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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자적하고 사는 것은 어떨까요?

[정운복의 아침시평 87]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어렸을 때 꿈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십중팔구는 대통령이었습니다.

로또 확률이 818만분의 1인데…. 대통령은 능력과 실력을 갖추면서도 5000만분의 1이니….

하늘이 내리지 않고는 오를 수 있는 자리가 결코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19대 대선 때 양구에서 개표 요원으로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전자 개표가 동원되긴 했지만 그래도 사람의 손이 많이 가는 개표과정이었는데

약 15,000의 투표용지 중에서 2,000표 정도가 무효표라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어찌 보면 사회에 대한 불만이 무효표로 나타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그 유형이 상당히 재밌습니다.

 

첫째는 온정주의로 모든 사람에게 표를 주고 싶은 마음에

13명의 후보에게 일일이 표를 찍어주어 붉은색으로 도배된 투표지도 있고

둘째는 양다리 형으로 두 사람에게 모두 기표한 사례도 있고

셋째는 자기표현형으로 투표지에 자신의 이름을 써넣은 일도 있고

넷째는 자기만족형으로 도장 대신에 볼펜으로 동그라미를 그린 예도 있고

다섯째는 여백 존중형으로 기표 장소 이외의 여백에 기표를 하기도하고

여섯째는 결정 장애형으로 세심하게 두 후보 사이에 기표하기도 한 사람도 있고

일곱째는 백지 답안형으로 아무 표시도 안 하고 투표함에 넣은 사람도 있지요.

 

후보의 번호가 6번을 넘어가면 큰 의미가 없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유효표 가운데 6-12번까지는 두세 표정도 밖에는 나오지 않는데

마지막 번호에 약 300표가 나왔다는 점입니다.

어차피 선거에 큰 관심이 없으니.

아무나 맨 마지막 번 애 기표를 한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지요.

 

대선에 나가려면 5개 시도에서 3,500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공탁금 3억 원을 걸어야 합니다.

물론 득표율이 15% 이상이면 공탁금 전부를, 10% 이상이면 50%를 반환받을 수 있지만

무소속의 경우에 그런 득표를 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그저 족보에 대선 출마에 대한 한 줄이 기록되는 것에 만족해야 하지요.

 

요즘 사회를 보면 대선의 꿈을 꾸는 사람이 상당히 많은 것 같습니다.

혹자는 국민의 이름을 팔아서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도 있고

1등만 살아남는 구조 속에서 상대를 밟고 일어서지 않으면 안 되니

온갖 유언비어와 상호비방이 난무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차피 대통령에 출마할 것이 아니라면 선택에 정성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리고….

 

 

고려 말에 절의를 지킨 세 학자, 삼은(三隱)이 있습니다.

목은(牧隱) 이색(李穡),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 야은(冶隱) 길재(吉再)가 그들인데요

‘隱’이란 자연에 은거하여 살았다는 의미이지요.

물론 이분들이 온전히 은거한 것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귀거래를 외치며 자연으로 돌아간 도연명의 삶도 썩 괜찮아 보이고

무욕청정(無慾淸淨) 유유자적(悠悠自適)도 의미 있어 보입니다.

평범함이 주는 행복 또한 작지 않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