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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대한민보에 실린 우리나라 첫 시사만화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830]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시사만화’란 사회에서 일어난 여러 가지 일을 해학적이고 풍자적으로 그린 만화를 뜻합니다. "신문 읽기는 귀찮지만 시사문제를 알아야 한다면, 가장 좋은 대안은 시사만화를 보는 것이다.“ 이것은 김진수가 쓴 《한국 시사만화의 이해, 커뮤니케이션북스》에 나오는 말이지요. 작고 날카로운 쇠붙이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뜻으로, 짧은 경구로도 사람을 크게 감동시킬 수 있음을 이르는 ‘촌철살인(寸鐵殺人)’의 대표적인 장르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09년 6월 2일 대한협회(大韓協會)가 창간한 ‘대한민보(大韓民報)’에 시사만화가 처음 등장합니다. 그 첫 시사만화는 이도영이 그린 '삽화1'로 한 신사가 고개를 들고 네 마디 말을 내 뿜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지요. 실크해트(검정색 비단을 써서 만든 원통형의 예장용 모자)와 카이저수염(양끝이 치켜 올라간 콧수염), 연미복(뒤가 길고 제비꼬리처럼 늘어진 정장예복)과 지팡이로 상징되는 개화기 신사가 ‘대한민보’의 한 글자씩을 이용해서 4행시를 짓습니다.

 

“‘대국(大局)의 간형(肝衡)’ 곧 국가 정세를 바르게 이해하고, ‘한혼(韓魂)의 단취(團聚)’ 곧 한민족의 혼을 통합하여, ‘민성(民聲)의 기관(機關)’ 곧 백성의 목소리를 모아, ‘보도(報道)의 이채(異彩)’ 곧 보도 내용을 다채롭게 한다.”는 뜻입니다. 대한민보의 시사만화는 일제강점에 대한 투쟁 수단이었으며, 검열에 걸려 시사만화를 실을 수 없게 되면 그 자리를 시커멓게 먹칠을 한 채 펴냈습니다. 또 금방 눈에 띄도록 제1면 가운데에 올렸고, 대한민보가 폐간될 때까지 계속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