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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462. 조선시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는 없었다

   

우리의 설로 따진다면 어제 부터가 계사년 새해인 셈입니다. 설날이 되면 우리는 세배를 하고 새해 덕담을 나눕니다만 대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렇게 말하지요. 그런데 이 덕담은 명령투여서 바른 표현은 아니며 예전 부터 쓰던 말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떤 덕담을 했는지 알아볼까요?

“고모님께서 새해는 숙병(宿病)이 다 쾌차(快差)하셨다 하니 기뻐하옵나이다.” 이 글은 숙종임금이 고모인 숙희공주에게 보낸 편지에 들어있는 내용입니다. 숙종은 고모의 오랜 병이 완치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숙병이 쾌차했다 하니 기쁘다”라며 아직 병중이건만 이미 병이 다 나은 것처럼 표현한 것이지요.

그런가 하면 정조 때 사람 한경(漢經)은 하진백(河鎭伯) 집안 사람들에게 문안 편지를 보냅니다. 그 편지에 보면 하진백이 과거공부를 더욱 열심히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가을에 있을 과거에서 급제했다며 미리 축하의 덕담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밖에 한국학중앙연구원 어문생활사연구소에 따르면 명성왕후(明聖王后, 현종 비)가 셋째 딸인 명안공주(明安公主)에게 보낸 편지, 인선왕후(어머니)가 숙휘공주(딸)에게 보낸 편지, 순원왕후(재종누나)가 김흥근(재종동생)에게 보낸 편지 등도 모두 이렇게 미리 좋은 일이 있다는 예견의 덕담을 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조선시대 사람들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같은 덕담이 아니라 미래의 기쁜 일이 마치 완료된 것처럼 "마침형(완료형)" 덕담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제 우리도 각자의 형편에 맞게 마침형 덕담을 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