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정석현 기자] 마포구 매봉산 자락에 자리잡고 131만 배럴 석유를 담아뒀던 지름 15~38m, 높이 15m(5층 건물 규모)의 탱크 5개를 비롯, 1970년대 산업유산인 마포 ‘석유비축기지’ 10만1,510㎡가 ‘문화비축기지’로 새 옷을 갈아입고 오는 2016년 문을 연다.
서울광장의 약 8배 이르는 대규모 공간으로, 2000년 용도폐기 돼 방치된 지 14년만의 탈바꿈이다. 서울시는 ‘마포 석유비축기지 국제현상설계경기’의 당선작으로 백정열[㈜알오에이 건축사사무소] 외 2인이 출품한 ‘Petro - Reading the story of the site(땅(石)으로부터 읽어낸 시간)’를 최종 선정했다고 25일(월) 발표했다.
서울시는 올해 초 ‘환경과 재생’을 주제로 한 친환경 복합문화공간을 만들어 시민 품으로 돌려준다는 구상을 세우고 지난 5월 20일 ~ 8월 12일, 공모전 접수를 받았다.
공모전 84일간 최종적으로 95개 작품이 제출됐으며, 16개국 53인의 외국인 건축사를 포함해 총 227명의 건축사가 참여했다. 설계를 위해 실시한 현장설명회(7.2)에도 220여 명이 참석하는 등 공모전은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됐다.
1등 당선작은 이 장소(site)가 생겨나고 존재해왔던 이야기를 기억하고 그 과정을 유추하여 우리시대의 언어로 재구성한 작품으로 조성룡, 이토 토요 등 국내외 명망 있는 건축, 조경 전문가 5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심사(21일~23일)를 거쳐 최종 선정됐다.
2013년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일본 건축가 이토 토요(Ito Toyo), 광주 비엔날레 큐레이터였던 미국 시라큐스 대학의 프란시스코 사닌(Francisco Sanin) 교수, 선유도공원 설계자인 조성룡 성균관대 교수를 비롯해 김승회 서울대 교수, 조경진 서울대 교수와 김영준도시건축의 김영준 대표가 참여했으며, 위원장은 조성룡 교수가 맡았다.
▲ 1등 설계 당선작 (㈜알오에이 건축사사무소)
당선작으로 선정된 ‘땅(石)으로부터 읽어낸 시간’은 5개의 탱크를 200석 규모의 공연장, 옥외공연장, 기획․상설 전시장 등의 콘텐츠로 채우거나 연결, 이를 통해 과거 탱크가 지어지는 과정과 현재의 간격을 공간적으로 재해석하고자 했다.
과도한 설계를 자제하면서 이 땅이 지닌 지형의 고유 잠재력을 최대로 이끌어 냄으로써 탱크와 풍경이 하나가 된 유일한 작품으로 평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