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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균의 《말뚝이 가라사대》와 함께하기

[우리문화신문=이달균 시인]

 

   불빛에 날라리 울고 징소리 애잔하다

   감는 듯 감기는 듯 여인 둘 마주 보며

   살포시 코고무신 들어 나울나울 춤을 춘다

 

   속살은 인절미 맛

   찰지고 쫄깃쫄깃

   도화살 낀 년이라면

   복상사 조심조심

   문단속 서방질 단속

   자나 깨나 다시 보자

 

   못 보던 색신데 어디서 왔다던가?

   니가 아나 내가 아나 달포 전에 왔다는군

   갓 따온 애호박같이 무쳐먹기 딱 좋구만

 

   언뜻언뜻 스쳐가는

   불빛에 비친 눈물방울

   흰 장삼 휘감아 올려

   얼굴을 훔치고는

   먼 하늘 용마루에 걸린

   별빛을 바라본다

 

   슬픔인지 교태인지

   우수인지 화냥낀지

   이 밤 남정네들

   돌아갈 집은 없다

   춤사위 흐드러지니

   밤은 자꾸 깊어가고

 

 

 

 

<해설>

무대는 특별한 장치 없이 마당에서 연희하며, 악사는 놀이마당 가장자리에 앉고 관객은 그 주위를 원형으로 둘러싸고 구경한다. 조명은 놀이마당 가운데 두서너 곳에 장작불을 놓아서 밝힌다. 놀이 내용은 그날그날 따라 조금 다르지만 대체로 원형은 변하지 않는다.

 

첫째마당은 ‘중춤’이 시작되기 전에 이 시집에선 각시를 먼저 조명한다. 중과 각시가 굿거리장단에 맞추어서 춤을 추는 장면인데 각시에 눈길을 주는 작품이다.

 

중은 넌지시 춤추는 두 각시를 바라본다. 날리는 불빛에 얼굴도 붉고, 코고무신에 비치는 빛깔도 그윽하다. 유혹인지 제 춤에 젖은 것인지 두 각시 굿거리장단이 좋다. 그 춤사위 요염하여 땡중도 몸이 근질근질하다. 이참에 보기 좋게 파계를 실천할까, 중답게 산사로 들어갈까. 아아, 그러기엔 각시들 몸짓이 너무 예쁘다. 짙은 화냥끼 발산일까, 남정네 꼬여내는 교태일까.

 

아, 돌아갈 집은 먼데, 이 춤 어찌 보지 않고 장마당 떠날 수 있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