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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차 안에서 선잠을 자며 카메라에 담은 석탑

2019 손묵광 「한국 석탑의 기억록 전」 열린다
이달균 시인 ‘시조(時調)로 쓰는 한국의 석탑’으로 함께 해
오는 7월 1일부터 <우리문화신문>에 연재 시작할 계획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사진작가 손묵광이 의욕적으로 펼쳐 보이는 「한국 석탑의 기억록 전」이 6월 12일부터 25일까지 롯데백화점 마산점 「더 갤러리」에서 열린다.

 

 

손묵광 작가는 나라 안 곳곳에 있는 석탑 가운데 국보 29기, 보물 165기 전체를 대상으로 1년 6개월 동안 지구 한 바퀴를 도는 거리의 대장정을 소화했는데, 현재 수리 발굴 작업 중인 10여기를 제외한 모두를 카메라에 담았다. 그 가운데서 엄선한 30편을 선보인다.

 

석탑은 우리 민족의 역사이며 혼이다. 아득히 왕조의 흥망을 지켜본 증거일 뿐만 아니고, 전쟁의 참상을 지나왔으며 화마와 풍상을 견디며 오늘에 이른 건축물이다. 지리산, 월출산, 설악산 등등 탑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다닌 소중한 사진들을 선보이는 자리다.

 

 

 

손묵광은 이번 전시를 앞두고 이렇게 소회를 밝혔다.

 

“한국의 석탑을 저만 찍은 것은 아닙니다. 중앙일보, 박경식(단국대 교수), 전계형(경상대 교수) 등이 저서를 통해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안내 도판사진이 아니라 작가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예술사진을 찍어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노력을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빛의 예술인 한 컷의 사진을 위해 차 안에서 선잠을 자기도 하고, 새벽별을 보며 숱한 시간을 인내한 결과물이기에 관람객을 만나는 기대와 설렘이 있습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더 갤러리 한성권 관장은 “역사를 기록한 석탑이 아니라 자연과 어울린 탑, 사람과 교감하는 탑을 찍은 것이기에 여유를 잃어가는 현대인에게 치유의 시간을 선사해 줄 전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시인 이달균이 ‘시조(時調)로 쓰는 한국의 석탑’이란 주제로 참여하여 손묵광의 사진과 이달균의 시조가 어울린 매우 이채로운 기획을 펼쳐 보인다. 이를테면 지리산 법계사 3층석탑(보물 제 473호)에 대해 시인은 “바윗돌 기단 삼아/천년을 버텨온 탑/운평선雲平線 바다에 닿자/섬들이 걸어온다//지리산/거기에 두고/탑 하나 떠메고 왔다”라고 노래하고 있어 관람자들의 시선을 끌 것이다.” 라며 기획의 변을 밝힌다.

 

 

 

손묵광과 이달균은 이번 전시 이후, 작품들을 엄선하여 단행본을 발간할 계획도 갖고 있다. 또한 우리문화신문에 오는 7월 1일부터 연재할 계획으로 있다.

 

 

  석탑의 아름다움에 나도 모르게 숙연해져

  「한국 석탑의 기억록 전」 여는 손광묵 작가와의 대담

 

- 어떻게 석탑 사진에 천착하게 되었나?

 

“2010년부터 진경산수를 바탕으로 한 ‘한국풍경’ 작업의 하나로 늘 우리 것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작품활동을 했다. 그러던 가운데 광주시립박물관의 기획전 ‘백제탑의 흔적을 찾아서’라는 전시를 보았는데 전시된 사진의 아쉬움을 느끼게 됐고, 이에 전문사진가의 시각으로 석탑을 촬영해보고자 결심하게 됐다.”

 

- 석탑이 작가에 있어서는 그저 돌로만 느껴지진 안았을 텐데?

 

“물론 그렇다. 천년의 숨결이 베인 석탑은 신앙의 대상으로 민족의 혼이 서려있고, 불교미술의 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한데 석탑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관조하면 그 아름다움에 나도 모르게 숙연해진다.”

 

- 모두 194기의 석탑 가운데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이 있다면?

 

“194기 그 어떤 것도 애착이 가지 않는 것이 없지만 그 가운데서 굳이 꼽으라면 내가 사는 창원에서 400km, 차에서 내려 13km 6시간을 걸려 산을 올라야 하기에 큰맘 먹고 가야만 하는 설악산 봉정암이다. 그뿐만 아니라 봉정암 석탑은 탑 속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셔두었었기에 더욱 각별할 수밖에 없다. 하나 더 꼽는다면 익산미륵사지탑이다. 세워진 지 1,380년이나 되었고, 석탑의 해체보수가 결정된 지 20년 만에 준공된 뜻깊은 이 석탑을 준공식 날 찍으면서 감개무량해 했던 것이다.”

 

- 그동안 석탑을 찍으면서 있었던 어려움은?

 

“석탑이 위치한 주변 경관이 많은 방해물이 있다. 특히 전봇대와 전깃줄 그리고 집들 등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해가 떠오르는 2시간 안에 촬영이 마무리되어야 하기에 하루에 1기 밖에 촬영하지 못하는 어려움도 있다. 거기에 더하여 문경 봉암사이나 한계사터 석탑처럼 드나들 수 없는 곳에 있는 석탑은 촬영하기가 참 어렵다. 게다가 미리 공지 되지 않은 석탑의 수리와 정비로 인해 헛걸음 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한번은 가장 더운 여름인 8월 초순 월출산 석탑 촬영 때는 시간과 정보가 없어 촬영시간이 길어진 탓에 탈진하여 생명의 위험을 겪은 적이 있었다.”

 

- 어떻게 시조와 함께 할 생각을 했나?

 

“석탑이 천년의 숨결이라면 시조 또한 칠백여 년의 숨결을 담아 민족과 함께 해 온 장르로 민족 고유의 언어로 빚어내는 아름다움이 스며있어 함께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토속적인 정서가 짙게 베인 시조를 써서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얻어내고 있는 이달균 시인과 의기투합은 환상적일 것이란 믿음으로 같이 하게 됐다.”

 

- 앞으로 또 다른 계획이 있다면?

 

“이번 전시회를 끝마치면 이를 사진집으로 펴낼 계획이며, 석탑 말고도 우리민족의 유산 특히 승탑, 성, 다리, 왕릉, 정자, 서원 등도 모두 카메라에 담아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