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와 서울특별시(시장 박원순)가 공동 주최하고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사장 정성숙)과 한국민속예술축제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제60회 한국민속예술축제’와 ‘제26회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가 서울 송파나루공원 서울놀이마당에서 어제(10월 2일)부터 4일(금)까지 열린다.
1958년 서울 대한민국정부 세움 10돌 기림행사로 출발한 ‘한국민속예술축제’는 온나라에 전래되어 온 민속예술을 발굴하며 우리 겨레 고유의 민속문화 전통을 지키는데 앞장서 왔다. 1994년부터는 대한민국의 미래인 청소년들에게 민속예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전승을 위해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를 함께 열며 나라 안 가장 큰 민속잔치로 성장했다.
그 결과 700여 종목의 민속예술이 발굴, 재현되었으며 그 중 고성오광대놀이ㆍ남사당풍물놀이ㆍ동래야류 등 37종목은 국가중요무형문화재로, 동래학춤ㆍ향두계놀이ㆍ멸치후리는 노래 등 101종목은 시ㆍ도무형문화재로, 줄다리기ㆍ해녀놀이 등 12종목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며 명실공히 무형문화재 산실 역할을 맡아왔다.
올해는 특히 60주년을 맞아 1회 대통령상을 수상한 ‘하회별신굿탈놀이’를 비롯해 역대 국무총리상 이상을 수상한 단체들의 왕중왕전으로 치러진다. 전국 16개 시ㆍ도 및 이북 5도에서 뽑힌 20개 단체 1,700여명이 함께하며 옛 삶의 원형을 다채롭게 풀어낸다.
어제 잔치에서는 온나라 곳곳에서 출전한 민속놀이 출전자들이 지축을 흔드는 기염을 토하며 자신들만의 민속놀이를 뽐냈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2009년 이북5도무형문화재 제2호로 지정되었으며, 2013년 제54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평안남도의 ‘향두계놀이’였다. ‘향두계놀이’는 평안도 김칠성으로부터 서도명창 김정연과 오복녀에게 이어지고 현 계승자 유지숙 명창에게 전승됐다. 또 ‘향두계놀이’는 소리가 구성지고 슬프면서도 꿋꿋한 힘이 있으며, 놀이에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씨앗 고르기부터 모심기와 김매기, 계놀이 그리고 추수와 방아찧기까지 논농사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태평소 가락에 맞춰 여러 농사 도구들을 갖춘 80 명이 함께 신명을 노래한 것은 물론 어찌나 놀이가 재미나던지 관객들로 가득찬 놀이마당이 환호와 큰 손뼉으로 들썩거렸다.
또 눈길을 끈 것은 1967년 국가무형문화재 제15호로 지정되었으며, 1979년 제2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은 ‘북청사자놀음’이다. 20여 명의 퉁소잽이들이 퉁소를 연주하는 가운데 사자 5마리가 나와 온갖 재주를 벌여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다만 일부 종목은 많은 준비를 했음에도 격한 풍물굿 연주 말고는 이야기가 실종된 연희도 있어 아쉬움을 주기도 했다.
서울 목동에서 왔다는 서정연(48) 씨는 “평소 민속예술에 관심이 많아 보러오게 됐다.”면서 “비가 와 갑자기 장소를 변경했는데 이에 대한 홍보가 부실하여 원래 장소로 갔다가 오는 바람에 좀 힘들었다. 그럼에도 온갖 재미난 놀이들에 시간 가는 줄 몰랐고 온몸이 후끈 달아오르기도 했다. 다만, 이번 대회가 ‘왕중왕전’으로 치루는 것에는 불만이다. 이미 대통령상이나 국무총리상을 받은 출전종목들은 그 우열을 가리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모두 훌륭한 것이다. 따라서 왕중왕전이 아닌 모든 종목을 부담없이 선보일 수 있도록 배려했으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또 경기도 성남에서 온 차성화(59) 씨는 “나도 경연장에 나가 함께 뛰고 싶은 충동에 정신이 없을만큼 재미났다. 우리 민속예술이 이렇게 재미난 것들인데도 알려지지 않은 것이 참으로 아쉽다. 그런데 비가 와서 지붕이 있는 서울놀이마당으로 옮겨 치른 것은 이해가 되지만 마당이 좁아 제대로 기량을 펼칠 수가 없었던 점은 주최자가 고려해야 했을 문제였다.”라고 지적했다.
4일까지 치러지는 이번 대회는 민속예술을 특화한 체험전이 이목을 끈다. △풍물굿 △탈춤 △민속놀이 △농요로 나뉜 체험장에서는 농악 고깔 만들기, 고성오광대 탈 만들기, 모내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어 잊혀가는 옛 풍습을 몸으로 익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이 밖에도 60년 역사를 기념하는 다큐멘터리 제작, 민속예술 전승자 채록, 10년사 백서 편찬까지 민속예술의 역사를 기록하는 사업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민속예술들이 어떻게 재미난 것들인지 그리고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 대회장 서울 송파구 송파나루공원 ‘서울놀이마당’에 발걸음을 하여 확인해보면 좋을 일이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한국민속예술축제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민속예술축제 누리집: http://www.kfaf.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