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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아픔이 오면 머물러 살다간 가겠지요

도종환, <바람이 오면>
[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73]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바람이 오면

 

                                - 도종환

 

       바람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그리움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아픔도 오겠지요

       머물러 살겠지요

       살다간 가겠지요

 

       세월도 그렇게

       왔다간 갈 거예요

       가도록 그냥 두세요

 

 

 

 

“동경 발간다래 / 새도록 노니다가 / 드러 내 자리랄 보니 / 가라리 네히로섀라 / 아으 둘흔 내 해어니와 / 둘흔 뉘 해어니오” 이는 《삼국유사》 권2 ‘처용랑망해사조(處容郞望海寺條)’에 나오는 것으로 신라 헌강왕 때 처용이 지었다는 8구체 향가 <처용가(處容歌)>다.

 

설화에서 처용의 아내가 무척 아름다웠기 때문에 역신(疫神)이 흠모하여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밤에 그의 집에 가서 몰래 같이 잤다. 처용이 밖에서 돌아와 잠자리에 두 사람이 있는 것을 보고 <처용가>를 부르며 춤을 추면서 물러났다. 그러자 역신이 모습을 나타내고 처용 앞에 꿇어앉아, “내가 공의 아내를 사모하여 범하였는데도 공은 노여움을 드러내지 않으니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맹세코 지금 이후부터는 공의 형상을 그린 것만 보아도 그 문에 들어가지 않겠습니다.”라고 했다. 이로 인하여 나라 사람들은 처용의 모습을 그려 문에 붙여 사기(邪氣)를 물리치고 경사스러움을 맞아들였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세기의 돌림병 코로나19로 고통을 받고 있다. 코로나19만이 아니다. 살다 보면 누구나 뼈를 깎는 아픔, 그리고 시련이 오게 마련이다. 여기 도종환 시인은 <바람이 오면> 시에서 그 아픔과 시련은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아님을 속삭인다. 그리고 그리움도 왔다간 가는 것이란다. 그것들이 내 인생을 온전히 구속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려니, 세월처럼 언젠가 내 곁을 떠날 것임을 잔잔히 읊고 있다. 지금 코로나19 탓으로 많은 이가 아득한 나날을 보낼 수도 있지만 처용무를 추는 우리에겐 코로나19가 우리의 곁을 언젠가는 떠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