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8 (일)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청계천을 품은 버드나무와 청계천이야기

서울역사박물관 청계천문화관, “청계천 버드나무”전 열려

[그린경제/얼레빗=정성훈 기자]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강홍빈)은 지난 10.24()부터 2015 3.1()까지 청계천 인식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기획전 청계천 버드나무를 개최한다. 개막식은 10.24() 오후 3시 청계천문화관(성동구 청계천로 530)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청계천문화관은 청계천의 역사와 문화, 생태를 중심으로 한 장소반 박물관이자 청계천 전문박물관으로서 그 동안 청계천과 주변지역에 대한 다양한 주제의 기획전을 개최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청계천의 역사적 주제와 생태적 매개체를 접목한 새로운 관점의 기획전으로 예나 지금이나 청계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 중 하나인 버드나무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청계천에 대한 이야기를 청계천이 아닌 청계천 버드나무를 통해 살펴보는 방식으로 청계천의 자연물로 바라보는 관점에서의 진행되는 점이 이제까지의 전시와는 다른 색다른 묘미를 준다

시간적으로는 청계천이 역사의 무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조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이며, 공간적으로는 청계천의 발원지인 백운동천(白雲洞川)으로부터 여러 지류(支流)가 만나 형성된 된 청계천 본류(本流), 중랑천(中浪川)과 만나 한강(漢江)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이르기까지이다.  

또한 평상시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던 청계천 버드나무의 존재와 자취를 인식하며, 청계천 버드나무를 담고 있는 회화작품과 시문집(詩文集), 조선왕조실록, 사진 등의 다양한 자료를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와 재미를 관람객에게 제공한다.  

전시는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주제 : 청계천과 버드나무
청계천과 버드나무에 대한 이야기의 시작이자, 전시주제를 압축적으로 설명하는 도입부이다.
이번 전시가 왜 버드나무를 통해서 청계천을 조명하는가에 대한 호기심과 실마리를 동시에 제공하는 부분이다.
조선시대와 대한제국기의 문물과 제도 등 당시 문화에 대한 백과사전인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수록되어 있는 인왕산(仁王山)과 목멱산(木覓山, 지금의 남산)에서 비롯된 청계천(조선시대 명칭 개천-開川) 시작과 청계천의 관리를 위해서 버드나무가 심겼던 사실과 버드나무의 역할을 확인할 수 있다

   
▲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서울역사박물관
 

번째 주제 : 시간과 공간의 흐름 속에서_버드나무

전시의 핵심부분으로 버드나무가 청계천의 시간과 공간 속에서 어떻게 존재해왔고, 당시 사람들에게 어떻게 인식되고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청계천의 시작점에서부터 끝자락까지 지리적 위치에 따른 버드나무의 흔적을 문헌기록과 회화, 사진자료와 영상, 신문기사 등을 통해 조선시대부터 근대, 일제강점기, 1970년대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풀어 놓았다.

청계천 상류의 버드나무는 18세기 우리 산천을 고유의 화풍(畵風)으로 표현한 정선(鄭歚, 1676~1759)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 <백운동도(白雲洞圖)>그의 손자 정황(鄭榥, 1735?) <청풍계도(淸風溪圖)>(두 점 모두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둣빛으로 흔들리는 버드나무 가지 사이로 시선을 옮기면 맑은 물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 <백운동도(白雲洞圖)>, 정선, 국립중앙박물관(왼쪽) / <청풍계도(淸風溪圖)>, 정황, 국립중앙박물관

청계천 본류의 버드나무는 주로 준천사업(濬川事業)과 관련되어 등장하는데, 개천(청계천의 조선시대 명칭)의 홍수를 막기 위해 버드나무를 심은 이유와 장소 등이 나타난 기록과 회화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영조(英祖)1760년 대대적인 준천사업을 마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화첩인 준천첩(濬川帖)가운데 오간수문(五間水門)의 준천현장을 영조가 직접 관람하는 모습을 그린 상관역우동문도(上觀役于東門圖)의 버드나무와 현전하는 지도 중 오간수문 근처의 버드나무를 생생하게 남긴 한양도성도(漢陽都城圖,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등이 대표적이다.

   
▲ 〈상관역우동문도(上觀役于東門圖)〉준천첩, 삼상박물관 리움(왼쪽) / 한양도성도(漢陽都城圖>, 삼성미술관 리움

청계천 끝자락의 버드나무는 조선시대 살곶이목장 풍경을 그린목장지도(牧場地圖)(국립중앙도서관 소장) 영상으로 구현되었는데, 애니메이션 효과를 접목하여 한가롭게 뛰노는 말들을 줄지어 선 채 바라보던 버드나무를 재구성하였다.

이밖에옥계십이승첩(玉溪十二勝帖)(삼성출판박물관 소장)과 유본학(柳本學, 1770-?) 문집 문암집(文菴集),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국립중앙도서관 소장) 등을 통해버드나무가 봄놀이 장소로 손꼽혔다는 사실과 일제강점기 신문자료를 통해 봄을 알리는 소재로 버드나무가 자주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1970년대 도시빈민의 주거지였던 판자촌의 생활을 담은 노무라 모토유키(野村基之, 1931~ )의 사진 속 버드나무를 마지막으로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 버드나무가 겪은 여정이 마무리된다.
 


   
▲ 《목장지도(牧場地圖)》(국립중앙도서관), 《옥계십이승첩(玉溪十二勝帖)》(삼성출판박물관), 청계천변 판자촌_노무라 모토유키 / 왼뽁부터



번째 주제 : 사람들 틈새의 버드나무

버드나무가 일상생활 속에서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어떠한 바람이 투영되었는지를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버드나무 줄기를 엮어 옷을 보관하거나 도시락으로 사용되던 버들고리와 허리띠를 담아두던 요대상(腰帶箱), 도자기, 나전베갯모 등 버드나무로 만들어진 생활용품을 관찰할 수 있다.

특히 버들고리는 이를 만들었던 양수척(楊水尺)에서 조선시대 기생의 기원을 찾는 매개체가 되기도 하고, 참나무로 만든 곤장(棍杖) 때문에 사람들이 너무 많이 죽어 이를 방지하기 위해 17세기 중반 버드나무가 이를 대신하게 되는 등 이제까지 대중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역사를 들려준다.

   
▲ 버들고리_서울역사박물관(위), 곤장_국립민속박물관9아래), 분청사기상감유연문매병_서울역사박물관(오른쪽)

또한 많은 상징성을 가진 버드나무는 때로는 비를 비는 석척기우제(蜴祈雨祭) 병류(甁柳) 도구로, 때로는 개화령(改化令)에 의해 불꽃이 푸른 봄의 불씨가 어 국가적 행사에서도 사용되었음을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을 통해서 살펴 볼 수 있다.

석척기우제
석척은 도마뱀의 한자식 표기로 석척기우제는 도마뱀을 잡아 용()을 대신해 독 안에 놓고 석척동자(蜥蜴童子)들이 버들가지를 들고석척아! 석척아! 구름을 일으키고 안개를 토하고 비가 주룩 오게 하면 너를 놓아 보내겠다.’라고 하며 비를 비는 기우제
병류 :물병에 버드나무 줄기를 넣어 막은 후 처마 끝에 매달아 비를 비는 것
개화령
조선시대 궁중과 각 관서에서 보관하던 불씨를 사계절마다 갈아주던 행사로 중국의 주례(周禮에서 비롯된 풍습이다. 계절에 따라 새로 불씨를 갈아 쓰면 음양(陰陽)의 기운이 순조롭고 질병을 피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시작되었다.

번째 주제 : 청계천을 품은 버드나무

전시의 마지막으로 청계천의 발원지부터 끝자락까지,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 청계천 버드나무가 지나 온 역사를 시간과 장소의 중첩된 이미지로 버드나무가 청계천의 어머니이자 친구였다는 의미를 부여한다.

뿐만 아니라 지금도 청계천과 우리 곁에 흔하게 머물러 있어 우리가 그 소중함을 미처 깨닫지 못했던 버드나무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도 청계천과의 동행 계속 될 것이라고 주의를 환기시킨다.

 

이와 같이 버드나무는 청계천의 상류에서 하류까지,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도 청계천과 시간과 역사의 흐름을 공유하며 공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버드나무는 청계천의 살아있는 기억의 공유자이자 장소로서 또 청계천을 품은 대자연의 일부로서의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이번 전시를 통해 청계천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을 만날 수 있고, 그 교차점에서 다양한 청계천의 면모를 발견하고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