7월 두 달에 걸쳐 4천여 석의 로마식 원형 야외극장에서 연극⋅무용⋅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이는 축제다. 2003년 안무가이자 무용수인 도미니크 델로름(Dominique Delorme)이 예술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대형 무용작품 초청이 많아졌으며, 이번 <묵향>의 초청도 아시아 무용작품을 전반적으로 검토해온 델로름 예술감독의 결정으로 이뤄졌다.


<묵향>은 고(故) 최현의 ‘군자무’를 바탕으로 윤성주 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이 안무하고, 디자이너 정구호가 연출·디자인을 맡아 2013년 초연됐다. 간결하게 정제된 한국 전통춤의 멋을 현대적 감각으로 보여주며 세계무대에 한국 전통의 세련된 아름다움을 알릴 수 있는 작품으로 평가 받았고, 지난 2월 ‘홍콩아트페스티벌’에 한국무용 작품 최초로 초청되어 현지 관객의 호평 속에 전회 매진되기도 했다. <묵향>에 대한 관심은 아시아를 넘어 유럽에서도 뜨거웠다.





델로름 예술감독은 공연 직후 “한국의 테크놀로지는 익히 알고 있지만 전통문화에 대해서는 낯설다. <묵향>은 전통과 현대가 적절히 섞여있고 섬세함과 유연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며 “유럽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랑스의 저명한 무용평론가 에마뉘엘 부셰는 주간지 ‘텔레라마’를 통해 “우아함과 기술적 기교가 완벽하게 어우러진 춤”이라고 <묵향>을 평했다. 양일간 공연을 찾은 5천여 명의 관객 역시 <묵향>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최고 수준의 한국 전통무용과 세련되고 현대적인 감성이 공존하는 공연”, “영상과 안무, 의상이 완벽한 아름다움을 선사했다.”는 등의 관객의 호평이 이어졌다.


오는 6월 16일(목) 유럽 초연을 앞둔 <시간의 나이>는 국립극장과 프랑스 샤요국립극장의 공동 제작으로, 샤요국립극장 ‘포커스 코레’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과거를 축적해가며 새로운 것을 완성한다는 의미를 담은 <시간의 나이>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시간성을 보여준 1장, <하늘에서 본 지구>로 유명한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의 영상과 함께 인류에 대한 사색을 표현한 2장,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를 독창적으로 해석한 3장으로 이뤄져 있다.




지난 3월 국립극장에서 한국 초연된 <시간의 나이>는 전통의 재해석을 통해 우리 춤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온 국립무용단과 샤요국립극장 상임안무가 조세 몽탈보의 협업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2014년부터 네 차례 한국을 방문해 국립무용단원들과 함께 이 작품을 만들어온 조세 몽탈보는 “최근 현대무용계는 과거의 것은 배제한 채 현대적인 것만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하며 무엇보다 한국무용의 전통미를 바탕으로 한 현대적 작품을 만들기 위해 주력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시간의 나이>는 한국 춤의 깊은 뿌리 위에 조세 몽탈보 특유의 동화적인 상상력이 발현된 작품으로, 몽탈보 특유의 영상 테크놀로지 활용을 통해 국립무용단의 이전 작품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경쾌함을 선사한다.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주제로 과거와 현재, 현실과 환상을 잇는 새로운 무대를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은 <시간의 나이>가 프랑스 현지에서는 어떠한 반응을 이끌어낼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