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도쿄 이윤옥 기자] 8월 9일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일(이곳에서는 ‘원폭의 날’이라함) 69년을 맞아 일본 언론에서는 추도식 장면을 생방송으로 내보냈다.
제11호 태풍의 일본열도 북상으로 나가사키 일대에는 비바람이 치는 가운데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 "다시는 이 땅에서 원자폭탄 투하 같은 참상은 없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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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9일 원폭의 날을 맞아 나가사키에서 열린 기념식 생중계 (NHK 방송 사진 찍음) |
추도식 생중계를 보면서 식민침략의 쓰라린 역사를 되새겨야 하는 한국인으로서 일본이 정말 핵무기의 두려움과 전쟁없는 사회를 꿈꾸고 있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것은 69년째 “원폭 추도식”을 해오고 있으면서 “핵무기 없는 평화로운 세계 구현”을 짓밟는 아베정권을 탄생시킨 것이 오늘의 일본인들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한편 추도식 다음날일 10일 아침 아사히 신문보도에 따르면 아베정권의 집단적자위권에 대한 강경자세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피폭 5단체(被爆5団体)와 나가사키피폭유족회 회장 마사바야시(正林克記) 씨가 “집단적자위권은 타오르는 불에 기름을 붙는 격”이라며 “집단적자위권 철회”를 주장한다는 보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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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의 소원 종이 다발 |
이에 대해 아베수상은 “평화국가에 대한 의지는 변함이 없다. 집단적자위권에 대한 이해를 구한다.”라고 답을 했으며 나가사키원폭피해자협의회 다니구치(谷口稜曄)회장은 “아베정권은 그간 피폭자가 호소해온 방향과 반대 노선을 걷고 있다”며 난색을 표명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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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폭 당사자들이 방송에나와 당시 참상을 증언하는 모습 |
하지만 이러한 피폭자들의 목소리는 그간 일본사회에 크게 반영되지 못했다. 입으로만 외치는 일본 사회의 “평화”라는 말이 원폭 추도식에서도 잠시 겉돌다 사라질 뿐 또다시 군국주의 부활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군국주의로 치닫는 아베정권에 대다수의 일본인은 힘을 실어주고 있음이 우리에게 더 큰 걱정을 갖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