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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뿔에 새긴 아름다운 화각공예

교토 고려미술관, 조선시대 목가구전

  1.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일본 교토에 있는 고려미술관 (高麗美術館)에서는 조선시대 방안을 장식했던 가구와 소품들을 7월 5일부터 9월 28일까지 전시한다. 조선시대에는 남녀의 공간이 서로 달랐으며 그 공간을 꾸미는 가구도 달랐는데 주로 목가구였다.

    조선시대 가구의 특징은 유교정신을 바탕으로 한 소박하고 검소한 것이 남성의 공간이었다면 부유층 여성들의 공간은 “화각(華角)” 기법으로 장식된 물건들이 여성스러움과 화려함을 연출해왔다.특히 화각공예(華角工芸)의 조선 독자적인 제작 기법은 조선만이 가진 아름다움일 뿐만 아니라 나전(螺鈿)이나 대나무 등 풍부한 재료를 이용한 가구를 비롯하여 나무의 재질을 최대한 살린 소박한 반다지, 소반 등도 이번에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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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화각공예 전시 포스터

  3. “내가 바라는 것은 모든 나라 사람들이 나의 조국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올바르게 이해하여 진정한 국제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것은 고려미술관을 설립한 정조문(鄭詔文 1918-1989)선생이 1988년 10월 25일 고려미술관 개관식을 기념하여 만든 《고려미술개관기념도서록》에서 밝힌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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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고려미술관을 세운 정조문 선생은 40여 년 동안 일본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면서 사재를 털어 잃어버린 ‘우리 문화재’ 1,700점을 되찾았다. 말이 1,700점이지 일본으로 건너온 조선의 고귀한 조선의 문화재 한 점 한 점은 정조문 선생의 필생의 땀과 노력으로 되찾은 또 하나의 치열한 ‘독립투쟁’이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 아름다운 화각 3층장(교토 고려미술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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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정조문 선생은 경상북도 출신으로 7살 되던 해인 1925년 봄 부모님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교토에 거주하면서 교토를 제2의 고향으로 여기고 살면서 1950년대부터 고려청자와 조선백자를 비롯한 조선의 공예품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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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그러나 선생은 단순한 미술 공예품 수집뿐만 아니라 조선의 문화 그 자체에 매료되어 조선문화의 역사에 눈을 뜨게 되는데 이러한 작업을 그는 놓치지 않고 1969년 3월에 계간지 《일본 속의 조선문화、日本の中の朝鮮文化》창간하여 일본 곳곳에 남아 있는 조선의 문화유적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이 작업에는 일본의 유명한 소설가이자 평론가인 시바료타로(司馬療太郎)와 역사학자이자 교토대학 교수인 우에다마사아키(上田正昭) 씨, 재일사학자 김달수 씨 같은 쟁쟁한 분들이 관여하여 일본 속의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당시 이 책은 일본에서 “가장 혁명적인 잡지”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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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교토의 <고려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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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교토의 고려미술관이 자리한 주변에는 고대조선문화와 관련이 깊은 유적지가 많은데 도왜계(渡倭系) 출신인 하타(秦氏)씨와 가모(賀茂)씨가 세운 신사와 절들이 즐비하다.
  9. 이러한 고대한반도와 관련이 깊은 곳에 자리한 고려미술관은 아담한 건물에 기와를 두른 담장으로 꾸며놓아 어딘가 모르게 고국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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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기자가 이곳을 찾은 작년 7월 15일 무렵에는 교토의 3대마츠리인 기온마츠리 기간으로 푸르게 우거진 고려미술관 뜰에서는 매미소리가 우렁차게 울려 고국의 어느 한적한 시골집 분위기를 느꼈던 기억이 난다.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미술관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놓여 있던 커다란 달 항아리였다. 이 달항아리는 특히 정조문 선생이 이것을 사기 위해 당신의 1년치 월급을 모두 쏟아 부은 걸작이었다는 안내원의 설명이 지금도 귓전을 맴돈다. 한 점 한 점 그렇게 모아진 것이니만큼 더욱 소장품이 애틋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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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이번에 전시하는 안방 공예품 가운데 “화각삼층장(華角三層欌)” 역시 실물을 보고는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화각삼층장은 소뿔을 종잇장처럼 얇게 펴서 그림을 그린 뒤에, 그림이 소뿔에 비쳐 보이도록 뒤집어 목공예품에 붙여 치장하는 전통 공예 기법으로 소뿔의 뒷면에 그림을 그렸기 때문에 그림이 벗겨지지도 않고 은은한 소뿔의 광택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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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조문 선생이 1년치 월급을 모두 쏟아 부어 샀다는 "달항아리"

    화각공예는 목공예품의 표면을 꾸민다는 점에서 보면 나전칠기공예와 비슷하지만 나전은 얇게 간 조개껍데기인데 견주어 화각공예는 소뿔이라는 점이 다르고 그 모양이 화려하다는 점이 특이하다.
  16. 이번 전시는 “소뿔에 숨겨진 다채로운 세계”라는 주제로 조선의 아름다운 화각공예를 유감없이 감상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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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전시이름: 2014년 여름 기획전 <화각과 목공- 소뿔에 숨겨진 다채로운 세계, 2014年 夏の企画展 「華角と木工―牛の角に秘められた多彩な世界―>
  19. *전시기간: 2014년 7월 5일~9월 28일 10:00~16:30
    *문의: 高麗美術館(고우라이비주츠칸, こうらいびじゅつかん)
    *주소: 京都市北区紫竹上岸町15番地
    *전화: 일본 075-491-1192  전송: 일본 075-495-3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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