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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서울 지하벙커 세곳, 문화공간으로 거듭나

[우리문화신문= 이나미 기자] 서울시내의 지하 벙커들이 문화 공간으로 거듭난다.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 경희궁 방공호, 신설동 유령역이 그곳이다.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는 1970년대 만들어져 당시 대통령 경호용 비밀시설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공간으로, 냉전시대 산물이란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정밀점검, 안전조치, '15년 한시적 개방, 시민‧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40여 년만에 공간의 역사적 배경과 동 시대적 맥락을 결합한 전시문화공간으로 19일(목) 부터 정식 개관했다.



 '경희궁 방공호'는 일제 말기 비행기 공습에 대비해 통신시설(경성중앙전신국 별관 지하전신국)을 갖춰 만든 방공호로 추정된다. 일제강점기 침략과 아픈 과거의 역사, 암울했던 당시의 상황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신설동 유령역'은 1974년 지하철 1호선 건설 당시 만들어진 역사지만 노선이 조정되면서 폐 역사가 됐다. 43년간 일반인 출입이 금지됐고 지도에도 나오지 않아 유령역으로 불렸지만 70년대 역사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엑소의 뮤직비디오, 드라마 스파이, 영화 감시자들 같은 촬영 장소로 일부 활용됐다. 일반 시민에게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는 과거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사람들에게 잊혀진, 방치돼 있던 지하공간을 열린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이와 같이 3개 공간을 시민들에게 개방한다고 밝혔다.

다만 경희궁 방공호와 신설동 유령역은 우선 주말에 한시적으로 사전 신청을 받아(10.21~11.26) 시간대별로(매주 토‧일 1일 4회 12:00~16:00) 회별 20명을 대상으로 체험을 실시하고 내년 중장기 활용방안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개관식은 어제 19일(목) 오전 11시20분 박원순 서울시장, 문화예술계 인사,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시설 운영은 서울시립미술관이 맡고 명칭도 'SeMA벙커'(Seoul Museum of Art)로 바뀐다. 화~일 10~18시까지 운영되며(매주 월, 1월1일 휴관) 관람료는 무료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도시재생을 통해 사람들의 발길이 닿기 어렵고 잊혀졌지만 우리의 역사와 기억을 간직한 공간을 시민에게 개방하게 됐다”며 “특히 여의도 지하벙커는 역사적 의미가 있는 장소가 문화공간으로 거듭난 만큼 많은 사람들이 즐겨찾길 바란다. 경희궁 방공호나 신설동 유령역 역시 새로운 시민공간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