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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와 장자, 다름과 틀림

[정운복의 아침시평 119]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아래 내용은 장자가 공자를 보는 시각입니다.

 

 

공자가 살구나무 아래에서 쉬고 있었다.

제자들은 책을 읽고 있는데 공자는 노래를 부르며 거문고를 타고 있었다.

어떤 어부가 배에서 내려 조용히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윽고 노래가 끝나자 어부가 물었다.

“저 사람은 뭐 하는 사람이냐?”

자로(공자의 제자)가 대답하길 “공씨로 노나라의 군자입니다.”

 

“공씨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공씨는 태어나면서 몸소 인의를 실행하며 예악을 지키고

인륜을 갖추어 위로는 임금에게 충의(忠義)를 다하고

아래로는 만백성을 교화하여 장차 천하 사람들을 이롭게 하려 합니다.

 

객이 또 물었다.

“영토를 가지고 있는 군주인가?”

“아닙니다.”

“그러면 제후나 왕을 돕고 있는 사람인가?”

“아닙니다.”

 

객이 왔던 길을 돌아가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 사람 어질기는 틀림없이 어질지만, 아마도 그 몸은 화를 면치 못할 것이다.

마음을 괴롭히고 몸뚱이를 지치게 해서 자신의 참된 본성을 위태롭게 할 것이다."

 

 

 

 

 

장자는 공자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장자에게는 혼돈의 예화가 있지요.

인위적인 구멍 뚫기(인의예지)가 가져올 해악을 설명하는 글입니다.

 

 

중앙의 임금을 혼돈(渾沌)이라 한다.

숙과 홀이 때마침 혼돈의 땅에서 만났는데, 혼돈이 매우 융숭하게 그들을 대접했다.

숙과 홀은 혼돈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하여

“사람은 모두 7규(七竅: 일곱 개의 구멍 곧 눈, 귀, 입, 코)가 있어서

그것으로 보고 듣고 먹고 숨 쉬는데

혼돈에게만 없으므로 시험 삼아 구멍을 뚫자.”라고 했다.

날마다 한 구멍씩 뚫었는데 7일이 지나자 혼돈은 죽고 말았다.

 

 

공자는 인의예지를 이야기하고 장자는 무위자연을 이야기합니다.

공자는 인위적으로 무언가를 깨우쳐 인간답게 만들려고 노력하지만

장자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말합니다.

 

어느 것이 옳고 어느 것이 그른가의 문제가 아닙니다.

적어도 나와 생각과 가치관이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다름을 틀림으로 인식하지 않고 더불어 사는 삶이 멋스러운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