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국보급 안무가이자 창작 무용의 거장인 국수호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총괄안무를 맡았고, 작곡가 김태근와 유희성 연출가도 다시 합류하며 음악의 선율을 보완하고 뮤지컬의 표현방식을 도입하는 등 한국 무용극의 고정관념을 넘어서고자 한다. 또한 이번 <신시>공연은 한국 무용극에서는 만나기 힘든 발레리나, 발레리노 등을 주인공으로 뽑아 관객에게 신선함을 안길 예정이다.
‘웅녀’역에는 한국 최고의 발레리나 김주원과 서울시무용단 솔리스트 김경애가 출연한다. ‘환웅’역에는 국립무용단 수석 무용수 출신의 이정윤과 서울시무용단의 스타무용수 신동엽이 캐스팅되었다. 끝으로 강렬한 춤사위를 선보여야 하는 ‘호족장’ 역에는 댄싱9의 스타 윤전일과 서울시무용단의 기대주 최태헌이 각각 캐스팅되어 서로 다른 춤을 선보일 예정이다. 정상급 무용수들이 자존심을 걸고 자웅을 겨루게 될 만큼 양일 간 다른 색채로 표현될 <신시>를 비교해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티켓: 1~5만원, 문의: 399-1000)
80여명의 출연진, 40M의 깊이와 회전 무대, 블록버스터 춤극의 탄생
이번 작품은 출연진만 8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춤극이다. 60명의 무용수와 20명의 뮤지컬 배우가 등장하여 화려한 춤과 장엄한 노래를 선보일 예정이다. 무대의 특징은 시각적 웅장함과 압도적인 깊이다. 5~7m에 달하는 거석신상(巨石神像)이 5개가 무대를 꽉 채우고 회전무대를 통한 입체적인 효과를 준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은 국내 공연장 중에서 가장 큰 무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 커다란 무대를 앞쪽 오케스트라 자리부터 뒤쪽 후면(Rear)무대까지 40m를 무대로 사용하여 국내 프로시니엄 무대 중 가장 깊은 무대를 만날 수 있다.
주목할 장면으로는 천족의 강림, 환웅과 웅녀의 사랑의 2인무, 다이나믹한 전쟁 장면, 탄생의 신비를 주제로 한 핏빛의 춤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프롤로그에서 5개의 거석상을 밀고 40m 깊이의 무대에서 천족이 하늘에서 강림하는 장면은 세상이 열리는 신비와 감격을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또한 사랑의 2인무에서는 섬세한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며, 천족과 호족의 전쟁장면은 60명의 무용수들이 긴박하고 스릴 넘치는 군무로 보여준다. 본 무대에서 사용되는 거석신상들과 천족의 소품, 의상들은 하늘(태양)을 숭배한 찬란했던 홍산문화의 유물인 흑피옥, 조각상 그리고 고조선 유물인 다뉴세문경 등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 홍산문화(紅山文化) : 황하문명보다 앞선 기원전 3천500년 무렵으로 추정되는 홍산문화는 통상 청동기 시대에나 출현 가능한 분업화가 이뤄진 국가형태를 띠고 있다. 특히 가면과 玉(옥) 장식 등에 곰 형상이 투영된 유물이 대거 발견돼 국내 학자들은 곰 토템을 지닌 웅족과 고조선(청동기 시대) 이전 한민족 원류 중 하나인 배달국(신석기 시대)이 자리했던 곳이라고 주장한다. 곧 홍산문화는 단군조선 건국의 토대일 가능성이 높은 유적이다.
파격적 캐스팅! 김주원, 이정윤, 윤전일
국수호 안무가와 작품에 함께 참여한바 있는 발레리나 김주원은 이번 공연에 ‘웅녀’역으로 캐스팅 되었다. 한국무용에 발레의 선을 덧입혀 새로운 협력무대를 선보인다. 웅녀의 매혹적인 모습을 발레리나 김주원이 어떻게 만들어 낼지 대중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 김주원은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로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를 역임했으며, 제 14회 러시아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여성무용수상을 한 바 있다.
‘환웅’역의 이정윤은 김주원과 함께 공연한 바 있어 그들의 호흡이 신시에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올지 기대된다. 이정윤은 현재 KDT예술감독이며 국립무용단 수석무용수출신으로 <봄의 제전G.>에서 김주원과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호족장’역에는 엠넷(m-net)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댄싱9>에 출연해 인기를 모은 발레리노 윤전일이 출연한다. 루마니아 국립오페라 발레단에서 수석 무용수를 지낸바 있는 실력파 젊은 발레리노로서 파워풀한 안무를 소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 춤을 제대로 보여줄 서울시무용단의 김경애, 신동엽, 최태헌
28일 주역으로는 서울시무용단의 솔리스트 김경애, 신동엽, 최태헌이 캐스팅되었다. 웅녀역의 김경애는 서울시무용단의 단원들 중에서도 모두에게 인정받는 실력파 춤꾼이다. 안정적이고 고르게 좋은 기량을 갖추고 풍부한 표현력도 겸비한 훌륭한 무용수로 이번이 첫 주역 발탁이다.
작년에 이어서 환웅을 맡은 신동엽은 서울시무용단의 <경성,1930>, <만월>, <백조의 호수>, <사미인곡> 등에서 주역을 맡는 등 명실상부한 서울시무용단의 최고 스타 무용수다. 현대적인 움직임과 타고난 신체적 장점을 기반으로 환웅역에 캐스팅되었으며 공교롭게도 대학교 졸업 작품이 이번 공연의 제목과 같은 <신시>였는데 당시에도 환웅역할을 했던 인연이 있다.
호족장역의 최태헌은 아이스하키에서 무용으로 전향한 독특한 이력의 무용수다. 2008년 서울시무용단 입단과 동시에 <백조의 호수> 주역인 왕자역할을 맡고, 2008년 전국무용제 남자연기상, 2010년 서울무용제 연기상 등을 수상하는 등 호연을 펼치고 있는 주목할 만한 젊은 무용수이다. 훤칠한 키와 수려한 외모로 서울시무용단이 자랑하는 스타 무용수이기도 하다.
춤으로 만나는 우리민족 상고사(上古史), 홍익인간의 강렬한 메시지
‘신시’는 삼국유사의 기록에 따르면, 사람세상을 동경한 환인의 아들 환웅이 태백산 신단수 아래에 풍백, 우사, 운사와 함께 3,000의 무리를 이끌고 내려와 나라를 열었다는 곳으로 단군신화의 배경이 되는 곳이다. 그러나 최근 청동기를 바탕한 고조선보다 선대인 신석기문화를 중심으로 현재 중국 내몽골 동남부와 요녕성 서부, 하북성 북부 그리고 길림성 서부에 걸쳐 찬란한 문명을 이루었던 한민족의 유적과 유물들이 대거 발굴되었다. 이른바 홍산문화, 요하문명 등으로 불리며 동북공정의 발단이 된 이곳이 춤극<신시>의 역사적 배경이다.
춤극 <신시>는 ‘환웅’과 ‘웅녀’의 사랑, 전쟁과 용서, 화합과 상생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인간세계를 동경했던 환인의 아들 환웅이 지상으로 강림하여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상생(相生)’이다. 전 세계에서 이념과 종교, 인종과 지역, 성별과 계급 등 극한 대립과 갈등 속에 살고 있는 21세기 우리들에게 춤극 <신시>는 7천 년 전 우리민족 성조(聖祖)들의 강한 메시지, 바로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정신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