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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파이팅은 가짜 영어, 우리말로 써야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748]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전라북도 전주에서는 해마다 <전주대사습놀이전국대회>가 열립니다. ‘전주대사습놀이’는 조선 후기에 시작하여 전주 지역에서 펼쳐지는 전통 예술 잔치를 말하는데 전주부성의 통인들이 예인들을 초청해서 판소리를 들었다는 데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영정조 시대에 체계화되었으며, 전국의 명창과 소리꾼들이 모여 겨루었지요. 1975년에 재현되어 판소리명창부, 농악부, 기악부, 무용부, 민요부 등 10개 분야 예인들의 기량이 펼쳐지고 있는데 권위 있는 경연대회로 손꼽힙니다.

 

며칠 전엔 우연히 텔레비전을 돌려보다가 이 전주대사습놀이가 재방송되는 반가운 장면을 보았지요. 그런데 기악부에서 결선에 오른 경연자가 백인영류 아쟁산조를 연주할 때 결선에 오른 연주자의 다짐이 자막으로 떴는데 “소리의 잘생김을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하여 젊은 연주자의 멋짐을 본 것 같아 기뻤습니다. 그런데 그 뒤에 쓸데없이 ‘파이팅!’이란 문구 하나가 덧붙여진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파이팅(fighting)”이란 말은 본래 영어권 사람들에게는 통하지 않는 출처가 모호한 가짜 영어입니다. ‘파이팅’은 호전적인 뜻으로 ‘싸우자’, '맞장 뜨자’라는 정도의 뜻일 뿐이며, ‘어려움을 무릅쓰고 계속하자!’를 나타내는 말은 '키프 잇 업’(keep it up)이라고 해야 한다고 하지요. 더러는 이 말을 '화이팅’이라고 소리내기도 하는데, 이것은 ‘외래어 표기법’에 어긋나며, 얼큰한 대구탕을 끓이는 ‘대구’(whiting)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우리말 힘내자, 아자아자, 잘한다 같은 말이 있는데도 굳이 가짜 영어를 예술경연대회에서 쓰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