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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벼슬하지 않고 시나 읊으며 살아가리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293]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지창토벽  紙窓土璧   흙벽에 종이창 내고

종신포의  終身布衣   평생 벼슬하지 아니하며

소영기중  嘯咏其中  시(詩)나 읊으며 살아가리

 

 

단원 김홍도의 그림 <포의풍류도(布衣風流圖)>의 화제(畵題)입니다. 그림 속에는 쌓아 올린 책과 다발로 묶인 두루마리, 중국자기로 보이는 귀가 둘 달린 병, 벼루와 먹 그리고 붓과 파초 잎, 술이 들었음직한 호리병 등이 보입니다. 선비는 비파를 연주하는데 앞에는 또 다른 악기 생황도 보이지요. 특히 이 그림의 주인공 선비는 망건 위에 쓰는 네모반듯한 사방관을 썼지만, 맨발 차림을 하고 있어 초탈한 모습을 보입니다. 이 그림은 그림의 이름처럼 벼슬하지 않은 선비의 망중한을 그린 작품이라고 하며, 단원 자신의 모습을 그렸다는 평도 받습니다.

 

그런데 이 방 안에 있는 것들이 당시에는 여간한 사람이 가지고 있기 어려운 진귀한 물건들이었다고 합니다. 더구나 파초 잎 옆에 놓인 아가리가 나팔꽃 봉오리 모양의 도자기는 기원전 11∼12세기 중국 상나라의 청동제기로 매우 비싼 것이었습니다. 끼니를 걱정할 정도로 어렵게 살았으면서도 단원은 매화 화분 하나를 큰 병풍 두 개 값에 해당하는 돈으로 사들일 만큼 수집하는 취미를 가지고 있었다고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