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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군주의 장 113회

[한국문화신문 = 유광남 작가] 

“원수사가 위험하다.”

이순신의 입에서 나온 원균에 대한 염려는 실로 의외였다. 이첨사를 비롯한 송희립과 나대용 등의 얼굴이 일제히 경직되었다.

“그럼, 이 판옥선을 운행 하려는 것은 원균수사를 구하기 위함입니까?”

이순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고 할 수 있지.”

원균이 누구인가? 이순신을 모함하는데 앞장섰던 위인이 아니던가. 부하 장수들은 이해가 되지 않는 얼굴들이었다. “현 통제사 원장군은 장군에 대해서 비방과 모함을 일삼는 정적(政敵)이 아니옵니까?”

“정적이라? 예전에는 그랬겠지만 지금은 아닐세.”

“아니라 하시면?”

“내 꿈이 바뀐 것이지. 아니, 이제야 제대로 눈을 떴다네.”

이첨사를 비롯한 송희립과 나대용 등은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그들로서는 이순신의 원대한 의도를 파악할 길이 없었지만 약간은 느낄 수가 있었다. 정도령이란 신비한 청년의 발언을 상기한 것이다. 새로운 군주의 나라.

 

   
 

* * *

개벽이 드디어 바다를 갈랐다. 이순신과 그 측근들만을 태운 항해였다. 격군들은 신호에 따라서 손으로 배를 젓기도 하고 때로는 발을 맞춰서 배를 저었다. 110명으로 이루어진 격군들은 교대로 판옥선을 바다위에서 능숙하게 조정했다.

“원수사의 함대가 부산으로 향했다면 절망적이다.”

“어째서 그렇습니까?”

이순신의 까만 눈빛이 햇살아래 반짝였다.

“그들 일본 수군들은 바싹 독이 올라있다. 지난 임진년에 당했던 패배를 이번에 만회하기 위해서 절치부심(切齒腐心) 했다. 고도의 심리전(心理戰)과 계략까지 사용했지. 그리고 그 계책은 성공하여 날 파직 시켰다.”

일본은 남해바다를 장악하고 있는 이순신을 끌어 내리기 위해서 요시라의 첩보를 조선 왕 선조에게 전달하였으며 조선 왕은 일본의 농간임을 짐작하면서도 이순신을 제거 하려고 그들의 술책에 말려 들어간 것이었다. 조선 왕 선조의 본심은 명나라 군대의 도움이 존재하니 백성과 군대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위협의 존재 이순신을 무고 모함하여 참수하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순신의 감춰졌던 장계(狀啓)가 발견됨으로써 가까스로 죽음을 모면하고 백의종군의 신세가 되었다.

“장군이 없는 함대를 일본이 그냥 둘리는 없겠지요. 그들은 조선을 함락하기 위해서는 바다를 먼저 장악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첨사 이순신의 말에 송희립과 나대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순신의 눈이 먼 바다를 쏘아보고 있었다.

“그들은 지루하게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우리 함대의 동태를 예의 주시하며 일거에 박살 내고자 숨죽이고 기다리고 있으므로 원수사의 함대가 적들의 함정에 빠질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치이다. 아, 이를 어쩔꼬.”

이순신의 이런 우려는 사실로 나타났다. 갑자기 눈앞에서 판옥선 10척이 나타났다. 경상우수사 소속의 판옥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