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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영웅의 장 106회

[한국문화신문 =유광남 작가]  ‘여기인가?’ 드디어 중앙의 대형 막사를 발견하였다. 입구에는 병사 두 명이 각기 장창을 꼬나 쥐고 경계를 서고 있었다. 마침 주변은 오고가는 사람 없이 조용했다. 절호의 기회가 왔다 싶은 김충선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누구냐?”

“여기 하다부족의 장수가 혹시 오셨소?”

병사 중 한 명이 물러가라는 손짓을 했다.

“하다부족의 진영은 서쪽에 자리하고 있소."

김충선이 아둔한 척 다시 되물었다.

“그럼 여긴......어느 부족의 막사요?”

병사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예허 족장님이 머물고 계신 본영을 모르고 있소?”


   
 
김충선은 자신의 예감이 들어맞자 병사들을 향해서 벼락처럼 공격을 감행했다. 우측의 병사를 향해 발길질을 하는 동시에 손 안에 감추고 있던 암기로 좌측 병사의 옆구리를 찔렀다.

“어쿠.”

기습을 받은 병사들이 반격을 하지 못하도록 김충선은 복부를 걷어차여 쩔쩔매는 우측 병사의 목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 찍었다. 동시에 좌측의 병사에게는 우측 병사와 반대로 아래에서 위로 비수를 힘껏 끌어 올렸다.

“커억!”

심장을 파고드는 칼끝의 여운이 손바닥으로 짜릿하게 파고들었다. 역시 고도의 간자(間者) 훈련을 받았던 김충선의 솜씨는 절륜했다. 이제 막사를 박차고 들어가 미처 방비하지 못하고 있는 예허부족 족장의 수급을 취하는 일만 남았다. 김충선의 그런 생각보다도 행동은 더욱 민첩했다. ‘촥!’ 하고 장막을 젖히며 부족장의 대형 막사로 뛰어든 김충선은 아차! 싶었다. 족장의 막사 내에서는 족장 예당카를 중심으로 좌우에 십 여 명의 장수들이 모여 있는 광경이 눈에 들어 온 것이다. 그들은 건주여진과 연합 부족의 전투(戰鬪)에 대한 숙의(熟議)를 하는 중으로 보 여 졌다.

‘맙소사.’ 김충선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설마 이런 야심한 시각에 부족의 막료(幕僚)들이 운집해 있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지 않은가. 김충선은 사전에 막사를 제대로 탐지 하지 못한 자신의 실수를 후회했다. 그러나 그 후회 역시 오래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예허의 부족장 예당카와 그 막료들의 시선이 일제히 김충선에게 쏟아지고 있었다.

“웬 놈이냐?”

“무슨 일인가?”

김충선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비수를 들고 엉겁결에 그 자리에서 한족 무릎을 꿇었다.

“건주여진의 암살조(暗殺組)가 침입하였습니다.”

자기도 모르게 김충선 특유의 임기응변(臨機應變)이라 할 수 있는 기지(機智)가 발휘되었다. 부족장 예당카의 눈이 부릅떠졌다.

“날 죽이기 위해 누르하치가 자객들을 보냈단 말인가?”

김충선은 서둘렀다.

“어서 피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