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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부안 유천리 청자 요지에서 고려 청자가마 확인

완전한 구조(연소실-소성실(초벌칸 포함)-배연부-유물퇴적구)의 가마 발굴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부안군(군수 권익현)과 (재)전북문화재연구원(원장 김규정)에서 발굴조사 중인 ‘부안 유천리 요지(사적 제69호) 6구역 가마’에서 2기의 고려청자 가마가 확인되었다. 가마는 진흙과 석재를 이용해 만든 진흙가마다. 가마 바닥면에는 원통형 갑발(匣鉢)과 도지미가 불규칙하게 놓여 있다. 가마 2기 가운데 1호는 전체적인 구조가 양호한 상태로, 전체 길이 25m, 연소실(燃燒室, 불을 때는 곳) 길이 1.6m, 소성실(燒成室, 토기를 굽는 곳) 길이 19m다.

* 갑발(匣鉢): 도자기를 구울 때 담는 큰 그릇

* 도지미: 도자기를 구을 때 놓는 받침

 

 

 

가마 맨 끝부분에서는 석재로 만든 배연(연기를 빼내는 것)시설이 확인되었으며, 배연시설과 맞닿아 있는 소성실 끝 칸의 마지막 바닥 면에는 폐기장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유물 퇴적구가 확인되었다. 이곳에는 여러 점의 초벌 청자 조각들이 집중적으로 쌓여 있었는데, 이를 통해 가마온도가 가장 낮은 이곳을 초벌 전용칸으로 활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조사된 고려 시대 청자가마에서 초벌 칸을 운용하던 사례는 강진 사당리 43호가 있으나, 초벌 칸과 연결된 유물퇴적구에서 초벌 청자가 다량으로 조사된 점은 가마구조의 발전단계를 확인할 수 있는 괄목할 만한 성과다. 참고로, 이러한 구조와 비교할 수 있는 예로는 조선 시대 15세기 무렵 분청사기 가마 구조가 있다.

 

 

 

 

유천리 요지 6구역에 대한 체계적인 보호와 보존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이번 조사는 2018년 있었던 시굴조사에서 그 존재가 확인됐던 가마와 유물퇴적구의 축조방법과 운영시기, 성격 등을 정밀하게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2월부터 시작해 이달 말 마무리될 예정이다.

 

부안 유천리 요지는 고려 시대 최고급 상감청자 등 다양한 자기가 제작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조사된 유천리 6구역은 망여봉에서 뻗어 내린 나지막한 언덕이며,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2기의 가마는 언덕의 서쪽 비탈에 약 5m 간격으로 비교적 가깝게 자리잡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한 고려청자 가마 구조상 배연시설과 초벌칸, 초벌칸과 연결된 초벌청자 유물퇴적구 등은 학술 가치가 높아 앞으로 사적지 복원ㆍ정비 사업에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