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 = 전수희 기자] “자수박물관을 보고 멋지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도 숙제로 십자수를 하다가 지겨워 쉬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오늘 자수박물관에 와보고 깜짝 놀랐어요. 큰 활옷에 수를 3년 걸려 놓았다는 이야길 듣고 반성했어요. 제 자신이 끈기와 노력이 부족했다는 생각에서였지요”
북촌의 한상수자수박물관에서 만난 천안 구성초등학교 이솔희 양(6학년)과 분당의 늘푸른초등학교 백승우 군(3학년)은 이종사촌 사이로 자수박물관을 둘러본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제법 어른스런 답을 했다.
![]() |
||
▲ 한상수자수전시공방 입구 |
여름방학을 맞아 아이를 데리고 천안에서 일부러 북촌의 한상수자수박물관을 찾은 이솔희 양의 어머니는 “아이들이 책에서만 익히던 것을 실제 현장에 데리고 와 보여주고 싶었어요. 전통자수에 대한 비디오 영상물을 보고 아이들이 자수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 기뻐요” 라며 자수박물관에 온 것을 흡족하게 여기는 듯했다.
서울시 종로구 가회동 11-31번지에 있는 한상수자수박물관은 1963년 수림원(繡林苑)자수연구소에서 출발하여 일제강점기 이후 점차 사라져가는 수공예의 기술적 자원을 살려내고 수예 전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1973년에 수림원전시관으로 이름을 바꿔 전시와 전수교육을 병행하였으며 아울러 연구 성과를 모아 ≪기초자수≫, ≪이조자수≫, ≪흉배≫, ≪수불≫과 같은 자수관련 책을 펴냈다.
▲ 박물관 옆 모습(한자로 한상수자수전시공방)이라 적혀있다.
1984년 문화부 문화재청에 “중요무형문화재 제 80호 <자수장> 예능보유자로 지정된 한상수 선생은 국가관리의 체계적인 전수교육을 전담하게 되었다. 1991년에는 대만국립역사박물관과의 <‘91 한중고급자수교류전>을 개최하였고 이후 일본, 미국, 독일, 프랑스 각지에서 전통자수 전시회와 공개 시연 및 세미나 발표 등 한국의 수준 높은 자수문화를 전 세계에 꾸준히 알려오고 있다.
한편, 2005년 9월에 개관한 한상수자수박물관(서울시 등록 제 20호)은 부설기관인 <수림원자수연구소>에서 고대방직사 연구와 전통섬유가공기술의 원형 연구를 심화하고 아울러 한중문화교류에도 힘쓰고 있다. 현재 이곳에는 '박물관아카데미 자수 전문지도자반' 등 다양한 자수강좌가 열리고 있다.
▲ 자수 작품들을 전시한 박물관 내부
등잔 밑이 어둡다고 서울에 살면서도 가까이에 이렇게 전통의 향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자수박물관이 있는 줄을 기자는 몰랐다. 한 여름 뙤약볕이 사정없이 내리쪼이고 있었지만 우리문화와 전통을 아끼고 그 가치를 이해하려는 사람들로 북촌의 골목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찼다.
▲ 방학을 맞아 박물관을 찾은 이솔희, 백승우 군
▲ 아담한 자수박물관 앞 마당
주소 : 서울 종로구 가회동 11-32번지 (가회새싹길 15)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 어른 3000원, 고등학생 이하 2000원
누리집 : http://www.hansangsoo.com
전화 : 02-744-1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