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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형무소 재소자들의 작품 보실래요?

[그린경제/얼레빗 =  도쿄 이윤옥 기자]  전형적인 일본의 문양을 아로새긴 문갑, 대형 장롱, 가죽소파와 식탁 따위의 가구들이 유명한 가구회사 제품 못지않게 전시하고 있었는데 이것들은 모두 일본 형무소의 재소자들이 손수 만든 제품들이다. 도쿄 신주쿠 역 구내에서는 7월31일부터 8월 7일까지 “형무소 작품전”을 열고 있어 어제 마지막 날 전시장을 다녀왔다.

 전시장에는 세련된 신사, 숙녀화는 물론이고 여성들의 핸드백, 모자뿐만 아니라 도자기 컵, 편지지, 수첩, 안경집 같은 일상소품들 심지어는 이불까지 없는 물건이 없을 정도로 빼곡하다. 값은 결코 싸지 않았지만 품질만은 일류 못지않아 보였는데 물건들을 고르는 시민들로 매장은 매우 북적 거렸다. 기자도 노트북 가방 같이 생긴 네모 반듯한 검은가죽 가방이 너무나 맘에 들어 요리조리 살펴보았는데 가격이 ‘3만엔(우리돈 30만원)’이라 구경만 했다.

   
▲ 형무소작업제품이라는 글씨가 보인다

 

   
▲ 한 어르신이 구두를 고르고 있다.

일본 형무소에는 ‘사업부 작업’ 부서가 있는데 이곳에서는 (재)교정협회형무소협력사업부에 물품 제작을 의뢰하여 동 사업부에서 조달한 원자재를 이용하여 물건을 만들어 판 뒤 제품의 가공비를 지불하는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물론 재소자들도 일정 부분의 임금을 국가로부터 받는다. 이러한 형무소 안의 작업 목적은 어디까지나 재소자들의 규칙적인 생활과 공동 작업을 통한 사회 순응을 목표로 하지만 상당한 기술을 익힌 사람들은 사회에 나가서도 재활능력이 높다고 한다.

   
▲ 물건을 고르는 사람들

 재소자들이 만든 물건들은 1년에 3회 전시를 하는데 2월과 5월 그리고 8월에 각각 1주일간 전시 판매한다. 시민들은 이러한 “형무소작업제품”에 몹시 만족한 듯 매장 안은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많이 나와 물건을 고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고 전시된 물건 들 중에는 “판매완료” 딱지가 붙은 것이 제법 많았다.

   
 일본의 전형적인 서랍장(단스)은 매우 고급스럽다

   
▲ 전시된 가구들은 가구매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종류와 가짓수도 많다

 매장을 찾아 가구 앞을 서성이는 분을 만나 물어 보았다. 도시마쿠 오오츠카에 사는 구로다미요 (78살) 라고 자신을 소개한 어르신은 “무엇보다 물건의 질이 좋아요. 튼튼하게 아주 잘 만들어서 해마다 전시회에 와서 이것저것을 삽니다. 일본에도 값싼 중국 제품이 넘쳐나정성껏 만든 수제품을 사기가 쉽지 않아요.”라고 하며 서랍장을 하나 사고 싶다고 했다.

   
▲ 가구 소품도 많다

 재소자들이 만든 수많은 종류의 물건들을 돌아보면서 재활의지를 높이면서도 시민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물품전시장에는 재소자들의 형무소 안에서의 생활과 작업현장 사진이 전시되어 있을 뿐 아니라 재소자 작품전시의 역사적인 사실을 판넬로 전시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