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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을 예견하는 꽃, 풍년화

[한국의 자원식물 이야기 62]

[우리문화신문=글ㆍ사진 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 풍년화[학명: Hamamelis japonica Siebold &Zucc.]는 조록나무과의 키가 6~10미터 정도까지 자랄 수 있는 ‘중간 키 갈잎나무’다. 풍년화는 먼 산에 아지랑이가 일고 계곡의 얼음이 풀릴 때면 황금색의 노란 꽃봉오리를 터트려 봄이 오고 있음을 알려주어 서울지방에서는 봄의 화신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식 한자 표기로 만작(澫作)이라 하여 풍작을 뜻한다. 봄에 일찍 꽃이 소담스럽게 피면 풍년이 든다고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며, 우리나라에 들어올 당시 처음 우리 이름을 정할 때 원명인 풍작의 뜻을 살짝 바꾸어 풍년화(豊年花)라고 붙였다.

 

풍성한 가을을 예약하는 것 같아 마음도 넉넉하게 해주는 좋은 이름이다. 지리산 등지에 자라는 한국 특산식물 히어리(Corylopsis coreana Uyeki)에 견주어 꽃잎이 4장이며, 선형으로 가늘므로 구분된다. 풍년화 종류는 북미 동부와 일본 및 중국에 4가지가 있다. 일본 풍년화는 노란 꽃이 피지만 중국 풍년화는 적갈색의 꽃이 핀다. 그 외에 많은 원예품종이 개발되어 있어서 꽃 색깔도 여러 가지가 있다. 꽃말은 ‘악령, 저주’다.

 

 

 

 

 

우리나라 산에서는 얼음새꽃(복수초)이 눈 속을 뚫고 올라와 대지의 생명을 깨우면 잠시 숨을 돌리고, 생강나무가 봄이 왔음을 알린다.

 

우리나라는 1930년 무렵 지금의 서울 홍릉 산림과학원에 처음 가져다 심은 이후 전국에 퍼져 나갔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풍년화는 원산지에서처럼 숲속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라 정원의 꽃나무로 터전을 잡았다.

 

나무 아래부터 줄기가 많이 올라와 큰 포기를 이루며 높이 6m 정도다. 나무껍질은 회색빛을 띤 갈색으로 매끄럽고 작은 가지는 노란빛을 띤 갈색 또는 어두운 갈색이다. 잎은 어긋나고 네모진 원형 또는 달걀을 거꾸로 세운 듯한 모양이며 털이 없다. 또한, 잎끝이 둔하고 밑은 찌그러져서 좌우가 같지 않으며 윗부분에 둔한 톱니가 있다. 잎 표면에 주름이 조금 있고 잎자루에 털이 있다.

 

 

 

 

꽃은 3∼4월에 잎보다 먼저 피고 노란색이나 적갈색으로, 꽃잎은 4장이고 창처럼 생겼으며 길이가 너비의 몇 배가 되고 밑에서 1/3 정도 되는 부분이 가장 넓다. 끝이 뾰족한 줄 모양의 바소꼴(대의 잎처럼 가늘고 길며 끝이 뾰족한 모양)이며 길이 2cm 정도로 다소 쭈글쭈글하다. 수술은 4개, 암술은 1개이며 암술대는 2개이다. 열매는 속이 여러 칸으로 나뉘어서, 각 칸 속에 많은 씨앗이 들어있는 열매의 구조를 가진 삭과로서 10월에 익는데, 달걀 모양 구형이고 짧은 솜털이 빽빽이 나며 2개로 갈라진다. 씨앗은 검고 탄력이 있어 튀어 나온다.

 

한방에서는 만작엽(滿作葉)이란 이름으로 약재로 쓴다. 풍년화의 씨앗은 먹을 수 있고 잎은 몸을 따뜻하게 하는 차를 끓일 수 있는데 농도를 연하게 하여 달인 액을 차게 한 것은 결막염에 쓰고 습포제는 좌상이나 출혈에 효과가 있다. 잎과 꽃이 피는 가지에서 증류한 증류물은 살균성과 수렴성이 있어 피부 통증에 사용되며 트거나 햇볕에 탄 피부, 멍, 부기, 그리고 뾰루지에 사용하며 출혈을 멈추게 하거나 정맥 확장에도 쓰인다. 또한, 연고나 좌약은 치질에 효과적이다.

 

미국 풍년화는 아메리칸 인디언들의 귀중한 약재로 이용되었다. 줄기를 삶거나 쪄서 진액을 뽑아내어 근육통, 상처, 벌레 물린 데를 비롯하여 폐렴과 종양치료까지 널리 이용했다고 한다.

 

[참고문헌 :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 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 서울대학교출판부)》, 《우리 나라의 나무 세계 1(박상진, 김영사)》, 《Daum, Naver 지식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