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 이하 국어원)은 ‘해커톤 대회’를 대신할 쉬운 우리말로 ‘끝장 개발 대회’를, ‘해커톤 토론’을 대신할 말로 ‘끝장 토론’을 뽑았다. ‘해커톤 대회’는 정보 통신 분야에서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등이 팀을 이루어 한정된 시간 안에 아이디어를 끌어내 특정 제품이나 기획 등을 완성하는 행사를 가리키는 말로서, 주로 응용프로그램(앱), 웹 서비스, 사업 모형, 접속 방식 및 장치의 설계나 개발 등이 과제로 제시된다. ‘해커톤 토론’은 마라톤을 하듯 긴 시간 동안 쉼 없이 아이디어를 끌어내 특정 제품 개발이나 기획 등을 완성하는 일을 가리키는 말이다. 주로 정보 통신 분야에서 사용하는 ‘해커톤 대회’에서 비롯되었으며 최근에는 분야와 관계없이 미리 주제와 기간을 정하여 토론 대회나 회의 형식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지난 6월 8일부터 10일까지 열린 새말모임*을 통해 제안된 의견을 바탕으로 의미의 적절성과 활용성 등을 여러모로 검토해 ‘해커톤 대회’의 대체어로 ‘끝장 개발 대회’를, ‘해커톤 토론’의 대체어로 ‘끝장 토론’을 뽑았다. * 새말모임: 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은 ‘긴급재난지원금’, ‘선별진료소’, ‘요양시설’, ‘지자체’를 표현하는 여러 수어 표현 중에서, 정부 발표(브리핑) 수어통역에서 사용하는 권장안을 선정했다. ‘긴급재난지원금’, ‘선별진료소’, ‘요양시설’, ‘지자체’ 등의 용어가 자주 사용되고 있지만 농사회에서는 이 용어들 각각에 대한 여러 수어 표현이 혼재되어 있어 새수어모임에서 권장안을 마련했다. * 새수어모임: 시사성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농인에게 수용도가 높은 수어를 마련해 보급하고자 (사)한국농아인협회 관계자, 수어 통역사(공공수어 통역사, 청각장애인 통역사), 수어 교원, 언어학 전공자 등 수어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로, 온라인 화상회의와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회의를 진행함. ‘요양시설’의 수어 권장안은 두 개로 선정됐다. 첫 번째 수어 권장안은 요양시설의 의미를 담은 표현이고, 두 번째 수어 권장안은 ‘요양시설’에서 첫 글자의 모음인 ‘ㅛ’를 빌려 만들어진 수어 표현이다. 각각의 수어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마지막 수어 표현은 ‘기관’, ‘시설’ 등을 의미한다. 이것을 ‘병원’을 의미하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아픈 생활에서 때때로는 웃어도 보아야겠다. 웃어야 별수는 없겠지마는 그렇다고 울고만 있을 것도 아니다. 우리는 형편도 그렇게 되지 못하였지만 웃음을 웃을 줄도 모른다. 자! 좀 웃어보자! 입을 크게 벌리고 너털웃음 웃어보자. 그렇다고 아픈 것을 잊어서도 아니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벌써 1년이나 전부터 취미와 과학을 갖춘 잡지 하나를 경영해 보자고 생각하였었다.“ 이를 보면 마치 지금 우리의 상황을 두고 독백하는 듯한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는 1926년 11월 1일 자로 창간된 대중잡지 《별건곤(別乾坤)》의 편집후기인 〈여언(餘言)〉의 일부분입니다. 《별건곤》은 3·1만세운동이 낳은 큰 잡지 《개벽(開闢)》이 1926년 8월 일제의 탄압으로 강제 폐간당하자 그 대신 나온 잡지이지만, 《개벽》과는 그 성격을 전혀 달리하여 취미와 실익을 위주로 한 대중잡지였지요. 특이한 《별건곤》이란 제호를 보면 ‘건곤(乾坤)’은 ‘천지(天地)’와 같은 뜻이고 보니 ‘별천지(別天地)ㆍ별세계(別世界)’ 쯤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별건곤》이 취미잡지라고는 하지만 그 창간호 여언(餘言)에, 취미라고 무책임한 독물(讀物, 읽을거리)만을 늘어놓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那將月姥訟冥司(나장월모송명사) 월하노인과 함께 가 옥황상제에게 하소연하여 來世夫妻易地爲(내세부처역지위) 내세에는 내외가 처지를 바꾸어서 我死君生千里外(아사군생천리외) 나 죽고 그대는 천 리 밖에 살아남아 使君知我此心悲(사군지아차심비) 그대가 나의 이 슬픔을 알게 할까? 이는 추사 김정희의 <도망(悼亡)> 곧 ‘죽은 아내를 생각하여 슬퍼함’이라는 한시입니다. 추사가 제주도로 유배를 가 있는 사이 그의 나이 57살인 1842년 11월 13일 본가 예산(禮山)에서 아내 예안 이씨가 죽었습니다. 그런 줄도 모르는 추사는 계속 아내에게 편지를 썼지요. 그 가운데는 특히 제주도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다며, 젓갈 등을 보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전해지는 추사의 한글편지는 40통인데 그 가운데 대부분이 아내에게 쓴 것이라고 하지요. 부인이 죽은 지 한 달이 지난 뒤인 12월 15일에야 부인이 죽었음을 안 추사는 죽은 부인에게 반찬 투정했음을 알고 대성통곡을 했습니다. 그리곤 ‘죽은 아내를 생각하여 슬퍼함’이란 한시를 쓴 것입니다. 그러면서 ‘혼인을 관장하는 월하노인(月下老人)을 데리고 저승에 가 옥황상제에게 하소연하여 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은 2020년 6월 18일(목)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인공지능에 중요한 지식 자원인 우리말 자료, 말뭉치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말뭉치 지식 강연회’를 온라인 행사 사이트 콩콩(Cong Kong)에서 연다. 이번 행사는 다양한 인공지능 첨단 기기들이 언어를 이해하기 위하여 말뭉치가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하여 일반인도 쉽게 알 수 있도록 자유로운 지식 강연회 형식으로 마련하였는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지난 2월 한 차례 연기되었다가 이번에 온라인 행사 운영으로 형식을 바꾸어 온라인 생중계로 열게 된 것이다. 행사는 모두 네 개의 강연으로 구성된다. 민규동 감독과 주성철 평론가가 대담 형식으로 ‘말대꾸를 시작한 인공지능’이라는 제목으로 영화 속 말뭉치 관련 인공지능을 이야기하고, 남세동 보이저엑스 대표가 ‘인공지능에 말뭉치를 더하다’라는 주제로 인공지능 시대를 앞당긴 주요 기술과 컴퓨터가 언어를 처리하는 전반적인 내용을 소개한다. 이어서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가 ‘인공지능을 완성시키는 언어 빅데이터’라는 주제로 그동안 언어 자료를 컴퓨터에서 처리하기 위하여 다루어 왔던 여러 방법과 현재 활용하고 있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옛사람들은 집안 곳곳에 신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집을 다스리는 성주신을 비롯하여 부엌에 있다는 조왕신, 장독대의 터주신은 물론 심지어 측간(뒷간)에도 신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또한, 문에도 신이 있는데 이 신은 문신(門神)으로 문전(門前) 또는 수문장신(守門將神)이라고도 불렀습니다. 특히 제주도 사람들은 이 문신이 늘 문을 지켜서 집안의 모든 일을 수호한다고 생각하여 아주 중요한 신으로 모셨지요. 그런데 문신에게 굿을 할 때 외우는 “문전본풀이”에 따르면 “아버지는 집의 출입로에 대문 대신 가로로 걸쳐놓는 정낭의 신이 되고, 어머니는 부엌의 조왕신이 되고, 계모는 측간신이 되고, 아들 일곱 형제 가운데 첫째에서 다섯째까지는 오방토신(五方土神)이 되어 집터를 지키고, 여섯째아들은 뒷문전이 되고, 똑똑하고 영리한 막내아들은 일문전(마루방 앞문 신)이 되었다.”라고 합니다. 이 “문전본풀이”를 바탕으로 조왕(부엌)과 측간은 멀리 띄어서 지었는데 어머니(부엌신)와 계모(측간신)를 떼어 놓으려는 것이지요. 그뿐만 아니라 측간의 돌 하나 나무 하나도 부엌에 가져오지 않는 관습이 있습니다. 지독한 여자들의 질투를 고려하여 집을 지은 것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밀양 소태리 오층석탑 - 이 달 균 매화 지고 있었다 탑도 지고 있었다 지지 않는 절보다 지고 있는 석탑이 봄과 더 어울린다고 벗님은 말했다 밀양시 청도면 천죽사 경내에 있는 소태리 오층석탑(보물 제312호)은 꽃과 대나무가 함께 어울려 서 있다. 대부분 탑은 절 한가운데 있거나 폐사지 공터에 홀로 선 경우가 많은데 이 탑은 꽃나무에 둘러싸여 있어 정겹다. 봄이면 매화가 피고 여름이면 백일홍이 핀다. 그 꽃들 속에서 유난히 흰 빛을 드러내는 화강암으로 만든 5층탑이 선명하다. 내가 찾은 날은 매화 분분히 지는 황혼 무렵이었다. 산비둘기 울음 속에서 꽃 지고 탑 지는 풍경이 아름답다. 1919년 탑 상륜부에서 고려예종 4년(1109)이란 당탑조성기가 발견되어 탑 건립연대를 알 수 있다. 수리 정비 이전에는 괴임석이 땅에 묻혀 있었는데 2002년에 정비하여 한결 안정감을 주고 있다. 단층 기단 위에 5층으로 탑신을 올린 형태인데 기단구성이 독특하고 옥개석도 특색이 있다. 탑 앞에서 벗과 함께 도시락을 먹으며 상당한 시간을 보냈는데 마침 염불소리도 끊어지고, 아무도 만나지 않아서 더욱 좋았다.(시인 이달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쪽 찐 머리에 똬리 얹어 / 함지박 이고 어머니 우물가는 길 / 누렁이 꼬리 흔들며 따라나서고 / 푸른 하늘 두레박에 넘실거릴 때 / 이남박 가득 하얀 햅쌀 / 일렁이며 돌 고르던 마음 / 아! 어머니 마음 이는 신수정 시인의 <이남박>이란 시입니다. ‘이남박’은 예전엔 어느 집에나 있던 물건입니다. 쌀, 보리 같은 곡식을 씻거나 돌을 일 때 쓰는 물건이지요. '이남박'을 북한에서는 '쌀함박', 강원도는 '남박' 또는 '쌀름박', 경상북도는 '반팅이'라고 불렀습니다. 크기는 일정하지 않지만, 대체로 윗지름 30∼70㎝, 깊이 15㎝, 바닥지름 15∼20㎝가량이고, 안쪽에는 여러 줄의 골이 가늘게 패어 있어서 쌀을 씻을 때 골이 진 부분에서 가벼운 마찰이 생겨 돌 등을 걸러내고 곡식을 깨끗이 씻을 수 있지요. 지금은 ‘석발기’라는 돌 고르는 기계가 있어 쌀에 돌이 섞이는 일이 없지만, 예전엔 자그마한 돌이나 잔모래가 으레 섞이곤 해서 쌀을 잘 일어야 했기에 이남박은 꼭 있어야 하는 조리기구였습니다. 한 그릇의 밥이 밥상에 오르려면 우물가로 함지박에 쌀을 이고 나가 조리로 인 다음 이남박에 담아 졸졸졸 물을 여러 번 흘려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담장과 담쟁이 - 이 승 룡 죽기 살기로 오르고 올라도 무슨 까닭으로 버티고 서서 담 너머 세상을 못 보게 했을까 줄기 뻗어 몸집을 불려 봐도 고개를 쳐들고 몸부림쳐 봐도 못 본 체 외면하는 줄 알았다 지난밤 휘몰아친 비바람 속에 둘이 함께 서로를 의지하고 견뎌내고 나서야 비로소 고마웠다 허벅지를 '탁' 치는 깨우침! 날 지켜주는 버팀목인 줄 알았다. ----------------------------------------------------------------------------------------------------------------------- 도종환 시인은 <담쟁이>라는 시에서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라고 노래한다. 또 이경임 시인은 “마침내 벽 하나를 몸속에 삼키고 온몸으로 벽을 갉아 먹고 있네 아, 지독한 사랑이네”라고 중얼거린다. 담쟁이에서 어떤 이는 도전, 어떤 이는 지독한 사랑을 본다. 하지만, 여기 이승룡 시인은 “지난밤 휘몰아친 비바람 속에 둘이 함께 서로를 의지하고 견뎌내고 나서야 비로소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한글박물관(관장 심동섭)은 ‘제6회 한글 창의 산업ㆍ아이디어 공모전’을 열고, 한글을 소재로 한 문화상품과 콘텐츠, 그리고 이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모한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와 국립한글박물관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국립박물관문화재단(사장 윤금진)이 주관하는 이번 공모전의 접수 기간은 7월 13일(월)부터 8월 3일(월)까지이다. 공고는 참가자들이 응모작에 대해 충분히 구상할 수 있도록 접수 개시 약 한 달 이전부터 시작하며, ‘한글’을 소재로 한 상품 개발에 관심이 있다면 국적과 나이와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빛나는 아이디어를 만나 문화상품으로, 한글의 새로운 가치 발견 기대 이번 공모전은 ‘한글을 소재로 한 문화상품(콘텐츠) 및 아이디어’를 주제로 한다. 국립한글박물관 방문을 기념하여 친구 또는 가족에게 선물할 수 있는 제품이나,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에게 전하는 답례품, 또는 전 세계 어린이들이 한글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하는 교구재 또는 학습·디지털 콘텐츠 등 한글과 관련된 것이라면 어떠한 품목과 형태라도 자유롭게 응모할 수 있다. 한편, 올해 공모전은 완성품 부문과 아이디어 부문 등 2개 부