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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과 고집사이

[정운복의 아침시평 136]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자연을 보면 새로 나온 새싹은 부드럽기 그지없습니다.

하지만 다 자란 나무나 고사목은 딱딱하게 마련이지요.

새싹은 나날이 성장해가지만

고목은 나날이 인멸되어갑니다.

 

 

생명이 있으면 부드러운데 생명의 에너지가 빠져나가면 딱딱해집니다.

곧 부드러우면 살고 딱딱하면 죽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지요.

딱딱함은 자연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고정관념, 고집, 집착, 오만, 편견 같은 것은 딱딱한 마음이고

이것에 굳어지면 나만 옳다고 여겨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게 됩니다.

 

소신은 생각하는 게 확실하다고 믿는 것이고

고집은 자기 의견이나 생각을 고치거나 바꾸지 않고 우기는 것입니다.

소신 있는 사람은 자기 믿음이나 생각의 근거가 빈약하거나 원칙에 어긋나면

고치려 노력하지만

고집 있는 사람은 한 번 마음 먹으면 옳든 그르든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어쩌면 소신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 가깝지만

고집은 남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악에 가깝습니다.

《대학(大學)》에 ‘수신제가(修身齊家)’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자신을 갈고닦은 이후에 집안을 잘 다스릴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수신은 고집과 아집을 버리고 성인의 자취를 따라가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고집은 자아 상실에 대한 보상심리의 결과라고 합니다.

그러니 고집은 아무리 좋게 포장해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소신 있는 사람은 고집쟁이를 금방 알아보지만

고집쟁이는 소신 있는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합니다.

 

그래서 퇴계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자기의 의견만 주장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따를 줄 모르는 것은

학자의 큰 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