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8 (일)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잔치 그리고 행사

고기 밥상이 시작되던 ‘서울의 푸줏간’ 전

서울역사박물관 청계천문화관에서 6월 28일부터

[그린경제/ 얼레빗 = 정석현 기자]  서울역사박물관 청계천문화관(관장 한은희)은 오는 6월 28일부터 9월 14일까지 기획전 “서울의 푸줏간”을 연다. 

 서울시 최초로 가축시장․도축장․축산물시장이 한 곳에 설치된 마장동, 백정들이 하는 미천한 일이라며 노출을 꺼려했던 마장축산물시장의 사람들이 직접 생생한 삶의 현장을 공개한다. 서울 시민의 영양분 공급소로서 마장동의 지나간 삶의 흔적과 기억을 되짚어 보는 전시이다.

  전시는 오랜 시간 도심 부적격시설로 지목되면서도 수도권 육류의 70%를 공급하며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마장축산물시장이 언제부터, 왜 하필 마장동에 반세기 넘게 자리하고 있는지, 시장의 영역이 끊임없이 확장되는지, 그 원동력에 대한 세밀한 추적이다.

  마장동馬場洞은 조선시대 왕실 및 관청의 말을 기르던 살곶이목장箭串場의 수말을 기르던 지역에서 그 이름이 유래하였다.

   
 

 살곶이목장은 말의 사육 및 궁중의 목장, 왕의 가마 등을 관장하던 사복시(司僕寺) 소속의 양마장(養馬場)이다. 왕이 말을 지켜보았던 ‘화양정(華陽亭)’, 말먹이를 키우던 ‘장안평(長安坪)’, 암말을 기르던 ‘자양동(紫陽洞)’과 함께 마장동과 그 주변 지역은 살곶이목장과 관련된 지명이 오늘날까지 남아 있다.

  마장축산물시장이 들어서기 전 마장동은 미나리․무․배추밭이 즐비한 농촌마을이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나라의 대표 문화재 수집가인 간송 전형필의 땅에 농사를 지었던 마장동 토박이 ‘김영진씨 일가’의 80여 년간의 생활상을 소개한다.

마장동은 예부터 한양도성 내 채소를 공급하는 지역으로 1930년대 마장동에 정착한 김영진씨 일가는 왕십리․마장동 등지에 대규모 농사를 지었는데, 특히 이번 전시에서 간송 전형필의 땅에 어마어마한 양의 농사를 짓고 소작료를 지급했던 영수증이 최초로 공개된다.

   
 

  소의 도살을 금했으나 쇠고기에 대한 수요가 많아 밀도살이 횡행했던 500여 년의 서울 역사에 현대식 도축장이 들어선 것은 1909년이다.  대한제국기인 1909년, 신설리와 합동에 한반도 최초의 도축장이 건립 되었고, 아현동 도축장(합동 도축장이 이전)과 경성부 내 사설 도축장을 통합해 현저동 도축장(1917)을 지었으나, 또다시 숭인동 도축장(1922)이 신설되는 등 현대식 도축장의 입지는 해결이 어려운 숙제였다.

이후  일제강점기인 1937년, 도축 폐수의 처리가 용이하고 도심으로 원활 하게 육류를 공급할 수 있는 교통이 편리한 마장동이 최적합지로 지목되어, 숭인동의 가축시장․도축장의 이전이 확정되었다. 그러나 중일전쟁으로 실현되지 못했다.

 광복 이후 서울시가 그 계획을 받아들여 가축시장(1958)․도축장 (1961)을 마장동에 설립했고, 시민들에 의해 축산물시장이 자생적으로 형성되어 오늘에 이르기까지 마장동은 변화무쌍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가축시장1958~1974․도축장1961~1998이 마장동에서 사라졌지만, 마장축산물시장 상인들은 지방에서 도축된 소․돼지의 저렴한 운임과 원활한 물량 수급을 위해 마장동을 떠날 수 없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는 소비자의 소매가와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서 마장축산물시장의 역할과 앞으로 우리가 해결해야 할 점들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특별한 날이면 ‘쇠고기․돼지고기’를 굽고, 데치고, 무쳐 한상 거하게 차려내는 밥상문화를 가지고 있다. 서울 사람들의 밥상 위에 ‘고기’가 주연이 되고, ‘일두백미一頭百味’라 하여 소 1마리에서 나오는 100가지 맛’을 남녀노소가 알기까지 조선시대, 일제강점기, 그리고 현대의 대표적 고기 밥상을 조명하였다.

 *관람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 관람료는 무료이다.
*문의: 02-2286-3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