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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편지] 이준 열사에게 드리는 편지 -이경희-

  

   
 

[한국문화신문 = 이윤옥 기자] 이준 열사께서 이국땅에서 돌아가신지 올해 107년이 되었습니다. 1907년 헤이그에서 열렸던 만국평화회의에 고종황제의 신임장을 들고 이위종, 이상설 과 함께 참석하려 했으나 입장마저 허락받지 못하고 비통하게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열사께서는 항일 독립운동의 서막을 알렸습니다.  

제가 이준열사에 대하여 좀 더 가깝게 알게 된 것은 저희 대학 선배이신 송창주 관장님을 뵙게 된 이후입니다. 헤이그에 이준 열사 기념관 마련하고 거의 이십년을 지키고 계신 분이였는데 제가 동창회장을 맡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시고 서울에 오셔서 한번 만나자고 하셨지요. 그 때 이준 열사님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해주시고 헤이그에 돌아가신 후 관련 책자를 보내주셨습니다. 기념관 운영이 매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어 얼마 안 되는 후원금을 드리려 했는데 이제까지 개인적인 후원금을 받은 바 없다고 하시며 받지 않으셔서 더욱 죄송했습니다.

 
   
▲ 1907년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하려던 이준, 이위종, 이상설의 모습

선배님께서 그 동안 하신 일이 너무 귀하여 동문회에 자랑스러운 동문으로 추천을 드릴까 하고 나중에 연락을 드리니 한사코 사양하셨습니다. 작년에는 서울장학재단에서 함께 일하시던 분이 유럽 여행을 간다고 해서 혹시 헤이그에 들르게 되면 이준열사 기념관에 꼭 들러서 안부를 전해달라고 했더니 또 그편에 최근 나온 책자를 보내주셨습니다. 

그 자료를 통하여 열사께서 젊은 시절 우리나라의 촉망받는 법조인이 되었으며 그 시절 대쪽 같은 성품으로 아직도 많은 법조인들로부터 존경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는 동창회에서 이준열사의 흉상을 제작하여 기증하였다고 합니다. 아마도 이러한 자질과 성품으로 고종황제의 특별한 신임과 사랑을 받으셨나 봅니다.  

저희가 아직도 모르는 5차원의 세계에서는 시간적인 차원을 넘어 모든 영혼과 교류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아마도 조국을 염려하시는 이준 열사께서도 지금 조국을 돌아보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돌아가신 호텔이 지금은 이준열사 평화 박물관이 되어 있는 것도 아시지요. 이기항, 송창주 원장님이 이 십여 년 동안 사재를 털어 이를 보존하고 자료를 모으고 수많은 방문객들에게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건물도 너무 낡아 국가에서 보수라도 해 주었으면 하나 이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 네덜란드 헤이그 이준 열사 기념관

조국의 독립은 이루었으나 아직도 분단국가로 평화의 길은 멀어 보입니다. 더구나 경제적인 성취를 이루었다고 하나 아직도 주위 강국들의 이기적인 행보는 우리의 앞길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역사를 잊어버리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합니다.  

저는 이 나라의 젊은이들이 비극적이고 비통한 역사를 바로 알고 그 시대의 우리 선조들의 발자취에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됩니다. 부디 이준 열사께서는 우리와 함께 하시어 우리 조국을 걱정하시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힘을 주시고 지혜를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문의 :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02-3210-0411

    

   
 

  이경희

  중앙대 명예교수  
  
전 대한가정학회 회장 
  전 한국 주거학회 회장 
  전 서울장학재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