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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대업의 장 89회

[그린경제/얼레빗=유광남 작가]  과연 운만 따른다고 연전연승 할 수 있었을까? 그러나 오표는 반박하지 않았다.

“백성들의 신망을 받는 것은 사실일세.”

“백성이란 것이 무지해서 그렇지. 주상과 신료들이 구국을 위하여 명과의 관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해. 명나라 군사가 조선에 10만 이상이 투입되었네.”

“조선을 구하기 위해서?”

“그들 천군(天君)의 영입을 위하여 주상이 얼마나 눈물겨운 공을 세웠는지 무지한 백성들은 상상도 못할 걸세.”

오표는 반박하지 않고 몸을 돌렸다. 조선 왕 선조에 대한 분석은 이미 임진 원년에 끝나 있는 상태였다. 그와 관련 된 사안들은 고스란히 정리되어 여진의 칸 누르하치에게 보고된 상황이었다. 오표와 일패공주는 조선 왕 선조의 무능함과 권력욕에 대하여 누구보다도 많은 정보를 지니고 있었다.

‘멍청한 조선 왕 선조, 모자란 강두명, 너희들은 조선의 해악일 뿐이야.’

오표는 여진의 북쪽 하늘을 바라보면서 보폭을 천천히 옮기고 있었다.

 

* * *

 

“출전을 하란 말씀이옵니까?”

원균은 부당한 명령에 항의하는 눈빛으로 도원수 권율장군을 노려보았다.

“그대에게 삼도수군통제사의 중책을 맡긴 것은 바다를 수호하기 위함일세. 한가롭게 연합 공격만을 고집하고 있을 수가 없어.”

“장군, 그래도 병법이란 것이 있습니다. 우리 함대의 단독 행동은 위험하기 짝이 없습니다. 일본 수군은 이번 해전을 단단히 벼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권율의 목소리가 신중하게 변했다.

“알고 있네. 이순신 함대에 당한 치욕을 갚고자 한다는 것! 한산도에서의 패배를 일본 수군이 만회하고자 발버둥을 치고 있지.”

“그들은 대 함대를 조직하여 조선 수군의 동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조선에 대한 대대적인 재침략을 위하여 우선 바다를 장악하고, 보급선과 군사의 이동을 용이하게 만들기 위한 전략입니다.”

원균의 판단을 크게 틀리지 않았다. 일본은 임진(1592년) 원년에 이어 정유년(1597년)의 도발을 앞두고 조선의 정복 실패의 원인 중 하나가 남해 바다를 완전 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순신이 이끄는 조선의 함대가 일본으로부터 조선으로 진출하는 바닷길을 원천 봉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급선과 의료선단 등 바다의 이동 경로가 가로 막히면서 전쟁에 막대한 차질을 빗고 있었다.

“해서! 그들을 응징하라는 것이 아닌가? 일본의 수군들이 우리 바다를 점령하기 전에 선수를 쳐야하는 것이지!”

도원수 권율장군의 목에 시퍼렇게 힘줄이 세워졌다. 삼도수군통제사를 제수 받은 원균 역시 물러설 기미가 아니었다.

“바로 그것을 노리고 있습니다. 도도 다카토라와 구루시마 미치후사는 전술전략이 능수능란한 수군의 장수이옵니다. 그들은 아타케부네(安宅船)를 해안선의 안개 사이로 감춰두고 우리를 유인하고 있습니다. 먼저 행동하는 쪽이 절대 불리합니다.”

도원수 권율의 하얀 수염이 어떤 노여움으로 부르르 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