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김영조 기자] ‘심봤다’라는 말은 산삼을 캐는 심마니들이 산삼을 발견했을 때 세 번 지르는 소리지만 일반인 사이에서도 요즘말로 “대박” 느낌으로 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심이란 삼(蔘)이요, 메는 산(山)이고, 마니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심메마니”라고도 합니다. 이에는 소장마니(젊은 채삼꾼)가 있고 어인마니(노련한 채삼꾼)도 있지요. 한반도에서 산삼을 캘 수 있는 지역으로는 모두 네 곳이 손꼽히는데 함경도 혜산·갑산·풍산을 비롯한 개마고원 일대, 평안북도의 강계·자성·후창 일대, 강원도의 금강산·설악산·오대산 일대, 남부지방의 덕유산·지리산 일대입니다.
심마니가 산삼을 캐러 들어가는 시기는 눈이 녹기 시작하는 3월 중순부터 초겨울까지의 약 9달 동안이며 가장 좋은 때는 처서((處暑)에서부터 입동(立冬)을 전후한 기간인데, 이때의 산삼이 가장 약효가 좋다고 전해집니다. 이들의 입산일은 1·3·5·7 와 같이 양의 수를 고르는데 이 날이 액이 없고 길하다고 여겨온 것이지요. 양수의 날이라도 그날의 일진이 호랑이날이면 피하는데, 이는 호랑이를 산신의 화신으로 여겨서 산신이 노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입니다.
▲ 심봤다를 외치려 고독한 산행을 마다 않는 ‘심마니’(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산삼을 캘 수 있는 길몽으로는 호랑이가 사람을 물어가는 꿈, 돼지를 잡는 꿈, 송장을 짊어지고 산에서 내려오는 꿈, 백발노인이 나타나서 무를 전해주는 꿈 따위가 있습니다. 심마니들은 산속에서의 외로움과 위험을 덜기 위하여 무리를 지어서 산에 오릅니다. 또한 산에 오르기 전에는 철저히 근신을 하는데 살생은 물론 사람이나 짐승의 시체도 보지 않고, 술과 고기, 생선 따위도 먹지 않습니다.
치성을 드리듯 온갖 정성으로 산에 올라 산삼을 캐게 되면 산신령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하여 그 자리에 간단한 제물을 놓고 산신제를 올리는 것도 잊지 않는데 이는 산신령의 보호를 받기 위한 것입니다. 현재 심마니가 많이 살고 있는 곳으로는 강원도 인제군 북면 한계 2리와 원통리라고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