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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국립전주박물관, 특별전 <용담, 새로이 기억하다> 열어

댐 건설로 인해 잠긴 용담 마을사람들 삶 조명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전주박물관(관장 홍진근)은 오는 8월 31일 특별전 <용담, 새로이 기억하다>를 연다. 이 전시는 전북의 주요 시설인 용담댐 건설 20돌을 기려 진안군(군수 전춘성), K-water 용담댐지사(지사장 김종래)와 함께 주최하였다.

 

2001년 국내 5번째 규모로 완공된 진안 용담댐은 전북 지역과 더불어 충남 일부지역의 생활용수와 공업용수 등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는 다목적 댐이다. 댐 건설로 형성된 용담호의 물은 전북도민의 생명수로 여겨질 뿐만 아니라 주변의 마이산 등의 관광명소와 함께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어 전북 지역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 시설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댐 건설로 인해 잠긴 용담 마을사람들의 삶을 조명하고,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된 댐 건설 과정과 의미, 그리고 발굴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옛 용담 사람들의 흔적을 살펴본다. 또한 이제는 사라진 고향, 용담을 기억하고자 했던 많은 사람의 노력을 한자리에 모았다.

 

1부 ‘물속의 마을을 들여다보다’에서는 용담 사람들이 쓰던 생활용품과 물속에 잠긴 학교의 물건들을 통해 그들의 삶을 잠시나마 느껴볼 수 있다. 학교에서 받은 상장을 보면 개근상을 받으며 상기된 얼굴로 뿌듯해하는 아이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하고, “곧바로 집으로 가서 집안일을 도와야지.”라는 급훈을 보면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는 그 시절이 떠오르기도 한다. 또한 누군가가 정성 어린 손 글씨로 쓴 편지에는 집배원 아저씨를 기다리던 소녀의 설렘이 아직도 남아 있는 듯하다. 신랑의 사주를 적은 종이는 함을 파는 넉살 좋은 함진아비의 우렁찬 목소리를 떠오르게 한다.

 

2부 ‘변화의 파도가 밀려오다’라는 용담댐의 건설과정과 의미를 조명한다. 용담댐의 건설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계획되었으나 일본이 전쟁에 지면서 계획은 그치고 만다. 그러나 광복 이후에도 이 지역은 댐 건설 예정지라는 이유로 주민들은 마을을 개발하는 것도, 땅을 소유하기도 쉽지 않았다. 한국전력공사에서 갖고 있던 토지를 주민들에게 무상으로 분배하기도 하였지만 1992년에 공사를 시작한 댐은 2001년에 완공되었다.

 

 

3부는 용담댐을 건설하면서 진행된 발굴조사 성과를 압축해서 선보이는 ‘옛사람의 흔적을 찾다’다. 용담댐 수몰지구에서는 우리나라 전시대를 보여주는 유적들이 발견되었다. 전북 지역 첫 구석기시대 유적인 진그늘 유적, 고인돌 윗돌 이동로와 대규모 밭까지 포함한 대규모 고인돌군인 여의곡 유적 등이 대표적이다. 황산리 무덤군과 수천리 무덤군에서는 삼국시대~조선시대에 이르는 용담 사람들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시대를 아우르는 유적들은 용담 지역이 선사시대부터 지금까지 사람들의 주된 삶의 터전이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4부에서는 용담을 기억하고 기록하고자 했던 여러 사람의 노력들을 모았다. ‘용담을 기억하다’에서는 수몰 마을을 하나하나 돌아다니며 촬영한 사진과 수집한 물건들을 정리한 목록집, 고향마을을 그림과 서예로 남긴 작품들, 10여 권에 이르는 많은 양의 발굴조사 보고서, 용담의 아름다운 풍경과 정겨운 모습을 찍은 사진집 등이 주요 전시품이다. 아쉽게도 고향 마을은 사라졌지만, 그 추억은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립전주박물관은 이번 특별전을 통해 전북 지역의 중요 시설인 용담댐을 시민들에게 소개하고, 지역의 역사문화와 지역민들의 삶을 이해·공감하며, 이를 토대로 지역발전을 추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