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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특별전 <동양(東洋)을 수집하다> 열어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특별전시실 10월 28일부터

[그린경제/얼레빗=정석현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20141028일부터 2015111일까지 특별전 "‘동양(東洋)’을 수집하다-일제강점기 아시아 문화재의 수집과 전시를 한다. 이번 전시는 일제강점기 박물관이 수집한 아시아 문화유산을 통해 그 자체가 갖는 의미는 물론 그것에 담긴 수집과 전시의 역사를 돌아보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이번 특별전 동양을 수집하다는 동양이란 단어의 궤적을 찾아가듯이 일제강점기 이곳에 모인 아시아 문화유산이 갖고 있는 내력에 주목한다. 근대화에 성공한 일본은 스스로를 동양(東洋) 유일의 문명국으로 생각했고 낙후된동양을 문명세계로 인도할 적임자라 자부하였다. 그들이 승자의 시선(視線)을 기준으로 아시아 각국의 역사를 해석하고 그것을 박물관에 담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 얼굴 모양 장식

   
▲ 천불도(千佛圖)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은 조선총독부박물관, 이왕가박물관미술관이 수집한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다. 그 가운데 우리나라를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문화재는 약 1,600여 건으로 한대 고분 출토품부터 근대 일본미술까지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이 문화재가 어떤 맥락에서 수집되고, 또 어떤 맥락에서 전시되었는지 살펴봄으로써 우리에게 제시되었던아시아의 모습을 돌아보고자 한다.  

동양(東洋)’, 일반적으로 동아시아, 또는 아시아 전역을 가리키는 이 말이 근대 일본의 산물이라는 것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동양이란 말이 13세기 중국에서 처음 등장했을 때, 그 뜻은 중국(의 무역항 광저우)을 기준으로 동쪽의 바다를 의미했다. 그리고 여전히 중국에서는 그런 뜻으로 사용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후반 일본에서였다. 당시 일본은 유럽 열강을 서양(西洋)’으로 통칭했고 그것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동양을 제시했다. 일본은 동양을 통해 자신들의 전통이 서구의 그것과 동일한 위치에 자리매김 되기를 원했다. 아울러 동양개념 속에는 이 지역에서 중국의 권위를 해체하고 자신들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하는 의미도 담겨있었다. ‘동양은 근대 일본이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며 만든 단어다 

   
▲ 말을 탄 여인

   
▲ 반가사유상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으로 이전한 지도 벌써 10년이 가까워진다. 과거 경복궁 시대를 마감하며 큰 변화 가운데 하나는 아시아관의 개관일 것이다. ‘아시아 문화를 이해하는 창으로써 국립중앙박물관은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인도, 싱가포르, 일본 등 여러 지역의 다양한 문화를 소개해왔다. 지금까지의 전시가 창밖을 향한 시선이었다면, 이번 전시는 창이 갖는 의미를 돌아보는 자리이다.  

각 단락의 주제는 다음과 같다. 1동아시아의 고대: 조선총독부박물관에서는 조선총독부박물관이 중국 베이징(北京), 만주, 일본 규슈(九州) 등에서 수집한 문화재를 전시한다. 2서역 미술: 조선총독부박물관 경복궁 수정전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중앙아시아 소장품에 담겨있는 역사를 소개한다. 3불교조각: 이왕가박물관 창경궁 명정전에서는 이왕가박물관에서 수집한 중국불교조각을 살펴본다. 4일본근대미술: 이왕가미술관 덕수궁 석조전에서는 이왕가미술관에서 수집하고 전시했던 일본근대미술을 통해 그것이 갖는 의미를 돌아본다 

   
▲ 쾌청한 가을날

   
▲ 조선총독부 청사 중앙홀 북벽 벽화

이번 전시는 일제강점기 박물관과 미술관의 역사를 아시아 문화재의 수집과 전시라는 관점에서 접근한 새로운 시도로, 당시 문화정책의 실상을 밝히고 20세기 전반 박물관의 역사를 폭넓게 이해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다. 아울러 전시에 출품된 문화재 및 참고자료를 포함하여 148매의 도판이 수록된 이번 전시도록은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 및 공공누리를 통해 누구나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1114()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한국, 일본, 구미의 학자들이 참여하는 국제학술대회를 열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아시아 각국의 다양한 문화유산은 그 자체로도 의미를 지니지만, 아울러 그것이 전시되고 수집된 역사적 배경으로써의 20세기는 아시아의 문화유산을 읽는 또 하나의 키워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