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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밀로 ‘앙꼬빵’ 만들기

[≪표준국어대사전≫ 안의 일본말 찌꺼기(33)]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유기농 우리밀 통밀을 이용하여 크림치즈와 카야잼을 넣고 앙꼬빵을 반들어 봤답니다. 작게 만들어 하나씩 먹기에 부담이 없고 우리밀 통밀을 이용하여 몸에도 좋고 속도 편한 빵이랍니다. -다음-  

우리밀로 앙꼬빵을 만들었다? 왜 멀쩡한 조선 밀에 일본말을 섞는가? 인터넷에 자랑스러운 듯 우리밀 빵 사진을 올린 사람은 20대 아가씨 같다. 딴엔 우리밀 빵을 자랑하고 싶은 거겠지만 ‘앙꼬’가 일본말인줄은 모른다. 이 아가씨뿐이 아니다. ‘다음’ 블로그에는 온통 ‘앙꼬빵’ 찬양 문구가 즐비하다. 밥맛없는 아침대용으로 간단히 먹고 출근길에 나설 수 있는 앙꼬빵은 사람들에게 인기 만점 빵이란다. 대관절 앙꼬란 무엇일까?    

   
▲ 앙꼬빵

위 일본어사전 풀이처럼 앙꼬의 재료는 팥·강낭콩 뿐 아니라 속을 채우는 것이면 뭐든지 앙꼬이다. 따라서 녹두, 밤, 검은깨, 땅콩, 호두, 대추, 바나나 등이 모두 앙꼬가 된다. 그런데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팥‘에만 한정하고 있다. 실제로는 일본처럼 밤이나 고구마 검은깨 등도 속 재료로 쓰면서 말이다. 속재료로 밤을 넣으면 밤빵이요, 팥을 넣으면 팥빵이라 부르면 되는 것을 ‘앙꼬빵’하는 것은 옳지 않다. 더구나 서양밀가루도 아닌 ‘우리밀 앙꼬빵’ 이란 된장찌개를 와리바시(젓가락)로 먹는 꼴이다.  

앙꼬(あんこ)를 <관보> 역시 제13,536호(1997.2.15)에서 우리말‘팥소’로 순화하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여전히 사람들은 앙꼬빵이라고 부르길 즐겨한다. 

   
 

이른바 일본의 앙꼬빵이 한국에 언제 들어왔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다. 다만 1959년 3월 동양전분공장에서 앙꼬를 생산했는데 서울시 용산구 청파동 3가 27번지에 공장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앙꼬생산은 이 보다 앞섰을 것으로 생각된다.  

떡은 즐겨 먹었어도 빵의 문화는 아무래도 수입문화이다. 그러다 보니 카스테라를 비롯하여 빵에 붙는 말을 달리 표현 할 길 없이 부른다. 그렇다고는 해도 앙꼬빵의 앙꼬(あんこ, anko)는 ‘팥빵’이라고 하는 게 훨씬 그 뜻을 명확히 이해 할 수 있다고 본다. 원래 앙꼬란 앞서 말했지만 팥만을 가리키는 게 아닐뿐더러 밤, 콩 등 다양한 재료를 일컫는 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