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유기농 우리밀 통밀을 이용하여 크림치즈와 카야잼을 넣고 앙꼬빵을 반들어 봤답니다. 작게 만들어 하나씩 먹기에 부담이 없고 우리밀 통밀을 이용하여 몸에도 좋고 속도 편한 빵이랍니다. -다음-
우리밀로 앙꼬빵을 만들었다? 왜 멀쩡한 조선 밀에 일본말을 섞는가? 인터넷에 자랑스러운 듯 우리밀 빵 사진을 올린 사람은 20대 아가씨 같다. 딴엔 우리밀 빵을 자랑하고 싶은 거겠지만 ‘앙꼬’가 일본말인줄은 모른다. 이 아가씨뿐이 아니다. ‘다음’ 블로그에는 온통 ‘앙꼬빵’ 찬양 문구가 즐비하다. 밥맛없는 아침대용으로 간단히 먹고 출근길에 나설 수 있는 앙꼬빵은 사람들에게 인기 만점 빵이란다. 대관절 앙꼬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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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꼬빵 |
위 일본어사전 풀이처럼 앙꼬의 재료는 팥·강낭콩 뿐 아니라 속을 채우는 것이면 뭐든지 앙꼬이다. 따라서 녹두, 밤, 검은깨, 땅콩, 호두, 대추, 바나나 등이 모두 앙꼬가 된다. 그런데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팥‘에만 한정하고 있다. 실제로는 일본처럼 밤이나 고구마 검은깨 등도 속 재료로 쓰면서 말이다. 속재료로 밤을 넣으면 밤빵이요, 팥을 넣으면 팥빵이라 부르면 되는 것을 ‘앙꼬빵’하는 것은 옳지 않다. 더구나 서양밀가루도 아닌 ‘우리밀 앙꼬빵’ 이란 된장찌개를 와리바시(젓가락)로 먹는 꼴이다.
앙꼬(あんこ)를 <관보> 역시 제13,536호(1997.2.15)에서 우리말‘팥소’로 순화하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여전히 사람들은 앙꼬빵이라고 부르길 즐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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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일본의 앙꼬빵이 한국에 언제 들어왔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다. 다만 1959년 3월 동양전분공장에서 앙꼬를 생산했는데 서울시 용산구 청파동 3가 27번지에 공장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앙꼬생산은 이 보다 앞섰을 것으로 생각된다.
떡은 즐겨 먹었어도 빵의 문화는 아무래도 수입문화이다. 그러다 보니 카스테라를 비롯하여 빵에 붙는 말을 달리 표현 할 길 없이 부른다. 그렇다고는 해도 앙꼬빵의 앙꼬(あんこ, anko)는 ‘팥빵’이라고 하는 게 훨씬 그 뜻을 명확히 이해 할 수 있다고 본다. 원래 앙꼬란 앞서 말했지만 팥만을 가리키는 게 아닐뿐더러 밤, 콩 등 다양한 재료를 일컫는 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