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노비(奴婢)라는 신분이 있었지요.

노는 사내종, 비는 계집종을 일컬었답니다.

이들은 관노와 사노로 나뉘는데

관노는 국가기관에 딸린 종이고

사노는 개인 소유의 종으로

재물로 간주되어 매매도 가능하고

국가에 신고만 하면 목을 떼고 붙이는 것도 주인 맘대로였다네요.

그렇긴 해도 주인을 잘 만난 외거(外居)노비는

자유도 누렸고 저만 잘하면

막대한 재산도 모을 수 있었다지요.

 

 

백정 계급도 있었지요.

흔히 도축인으로만 알지만

갖바치나* 광주리 장인도 싸잡아 그렇게 불렀다네요.

고려 때는 화척으로 불리다가

조선 조 들어와 백정이라 했는데

아예 사람 축에도 못 든다는 뜻이랍니다.

이들은 성 안에는 물론

기와집에서도살 수가 없었고

외진 데서 모여 살아야 했다지요.

혼인 때 말이나 가마도 탈 수 없었고

상투나 비녀 머리도 할 수 없었고

상여도 장례식도 못 치르게 했답니다.

일반 백성과의 혼인 금지는 물론이고

어린아이에게도 머리를 조아려야 했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일반인들을 앞지를 수 없었으며

이런 것들을 어기면 죽도록 얻어맞았다지요.

하지만 이들도 먹고 살기위해 빚을 지지는 않았습니다.

 

상노라는 직업이 있습니다.

이들은 말로는 사장님이라 불리지만

날품팔이보다도 못한 영세자영업자들로

천박한 자본주의에 희생되는 최하층 계급이지요.

주 52시간 근무제에도 해당이 안 되고

아무리 바둥대도 최저임금도 못 버니

여가생활이니 삶의 질이니 하는 말은 상위계급의 얘기고

남들 다 놀 때도 아침부터 밤늦도록

퀭하니 앉아 손님바라기나 하고 있어야 하는,

제 돈 들여 차려놓고 제 손으로 묶였으니

 

남 탓도 못 하고 여기저기 빚내다가

가게 세, 공과금 물어야 하는 가여운 사람들.

조카들 세배가 무서워 설에 처가에도 못 간 나도

그 무리에 딸린 못난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