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김영조 기자] 《태종실록》 17년(1417) 6월 12일 기록에 보면 “길창균 권규에게 약주와 건록·전복 등을 내려주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또 조선후기 궁중잔치를 기록한 《진찬의궤》 기록에는 궁중음식 대부분의 탕, 찜에는 다른 고기류와 함께 전복이 꼭 들어가며 전복을 주재료로 하는 음식에는 추복탕, 전복초, 전복느름적, 생복화양적, 생복찜, 전복숙, 생복회, 전복쌈 등이 있다고 되어 있을 정도로 전복은 귀한 궁중 음식이었지요.
따라서 전복은 《조선왕조실록》에 그 기록이 많을 수밖에 없었는데, 궁중 진상품으로는 해물 가운데 가장 맛있으면서도 채취하기 어려운 품목으로 정해진 수량을 보내는 것도 백성들에겐 매우 부담이 되었다고 합니다. 또 해산물들 특히 생복찜과 생복회 따위로 요리하는 전복은 궁과 가까운 지역인 경기도, 충청도, 황해도 등에서는 생물들을 받을 수 있지만, 먼 곳인 전라도와 함경도, 경상도와 제주에서는 상할 염려가 있기에 말리거나 소금에 절여서 보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조선시대 궁궐에서 자양강장제로 즐겨 먹었던 전복
그런데 궁궐에서 이렇게 전복을 좋아했던 까닭은 전복이 눈의 피로 회복에 매우 좋은 것은 물론 아르기닌이라는 아미노산이 다른 식품에 견주어 아주 많이 들어 있고 인, 철, 요오드, 칼슘 따위의 미네랄과 비타민 A, B1, B2 따위도 풍부하여 자양강장식품으로 먹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지금도 전복죽을 기운 없을 때, 산후조리에, 병후회복에 잘 쑤어 먹어 전복은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은 먹거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