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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토에서 펴내는 동포 문예지 '한흙'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무엇을 찾으려고 온밤을 나느냐
짧목숨 아끼고 온해를 살아얀대
한 밤을 밝혀주고는 하늘로 가자는가  -한밝 ‘반딧불’-

민족의 책이 없어지고 불태워 없애지려 할 때
민족의 글이 없어지고 짓밟혀 피를 흘리고 있을 때
우리는 거족적으로 일어나
끝끝내 지켜야 하고 죽어도 싸워야하는 법이다  -신시성 ‘책과 인생’-

 위는 일본 교토에서 발간되는 《한흙》제 55호에 실린 글이다. 《한흙》은 재일본한국문인협 회장인 김리박 시인이 주축이 되어 만드는 문예지로 1992년 창간 이래 올해로 22년째 발간하고 있다. 출판시장이 열악한데다가 더군다나 일본에서 한국의 얼과 정서를 잊지 않고저 이러한 문예지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 일본 교토에서 22년째 발간하는 제 55호 <한흙> 문예지 표지

 <大地>의 한글인 《한흙》속에는 일본 땅에서 살아가는 동포들의 삶과 그러한 동포들의 벗이 되어주는 따스한 일본인들의 숨결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글들이 많이 실려있다.

 한국과 일본이 각각의 언어로 삶을 꾸려가듯 《한흙》속에는 한글과 일본어가 적절히 섞여있는데 이 책을 읽는 독자가 반반이라는 뜻도 있지만  한글과 일본어가 섞여 있어도 왠지 한 배를 탄 글이라 그런지 실린 글들이 모두 낯설지 않고 편안하다.

   
▲ 교토 동지사대학 윤동주 시비 앞에서 2월 17일 추모회를 갖는 쓰노가이 선생, 한남수 선생, 세이노 여사, 모치즈키 선생(왼쪽부터)


특히 우에노미야코(上野都) 시인의 한글로 된 윤동주 시인의 번역이라든지 그녀 자신이 고도의 한글학자로서 연재하고 있는 “나의 한일사전( 私の韓日事典)”은 이미 21번째의 연재 기록을 세우고 있다.

 죽을판, 살판이라든가 또는 한판 승부처럼 ‘판’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정서를 사전풀이로 보여주는 탁월한 시각이 흥미롭다.

   
▲ 제 13회 짚신문학회(회장 오동춘)상을 수상한 김리박 시인 (수상작품 서사시집, 삼도의 비가)

 
또한 《한흙》에는 한밝 시인이 한국문화신문 얼레빗에 매주 1편의 토박이말 시조를 실어 한국 독자들에게 간결하면서도 ‘시조’의 깊은 맛을 맛보게 한 시를 모아 소개하고 있다.

이밖에도 지난 2월 17일 교토 동지사대학 윤동주시비 앞에서 열린 '재일한국인과 일본시인, 센류작가공동 추도 모임(在日韓國詩人と日本詩人· 川柳作家共同 尹東柱詩人追悼の集い) 을 화보로 싣는 등 읽을 거리가 쏠쏠하다.

   
▲ 인터넷 한국문화신문 '얼레빗'에 실린 토바기말(토박이말) 시조 모음 부록 표지

재일동포들의 삶과 고뇌, 기쁨과 슬픔, 즐거움과 행복을 엿볼 수 있는 잡지 《한흙》이 있어 한일간의  '문학의 소통'이 되고 있음이 기쁘다. 한국인들의 많은 관심이 있길 바란다. 

 한흙》 제 55호 값 2500엔  / 4347(2014)년 8월 15일 펴냄

<문의>
일본:075-6410-6841 (ribak@hera.eonet.ne.jp)
한국:02-733-5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